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에 ‘네잎 클로버’ 공급…“노력으로 만든 행운”

입력 : 2020-05-22 00:00 수정 : 2020-05-23 23:53

[틀을 깨는 사람들] 홍인헌 푸드클로버 대표

희소성에서 성장 잠재력 발견 육종만 5년…대량생산 성공

식약처에 식용 등록 위해 해외 연구논문 직접 찾아내

셰프에 샘플 배포해 홍보

호텔·고급음식점과 계약 “한국 대표 수출품 만들 터”


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은 성공으로 다가가는 지름길이다. 농식품분야도 마찬가지다. 농식품으로 성공한 많은 이들이 혁신을 성공비결로 꼽는다. 

남들과 다른 상품화, 신시장 개척 등 이들의 성공비결을 살펴보는 ‘틀을 깨는 사람들’을 연재한다.



1만분의 1. 자연에서 네잎 클로버를 찾을 확률이다. 이런 희소성 덕분에 네잎 클로버는 행운을 상징한다. 남들은 우연에 기대 찾아 헤매는 네잎 클로버를 식용으로 대량생산에 성공한 사람이 있다. 푸드클로버의 홍인헌 대표(59)가 그 주인공이다.

네잎 클로버를 만들어 판다는 아이디어는 안타까움에서 출발했다.

“20여년 전부터 화훼 유통에 종사했는데 국내 화훼시장의 인기 품종은 다 외국산이라 내가 직접 인기 국산 품종을 개발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들판에서 네잎 클로버를 일일이 찾아 선발 육종하는 방식을 5년이나 반복했다. 그 집념의 결과 2011년 네잎 클로버만 자라는 종자를 개발해냈다.

하지만 화분용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 대형마트에 진열해놓자 햇빛 부족으로 잎이 노랗게 변해버린 것이다.

“연구해서 해결책을 찾았지만 시설투자와 생산비 등을 감당하기 힘들어 포기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화분이 아닌 식용으로는 이대로 팔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클로버는 본래 콩과(科)에 속하는 한해살이 또는 여러해살이풀이라 외국에서는 식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에는 한국전쟁 직후 소 사료용으로 들어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식용으로 등록돼 있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식약처에 클로버가 식용으로 가능하다는 자료를 제시하기 위해 유럽·미국·일본 등의 논문을 직접 뒤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대학에서 식재료로 클로버 영양성분을 분석한 자료까지 찾아냈을 정도다. 홍 대표의 자료들을 검토한 식약처는 2012년 클로버를 식용 작물로 등록했다. 이후 2013년에는 국립종자원의 품종보호권도 받았다.

만반의 준비가 끝났지만 주변에서는 ‘누가 토끼풀을 돈 주고 사 먹겠느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도 막상 네잎 클로버를 받으면 다들 좋아한다는 사실에 마음을 다잡았다.

“우선 네잎 클로버의 희소성에 맞춰 고급 음식의 장식용으로 팔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셰프들을 만나 일단 써보라며 무작정 샘플을 전달했죠.”

전략은 통했다. 서울 여의도 63빌딩 내 고급 식당들을 시작으로 시내 특급 호텔들과 연달아 계약했다. 그렇게 조금씩 입소문을 타다 2018년 스타벅스의 신년 시즌 음료에 활용되면서 대중적으로 유명해졌다. 당시 최대 생산량인 네잎 클로버 2만개를 두달간 매일 공급했을 정도다.

공급을 확대하고자 지난해 홍 대표는 경기 과천에 약 5000㎡(1500평) 규모의 농장을 조성했다. 하루 최대 생산량이 15만개에 달한다. 수확 후 2주면 재수확이 가능해 생산성도 높다.

덕분에 처음 개발했을 때보다 가격도 많이 낮아졌다. 10개들이 한팩에 3000원이다. 대형마트에서 <행운 네잎 클로버 샐러드>로도 판매된다. 이미 녹즙·분말 시장에도 진출하고자 잎이 더 큰 품종까지 개발해놨다.

홍 대표는 “이제 시작이다”라면서 “원산지가 터키인 튤립이 네덜란드의 상징이 됐듯, 네잎 클로버를 국산 대표 수출품으로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과천=윤슬기, 사진=김병진 기자 sg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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