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산업진흥법 21일 시행…꽃산업 발전 토대 마련 기대

입력 : 2020-08-03 00:00 수정 : 2020-08-04 00:04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아

재사용 화환 표시제 도입 불구 값싼 조화 섞어 쓸 가능성 커

생화와 구분해 유통 판매해야

5년 단위 종합계획 수립 위한 품목별 재배현황 등 통계조사

정확성 높여 작성·전파해야

화훼농가의 숙원사안이었던 ‘화훼산업 발전 및 화훼문화 진흥에 관한 법률(화훼산업진흥법)’이 8월21일부터 시행된다. 이 법이 시행되면 ‘재사용 화환 표시제’ 도입과 화훼통계 정비 등 화훼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훼농가들은 큰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과제가 만만치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행령·시행규칙 입법예고…대변혁 전망=시행령은 7월23일까지 입법예고를 마쳤고, 시행규칙은 이달 4일까지 입법예고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진행한다.

시행령과 시행규칙에는 재사용 화환에 대한 표시방법이 구체적으로 명시됐다. 재사용 화환을 판매할 목적으로 제작·보관·진열하는 업체는 화환 앞면에 ‘재사용 화환’이라는 표기와 함께 판매업체명·연락처를 기재해야 한다. 인터넷과 방송을 통한 광고에서도 재사용 화환 표기가 의무화된다.

재사용 화환 표시를 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표기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과태료는 위반 횟수에 따라 1회 500만원, 2회 800만원, 3회 이상 1000만원이다.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위반사항을 신고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는 근거도 포함됐다.

화훼통계도 정비된다. 농식품부는 5년 주기로 화훼산업 실태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특히 화훼류 품목별 재배·시설 현황과 수출입 현황은 매년 조사가 이뤄지도록 명시했다.


◆재사용 화환 표시제 도입…조화 사용 증가는 숙제=재사용 화환 표시제 도입으로 화환 유통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자단체들은 현재 유통 중인 화환 가운데 절반 이상을 재사용 화환으로 추정한다. 그동안 재사용 화환이 화훼산업을 갉아먹는 주요인으로 지목돼왔던 이유다.

전문가들은 재사용 화환 표시제가 도입되면 재사용 화환의 비중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소비자들이 경조사에 사용되는 화환을 굳이 ‘재사용 화환’이라고 표시된 제품으로 쓰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문제는 재사용 화환 규제로 조화의 비중이 늘어나는 일종의 ‘풍선 효과’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생화보다 값싼 조화로 화환을 만들어 판매하는 업체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화훼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화로 화환을 만들면 재료비도 적게 들고 보관에 따로 신경 쓸 필요가 없다”며 “지금도 화환에 생화와 조화를 섞어 쓰는 경우가 많은데 조화의 비중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생화로 만든 화환과 조화로 만든 화환을 구분해 유통되도록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윤식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장은 “생화와 조화가 섞인 화환이 팔리지 않도록 규제하는 방식의 보완이 필요하다”며 “대부분 플라스틱 재질인 조화가 범람하면 생화 소비를 위축시키는 것은 물론 환경문제도 갈수록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화훼통계 정비…“제대로 된 실태조사 필요”=화훼산업진흥법이 불러올 또 다른 변화는 화훼통계의 정비다.

화훼통계는 5년 단위로 수립할 ‘화훼산업 육성 종합계획’의 근간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도가 높다.

생산자단체에서는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실태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동안 화훼통계가 각 지자체의 행정조사를 집계하는 수준에 그쳐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불만이 많았기 때문이다.

임영호 한국화훼협회장은 “여태껏 공무원이 전화로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화훼통계가 만들어져 제대로 된 화훼정책조차 마련되기 어려웠다”며 “화훼산업진흥법 시행을 계기로 정확성을 높인 화훼통계가 작성·전파되도록 정부가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진행 중인 절화류 생산 현황 조사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연말까지 전국 화훼공판장에 출하하는 농가들을 대상으로 절화류 품목별 재배면적·출하처 분포·월별 출하량 등이 집계된다. 이번 조사는 화훼산업진흥법 시행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 전문가는 “유사 도매시장에 출하하는 절화농가들까지 조사대상에 포함되도록 보완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얼마나 의지를 가지고 화훼통계를 관리할지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박현진 기자 ji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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