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위탁수수료 체계 개편’ 불가피

입력 : 2022-01-14 00:00 수정 : 2022-01-14 23:48

대법원 “도매시장법인 4곳 수수료 담합 과징금 적법” 판결

법인 “출하자·전문가 협의내용 따른 것…이익 목적 아냐”

동일한 징수 부분 개선 필요…법인별 수수료율 변화 예상

 

공정거래위원회가 2018년 서울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 4곳에 위탁수수료 담합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한 것이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도매시장법인이 출하자로부터 징수하는 위탁수수료 체계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법원 “도매시장법인 위탁수수료 담합 인정돼…공정위 과징금 부과는 적법”=대법원은 2018년 공정위가 위탁수수료와 판매장려금 결정을 담합했다는 이유로 서울청과·중앙청과·동화청과·한국청과 등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 4곳에 과징금 116억원가량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린 판단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최근 내렸다.

이번 판결은 2020년 1월 도매시장법인들이 공정위 제재에 불복해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 소송’에서 위탁수수료 담합 관련 과징금 납부명령과 시정명령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이 취소 판결을 내리자 공정위가 상고한 데 따른 결과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도매시장법인들이 2002년 4월 표준하역비 제도 도입에 따라 출하자로부터 받을 ‘표준하역비 대상 품목에 대한 위탁수수료’를 거래금액의 4%에 정액 표준하역비를 더한 금액으로 정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서울고등법원 2심은 2002년 당시 도매시장법인들이 정한 위탁수수료율(거래금액의 4%) 자체는 기존에 지급받았던 수수료율과 동일했기에 합의 대상이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또 당시 표준하역비 제도 도입이라는 특수한 환경 탓에 불가피하게 위탁수수료율을 정할 수밖에 없었단 점을 참작해 공정위 과징금 부과는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같은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에 위탁수수료 최고 한도는 거래금액의 7%로 규정돼 있어 도매시장법인들은 그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위탁수수료를 결정할 수 있었다”며 “그럼에도 합의를 통해 출하자로부터 지급받을 위탁수수료를 서로 동일 또는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합의해 실행한 공동행위는 도매시장법인들 사이 가격 경쟁을 직접적으로 감소시킨 것이 분명하고 원칙적으로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로 도매시장법인에 부과된 과징금과 시정명령은 파기환송심에서 다시 다루게 된다. 다만 대법원 판결이 다시 뒤집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전상훈 공정위 카르텔조사과장은 “파기환송심에서 최종 결론이 나오면 ‘행위금지명령’을 내려 담합행위 재발을 막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매시장법인 ‘당혹’…수수료 체계 개편 불가피=대법원 판결로 도매시장법인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시 정부와 서울시 지침대로 출하자·전문가 등이 참여한 ‘표준하역비 시행협의회’에서 협의된 내용을 도매시장법인이 따른 것에 불과하고 이익 극대화를 목적으로 위탁수수료를 담합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소송에 참여한 한 도매시장법인 관계자는 “2심에선 위탁수수료 합의가 표준하역비 제도 도입에 따라 불가피하게 이뤄졌다는 점을 참작했다”며 “지금까지 위탁수수료 결정은 정부나 서울시 등에서 규제해온 측면이 있는데 이런 사정이 고려되지 않아 아쉬울 뿐”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가락시장의 위탁수수료 체계가 바뀔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도매시장법인 관계자는 “대법원이 정률수수료(거래금액의 4%)에 품목별 정액수수료를 더한 현행 위탁수수료 체계 중 도매시장법인이 동일하게 징수하고 있는 정률수수료 부분을 문제 삼은 만큼 향후 법인별로 수수료율을 다르게 정하는 등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woo@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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