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치 종주국 자존심 회복 기회 왔다

입력 : 2021-04-12 00:00 수정 : 2021-04-12 23:05

중국 알몸 절임배추 영상 파장 외식업체 국산김치 문의 증가

중국산 견줘 가격경쟁력 약해 

국산김치 사용하는 식당에 할인쿠폰 제공 등 유인책 필요
 

“국산 김치 제조업체 좀 추천해주세요.”

‘중국 알몸 절임배추 영상’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중국산 김치를 쓰던 외식업체들이 국산 김치로 눈을 돌리고 있다. 위생에 대한 우려로 중국산 김치를 외면하는 손님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식당은 중국산 김치의 주수요처인 만큼, 이번 논란을 계기로 외식업체의 국산 김치 사용을 확대할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월 중순부터 외식업주들이 모이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국산 김치 공급에 관한 게시물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중국산 김치 파동 이후 식당용 김치를 국산으로 바꾸려는 업주들이 국산 김치 거래처·가격 등을 문의하는 일이 잦아진 것이다.

김치찌개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중국산 김치 이슈 이후 매출이 너무 줄어 큰맘 먹고 국산으로 바꾸려 한다”며 “김치찌개용 국산 김치를 추천해달라”고 호소했다. “‘고등어김치조림’에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고 있는데, 국산 김치 맛있고 저렴한 곳 알려주세요” “(중국산 김치 파동으로) 말이 많아 국산으로 바꿔야 할지 고민인데, 김치공장 직거래 가격을 알 수 있을까요?” 등의 내용이 담긴 게시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국산 김치 제조업체들도 외식업체의 변화를 감지하고 있다.

장용식 전남 순천농협 남도식품 공장장은 “기존에 중국산 김치를 취급하던 프랜차이즈 음식점이나 식자재업체의 거래 문의가 증가했다”며 “100% 국산 농산물로 만든 김치에 대한 외식업체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산 김치에 관한 외식업체의 관심이 바로 소비로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산에 비해 중국산 김치 가격이 현저히 낮은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외식업체들이 수익성을 고려해 국산을 선택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식당에 공급되는 중국산 김치 가격은 국산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일각에선 외식업체들의 국산 김치 사용 확대를 위해 김치가 공짜가 아니라는 소비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조정은 세계김치연구소 전략기획본부장은 “김치를 구색 맞추기용의 공짜 반찬으로 여기는 문화가 고착화되면서 식당들이 값싼 중국산을 사용하는 일이 만연해졌다”며 “양질의 국산 김치에 일정 가격을 지불할 수 있다는 소비자 인식이 확산되면 외식업체의 국산 김치 취급도 늘고 버려지는 김치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의 인식 변화에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실효성 있는 유인책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외식업체에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이경미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외식업체가 김치 같은 국산 식재료를 구매할 때 일정 금액을 할인해주는 바우처(쿠폰)를 제공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며 “이러한 지원 정책을 통해 외식업체의 국산 김치 소비가 늘면 농업 전반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국외식산업협회 관계자는 “국산 김치 사용 외식업체에 대한 바우처 지원 정책 등을 장기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며 “특정 사건이 발생했을 때 반짝 지원하는 방식으론 외식업체의 수입 김치 사용을 줄이기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하지혜 기자 hybrid@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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