소비 기반 약한데 수입 쇠고기까지 위협…육우 가격 ‘곤두박질’

입력 : 2017-08-07 00:00 수정 : 2017-08-28 09:55
수입 쇠고기가 육우시장을 빠르게 잠식, 육우값이 급락하고 있어 군납물량 확대 등 다각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진은 축사에서 비육 중인 육우.

수입 쇠고기 공세에 시장 뺏겨 전년동기보다 값 18.2% 하락 한우값에도 악영향 가능성↑

군납물량·유통망 확대 시급 경쟁력 있는 품종도 육성해야
 


한우와 더불어 국내산 쇠고기의 한 축을 담당하는 육우의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특히 올들어 가격 하락폭도 커져 ‘육우파동’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입 쇠고기가 육우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사육마릿수도 늘어난 탓이다. 육우는 고기 생산을 주목적으로 사육한 젖소 수소다.



◆ 한우고기값의 45% 수준… 대체 관계인 수입 쇠고기의 시장잠식이 주된 원인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일 육우 지육은 1㎏당 7640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8월의 9350원과 견줘 18.2%나 떨어진 것이다. 같은 날 한우 지육값인 1㎏당 1만6920원과 비교하면 45% 수준이다. 2012년부터 5년 동안 한우값의 60%대에서 거래돼왔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육우값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큰 셈이다.

축산업계 관계자들은 “지금처럼 육우값이 한우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한다. 그동안 한·육우값이 일정 수준의 차를 두고 움직여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우값이 오르면 육우값도 간격을 유지하며 뒤따라 상승하고, 반대로 떨어지면 비슷한 폭만큼 하락하는 흐름을 보여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육우값은 한우값보다 덜 오르거나 더 많이 떨어지고 있다. 한우와 동반상승하고 하락하는 육우의 가격 공식이 깨져버린 것이다.

일례로 지난해 1월 지육 1㎏당 1만8592원이던 한우값은 올 7월 1만6581원으로 11% 하락했다. 그런데 육우값은 1만766원에서 7650원으로 29%가량 떨어졌다.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훨씬 더 컸다.

이처럼 육우값이 무너진 것은 무엇보다 수입 쇠고기가 육우시장을 급속도로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명철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리서치팀장은 “가격이나 품질 면으로 볼 때 육우는 수입 쇠고기와 대체 관계가 뚜렷하다”며 “특히 최근 4년간 쇠고기 수입량이 급증하면서 육우값이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3년 25만6600t이었던 쇠고기 수입량은 2014년 28만여t, 2015년 29만7300여t, 2016년 36만1500t으로 4년 새 41%나 늘었다. 올 1~7월 수입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19만여t에 달했다.

소비기반이 약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육우는 현재 군장병이 먹는 물량 외엔 확실한 소비처가 없는 실정이다. 조석진 영남대 명예교수는 “육우가 소비자에게 제대로 인식돼 있지 않다보니 유통업체들도 취급을 꺼리는 실정”이라며 “국내산임에도 제 대접을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사육마릿수가 증가한 것도 육우값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6월1일 기준 육우 사육마릿수는 13만1000마리로, 2013년 12월보다 21% 늘었다.



◆ 군납물량·유통망 확대 시급

문제는 이대로 가다간 육우의 수익성이 더욱 나빠져 한우값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우려는 ‘육우값 폭락→육우 사육 포기→육우 기반 붕괴→한우로 전업→한우 사육마릿수 증가→한우값 폭락’이란 도미노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에서 출발한다. 황 팀장은 “육우가 무너지면 한우도 타격을 입게 된다”며 “육우가 한우와 수입육과의 완충재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가격지지 등 적극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육우농가들은 가장 먼저 군납물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현주 육우자조금관리위원장은 “2012년만 해도 육우고기 군납물량은 장병 1인당 하루 18g에 달했지만, 이후 한우값이 떨어지면서 11g까지 줄어들었다”며 “이젠 육우값이 좋지 않은 만큼 군납물량을 어느 정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쇠고기 군납물량은 장병 1인당 하루 32g(한우 21g·육우 11g)이다.

유통망 확대도 시급한 과제다. 축산물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육우고기는 농협 일부 매장과 전문식당에서 주로 판매돼 일반 소비자가 접근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대형마트나 정육점이 육우고기를 판매할 수 있도록 작업장 설치비용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육우고기의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조 교수는 “육우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의 비율)’가 좋은 국내산 쇠고기라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적극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 육우를 <국산약우(國産若牛·24개월령 이내 육우고기)>라고 부르며 저지방과 안전성을 내세워 국민적 사랑을 받는 사례를 우리나라도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고품질의 육우고기를 생산할 수 있는 품종 육성도 필요하다.

한 육종 전문가는 “현재의 젖소 수소로는 육질등급 향상에 한계가 있다”며 “<화우>와 육우를 섞은 교잡종으로 수입육에 맞서는 일본처럼 우리도 한우와 젖소를 교배하는 방식으로 (육우의)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억 기자 eok1128@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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