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군납농가 삭발시위…“군급식 경쟁입찰 철회하라”

입력 : 2021-11-22 00:00

서울 용산 국방부 앞서 집회 농민 생존권 박탈 정책 성토

청와대에 제도 개선 건의문

 

강원 화천군 군납농가들이 19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삭발까지 단행하며 정부의 군급식 개선 종합대책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정부 군납정책에 항의하는 삭발에는 김명규 화천농협 조합장, 농민, 농업단체 관계자 등 모두 7명이 동참했다.

또 이들을 포함한 100여명의 화천군 군납농민들은 ‘군납 경쟁입찰은 농민을 학살하는 정책이다’ ‘국방부는 경쟁입찰 하려거든 군 주둔지도 철수하라’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국방부를 성토하는 집회를 열었다.

김명규 조합장은 “3일 화천에서 군급식 경쟁입찰 전환 반대를 위한 대규모 시위를 벌였음에도 정부가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상경투쟁을 벌이게 됐다”며 “군납농민 생존권을 박탈하는 정부의 갑질정책에 농민들이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30년간 무·배추·감자·당근 등을 군에 납품해온 농민 김진환씨(60·화천군 하남면)는 “정부에 대단한 지원책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농민이 농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삭발했다”면서 “화천 군납농민들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앞서 화천군 군납농민 20여명은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군급식 개선안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또 ‘실질적인 군급식 정책 개선을 위한 건의문’을 현장에서 낭독한 후 청와대에 전달했다. 이들은 건의문을 통해 “국방부의 경쟁조달체계 적용 계획을 철회하고, 농민과 군 장병이 상생할 수 있는 군급식 제도개선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더불어 군 부실급식의 주원인으로 농산물 조달체계를 문제 삼는 정부의 시각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생존권 사수를 위한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상호 화천군군납협의회장은 “군 부실급식은 군 급식 관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게 원인”이라면서 “국방부 규격에 맞춰 양질의 농축산물을 납품해온 농민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건 말이 안된다”고 성토했다.

국방부가 내년부터 김치를 완제품 형태로 조달받기로 한 데 대해서는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외국산 원재료로 만든 김치 납품 계획을 중단하고, 농민들이 직접 재배한 국산 원재료를 사용한 질 좋은 김치를 군 장병이 먹을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규희 기자 kyuhe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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