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값 급등’ 왜곡보도…농심 부글부글

입력 : 2021-07-07 00:00 수정 : 2021-07-08 10:18

화상병 피해 적고 작황 좋아 값 상승 가능성 매우 낮아

소비심리 급격한 위축 우려 “취재 없는 보도 관행 고쳐야”

 

일부 언론이 과수 화상병으로 올해 사과값이 폭등할 것이란 보도를 쏟아내 사과농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주요 일간지들은 최근 “안 그래도 비싼데…사과·배 ‘과수 화상병’” “올해도 金사과 金배 될라…팬데믹 과일물가 덮쳤다” 등의 제목이 달린 기사를 연이어 내보냈다. 이들 기사는 화상병으로 올해 사과값이 폭등해 밥상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실제 산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근거 없는 보도라는 게 유통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6월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사과·배 재배면적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사과 재배면적은 3만3439㏊로 전년 3만1598㏊보다 5% 증가했다.

반면 올해 화상병 피해면적은 4일 기준 236.3㏊로 전체의 0.7%에 불과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추세를 볼 때 화상병으로 사과값이 급등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원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과일과채관측팀장은 “전체의 1%도 안되는 화상병 피해면적으로는 사과값이 교란되기 어렵다”며 “화상병 확산세도 주춤하고 있어 이런 언론 보도는 근거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오히려 산지 관계자들은 올해 사과 작황이 전년보다 좋아 생산량이 증가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윤성중 대구경북능금농협 판매팀장은 “<홍로> 등 중생종에 일부 냉해가 발생했으나 피해 규모는 전년보다 적다”며 “태풍 등 변수가 남아 있지만, 문경 등 주산지 작황이 지난해보다 좋은 걸로 관측돼 생산량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상복 충북원예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소장도 “충주 등 일부 지역에서 화상병이 발생했지만 냉해 피해가 적고 착과량이 늘어나 전체적인 작황은 지난해보다 나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자극적인 언론 보도가 농가의 기대심리를 높이고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사과값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염려하고 있다. 5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후지> 10㎏ 상품 한상자 경락값은 3만9300원으로 전년 7월 대비 10.8% 낮다.

박상무 동화청과 경매사는 “저장사과량이 많아 6월부터 약세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저장사과 품질이 떨어져 선호도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사과값이 비싸다는 보도가 이어지면 소비가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상혁 서울청과 경매사도 “사과값이 비싸질 것이란 보도가 이어지면 농가들이 저장사과 출하를 지연할 수 있다”며 “7월 중순부터 <쓰가루> 등 여름사과가 출하되면 출하량이 늘어나 약세장이 길어질 수 있다”고 했다.

정확한 근거 없는 ‘카더라’ 식의 농산물값 보도에 대한 쓴소리도 나온다.

이영신 중앙청과 전무는 “여름사과 출하를 앞두고 일부 언론이 사과값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를 내보내면 많은 농가가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정확한 산지 상황에 대한 취재 없이 보도하는 관행을 고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민우 기자 minwoo@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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