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돼지 및 돼지고기 이력제

입력 : 2014-11-28 00:00

농가·종돈장 등 모든 돼지 식별번호 부여…소매단계서 확인 가능
문신 스트레스에 과태료 불만…값 인상·소비둔화 역작용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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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돼지고기 이력제 단계별 표시
 돼지 사육에서부터 돼지고기 최종 소비단계에 이르기까지 각종 정보를 전산으로 관리하는 돼지 및 돼지고기 이력제(이하 돼지고기 이력제)가 한달 후인 12월28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이 제도는 각종 전염병에 감염된 돼지가 유통되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 각종 정보를 역추적, 신속한 조치를 취하고 돼지고기 유통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하는 것이라고 당국은 설명하고 있다.



◆이력제 어떻게 운영하나=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돼지고기 이력제는 농장별로 식별번호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개체별 식별번호를 붙이는 쇠고기 이력제와 차이가 있다. 또 쇠고기와 달리 돼지고기는 소매단계에서 등급표시를 하지 않는다.

이력제는 양돈농가·종돈장·인공수정센터 등 돼지 사육시설에서 모두 6자리로 구성된 농장식별번호를 부여받아 사육 중인 모든 돼지에 문신으로 표시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단 종돈장의 경우 개체별 식별번호를 부여받는데 이각(耳刻)·귀표·문신 등 3가지 중 한가지를 선택해 표시할 수 있다. 축평원은 이 농장식별번호를 토대로 전산망에 ▲돼지 구분(일반돼지·흑돼지·멧돼지 여부) ▲돼지 종류(비육돈·자돈·육성돈 여부) ▲사육마릿수 등을 입력해 관리하게 된다.

돼지가 성장해 도축장에 출하되면 농장식별번호 6자리에다 축종코드 2자리, 일련번호 4자리를 합한 12자리의 이력번호가 다시 생성돼 최종적으로 육가공 및 소매단계에서 판매되는 돼지고기에 표시된다.

이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이용해 돼지고기 이력제 홈페이지에 이력번호를 입력하면 해당 돼지고기를 어디서 누가 생산했는지 등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돼지고기 이력제가 자유무역협정(FTA) 시대를 맞아 국산 돼지고기의 소비자 신뢰도를 높여 양돈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8년 국내산 소와 쇠고기에 도입한 쇠고기 이력제가 국내산 쇠고기의 위생·안전성을 높여 수입 쇠고기와의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제도로 정착한 사례 등으로 볼 때 이 같은 예상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한한돈협회 관계자는 “유통경로의 투명성과 거래의 공정성을 높이고, 원산지 허위표시 등을 막을 수 있어 국내산 돼지고기의 소비 확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걸림돌은 없나=이 제도가 정착하기까지는 잡음이 적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돼지 사육농가의 반발이 우려되고 있다. 축평원에서 나눠준 ‘농장식별번호 표시기’를 이용해 사육 중인 돼지에 일일이 문신을 새겨야 하고, 이 과정에서 돼지가 스트레스를 받아 품질 등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또 유예기간(내년 6월28일까지) 이후 이력제를 이행하지 않으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규제가 늘었다는 불만도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단계별 업무 증가에 따른 관계자들의 번거로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각종 전산 입력과 증명서류 확인작업 등 관련업무 종사자들의 일이 대폭 늘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일부 육가공업체들이 이력제가 오히려 국산 돼지고기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관계자 등은 벌써부터 “당초 농가방역 차원에서 논의된 돼지고기 이력제가 국산 돼지고기를 규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이력제를 시행하면 각 단계별로 비용이 발생하고, 이는 결국 돼지고기값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 둔화는 물론 수입육에 대한 경쟁력도 약화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을 정도다.

쇠고기 이력제와 달리 최종 소비단계에서 돼지고기의 개별 등급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것도 논란이 일 전망이다. 

한편 축평원은 현재 사육·도축·가공·판매 단계별 시범사업에 참여한 사육시설을 대상으로 이력관리 프로그램 테스트를 통해 나타난 문제점 등을 보완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축평원은 앞서 올 3월부터 전국 9118개의 양돈농장을 상대로 현장실사를 벌여 실제 돼지를 사육 중인 것으로 나타난 6800여 농장에 농장식별번호 발급증을 배부했다. 또 이력번호 자동표시기가 설치되지 않은 소규모 도축장에 대해선 라벨 프린터와 라벨을 지원했으며 7~9월엔 양돈농가, 도축장 및 시·도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교육도 실시했다.

김철웅·최문희 기자 mooni@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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