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익은 ‘샤인머스캣’ 출하 급증…소비 역풍 맞을라

입력 : 2020-07-31 00:00
제대로 익지 않았거나 품질이 떨어지는 ‘샤인머스캣’의 조기 출하가 급증해 소비 역풍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 출하된 상품성이 떨어지는 ‘샤인머스캣’.

경락값 상승에 판매경쟁 과열 무리한 조기 출하 잇따라

당도 낮은 저품위 물량 유통 소비자 “비싸고 맛없어”

첫인상 나쁘면 선입견 생겨

성출하 때 외면받을 수도 “눈앞의 이익 집착 말아야”
 


제대로 익지 않았거나 품질이 떨어지는 <샤인머스캣> 포도의 조기 출하가 급증해 소비 역풍이 우려되고 있다.

만생종인 <샤인머스캣>은 가온재배하더라도 8월초가 적정 숙기인데 올해는 이달 하순부터 출하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된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의 경우 <샤인머스캣> 하루 반입량이 6~7t으로 지난해 이맘때보다 두배 이상 급증한 상태다.

<샤인머스캣> 성목면적이 888㏊로 지난해에 견줘 57%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조기 출하 증가폭이 지나치게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목소리다.

유통업체와 소매점은 <샤인머스캣> 반품 요구가 크게 늘었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유통업체의 한 과일 바이어는 “<샤인머스캣>을 판매했다가 ‘비싸기만 하고 맛이 없다’는 소비자들의 항의에 시달렸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온라인몰들이 판매 중인 <샤인머스캣>만 봐도 ‘가격은 비싼데 덜 익어 신맛만 난다’거나 ‘단맛이 너무 없고 밍숭맹숭하다’ 같은 소비자들의 항의성 댓글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샤인머스캣>의 가락시장 경락값은 2㎏ 상품 한상자당 4만5000원선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높게 형성되고 있다.

강근진 중앙청과 경매사는 “7월 내내 산지에 비가 잦고 일조량도 부족했는데 출하량이 너무 이른 시점부터 확 늘었다”며 “현재 출하된 물량 가운데는 적정 숙기를 채우지 못해 당도가 13~14브릭스(Brix)에 불과한 <샤인머스캣>도 부지기수”라고 전했다.

이같은 현상은 <샤인머스캣>을 경쟁업체보다 빨리 판매하려는 유통업체와 출하시기를 앞당겨 수익을 높이려는 산지유통인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대형마트는 예년보다 일찍 <샤인머스캣> 판매에 뛰어들었고, 중소형마트와 온라인몰까지 가세해 판매과열 양상이 빚어지는 형국이다.

충북의 한 지역농협 관계자는 “산지유통인들이 당장 눈앞의 이익에만 집착해 적정 숙기나 선별을 도외시한 출하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는 미숙과를 비롯해 열과·무름과 등 상품성이 떨어지는 <샤인머스캣>까지 소비지에서 팔리고 있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정작 적정 숙기를 채운 <샤인머스캣>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적정 숙기를 채운 <샤인머스캣>은 당도가 18브릭스를 웃돌면서 특유의 달달한 향이 난다. 반면 미숙과는 당도가 낮고 신맛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고, 풀냄새가 난다.

가락시장 중도매인 조대현씨는 “소매가격이 한송이당 2만원이 넘는 고가임에도 당도가 떨어지면 소비자들이 과연 구매를 지속하겠느냐”며 “정작 성출하기에 소비 역풍이 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황의창 한국포도회장은 “<샤인머스캣>은 18브릭스의 고당도가 핵심 경쟁력인 품종”이라며 “출하 초기부터 저품위가 쏟아지면 소비자들 사이에 나쁜 선입견이 생겨 소비위축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고 토로했다.

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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