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인력 없어 잎채소농가 출하 ‘난항’

입력 : 2021-04-19 00:00 수정 : 2021-04-2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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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포천시 소흘읍 한 시설하우스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얼갈이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이 농가는 외국인 인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의 절반밖에 남지 않아 생산량을 크게 줄였다(왼쪽). 상추나 얼갈이배추 재배가 한창이어야 할 시설하우스가 파종을 하지 못해 텅 비어 있다(오른쪽).

경기 포천 등 곳곳 구인난

생산·수확작업 차질 빚어 인건비도 대폭 뛰어 한숨 

일부 초과근무 수당 주지만 예년보다 출하량 30% 감소

경락값 강세 속 소비위축 걱정

 

“잎채소류 출하량이 크게 늘어날 시기인데, 작업 인력이 없어 파종조차 못한 시설하우스가 허다합니다.”

경기 포천시 소흘읍의 시설채소단지에서 만난 잎채소농가들은 이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력난이 심각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외국인 근로자 일손부족이 심화하면서 잎채소재배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하소연하는 농가들이 많았다. 잎채소는 재배기간이 짧아 아주심기(정식)와 출하에 노동력이 많이 요구되는 작목이다. 이런 작목의 특성상 인력 확보가 중요한데 코로나19로 외국인 근로자 유입이 제한되면서 생산·수확 작업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김장연 포천시설채소연합회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수확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출하작업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가 상당수”라면서 “아예 밭을 갈아엎거나 정식조차 포기해 비어 있는 시설하우스가 한둘이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작물이 재배되지 않는 시설하우스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빈 시설하우스 앞에서 만난 농가는 “예년 이맘때 상추나 얼갈이배추를 심었던 시설하우스인데, 작업 인력을 못 구해 아무것도 심지 않은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포천에서 6만6000㎡(2만평) 규모로 잎채소를 재배하는 장성산씨(58·소흘읍)는 “코로나19 확산 전인 재작년엔 외국인 근로자 20명이 일했는데 현재는 10명뿐”이라며 “남은 인부들에게 초과근무 수당을 줘가며 작업물량을 늘리려 노력하고 있지만 출하량은 예년보다 30% 가까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내국인 일꾼을 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전용술 이천시설채소연합회장은 “고령화로 작업을 할 수 없는 노인이 대다수고, 그보다 젊은 세대는 택배·물류센터 등의 일자리를 선호해 농사일을 하려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외국인 근로자 구인난 장기화로 크게 오른 인건비도 농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천시 대월면에서 상추·근대 등을 재배하는 한 농민은 “작업 인력을 서로 차지하려는 농가간 경쟁이 과열되다보니 외국인 근로자 임금이 코로나19 이전보다 15% 정도 올랐다”며 “이를 감당하지 못해 재배 규모를 대폭 줄였고 잎채소보다 재배기간이 긴 대파·실파·부추 같은 작물로 전환하려 한다”고 밝혔다.

서울 근교 잎채소농가들의 재배 축소로 서울 가락시장 잎채소 반입량은 평년 이맘때 대비 10∼20% 감소한 상태다. 최근 한달간 주요 품목의 반입량을 살펴보면, 얼갈이배추가 평년보다 20% 감소했고 상추류와 케일도 15%가량 줄었다.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하면 20~30% 감소했다.

반입량 감소로 잎채소 경락값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16일 가락시장에서 적상추는 4㎏들이 한상자당 평균값 1만6856원에 거래됐다. 이는 평년 4월 시세(9606원)보다 75.5% 높은 값이다. 같은 날 얼갈이배추(60.9%)·케일(40.6%)·로메인(38.3%) 등의 경락값도 평년에 견줘 큰 폭으로 올랐다.

곽종훈 동화청과 경매부장은 “봄을 맞아 얼갈이배추·열무로 김치를 담그는 수요가 많고, 엽채류 소비도 전반적으로 잘된다”면서 “예년 같으면 요즘처럼 시세가 좋을 때 농가에서 출하량을 늘려 자연히 시세 조정이 됐을 텐데, 물량을 늘릴 수가 없으니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지농민들은 현재의 강세 기조에 안도하면서도 소비위축으로 값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 잎채소재배 농민은 “재배면적이 줄었음에도 시세는 좋아 그나마 버티고 있다”면서도 “수요가 꺾이면 출하량이 줄어들어도 시세가 떨어질 수 있어 최악의 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털어놨다.

포천=이규희 기자 kyuhe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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