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운반용 목재상자 부족…산지 ‘비상’

입력 : 2021-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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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식 목재상자(우든칼라) 공급부족으로 수박 출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사진은 7일 충북 음성 맹동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서 출하를 앞둔 수박이 우든칼라에 적재된 모습.

소비부진으로 적체물량 늘어 상자 회전율 낮아 출하 차질

우든칼라 임대 한국컨테이너풀 지방공급 자제 문자까지 보내

비싼 옥타곤 상자 사용 증가 농가들 유통 비용 부담 가중

 

수박 운송 용기로 사용하는 다단식 목재상자(우든칼라)의 공급이 원활치 않아 수박 출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산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창 출하기에 우든칼라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옥타곤 상자를 사용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문제는 옥타곤 상자가 우든칼라에 비해 가성비가 떨어져 농가의 유통 비용 부담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우든칼라는 튼튼한 나무틀을 조립해 만들어 원물 훼손 위험이 적은 데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수행하는 ‘물류기기 공동이용지원사업’을 통해 임차료의 40%(공영도매시장 출하 때 60%)를 지원받을 수 있다. 반면 골판지로 만든 옥타곤 상자는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고 내구성도 떨어진다.

안광협 충북 음성 맹동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과장은 “지난해에 견줘 우든칼라 물량이 크게 달려 울며 겨자 먹기로 옥타곤 상자 사용을 2배가량 늘리면서 상자 비용 증가분이 막대하다”고 토로했다.

김명환 충남 부여 장암농협 상무는 “옥타곤 상자는 한개당 단가가 2만∼3만원선인데 내구성이 낮고 2∼3회가량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든칼라 대여료보다 고단가”라면서 “유통비 증가로 농가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출하를 앞둔 산지도 발을 동동 구르기는 마찬가지다.

김학춘 음성 대소농협 영농지도역은 “10일 첫 출하를 코앞에 두고 있는데 초도물량 소화에 필요한 우든칼라 2000개에 턱없이 못 미치는 200개 정도만 확보했다”면서 “상자가 없으니 적재작업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공급부족 사태는 최근 수박 소비부진으로 산지나 지방도매시장에 묶여 있는 우든칼라 물량이 늘어난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사실상 우든칼라 임대사업을 독점하는 한국컨테이너풀(KCP)은 올들어 1만개의 우든칼라를 신규로 구매·보급하면서 지난해 대비 전체 공급량이 늘었지만, 수박 소비부진으로 우든칼라 회전율이 낮아졌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KCP가 최근 우든칼라의 지방도매시장 출하를 자제하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산지 관계자들에게 전송해 논란이 일었다.

수도권 도매시장과 농협하나로유통 등에만 우든칼라 이동을 인정하며, 지방도매시장 출하 때엔 옥타곤 상자 등 다른 수단을 사용하라는 내용이었다.

한 지역농협 관계자는 “KCP의 요구에 강제성은 없지만 이에 따르지 않으면 우든칼라 수급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다”면서 “전체 출하량 중 지방도매시장 출하량이 20%선으로 적지 않아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KCP 관계자는 “해당 문자메시지는 일부 직원이 자의적으로 발송한 것일 뿐 공식 지침이 아니다”며 “우든칼라가 지방도매시장으로 뿔뿔이 흩어지면 회전율이 떨어지니 대형 도매시장 위주로 우든칼라를 사용해 효율을 높이려는 의도였다”고 해명했다.

이규희·이민우 기자 kyuhe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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