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선제적 대응에도 과잉 우려…추가대책 시급

입력 : 2020-04-06 00:00
전남 무안군 현경면의 한 마늘밭에서 농민 윤성오씨가 구 비대기 전의 마늘을 뽑아 생육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기상이변이 없는 한 풍년이었던 지난해보다도 단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농가들의 시름이 깊다. 김병진 기자 fotokim@nongmin.com

재고량 소진도 버거운데 평년보다 4만t가량 많을 듯 소비부진까지 ‘설상가상’

“이달 내로 정부 대책 있어야” 수매 비축·사전 면적조절 필요
 



마늘 작황이 너무 좋아 산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주산지마다 풍작이었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작황을 보이고 있어서다. 현 수준의 작황이 지속되면 정부가 평년작을 예상해 지난달 509㏊를 선제적으로 산지폐기했음에도 공급과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산 재고과잉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소비부진까지 겹친 상황이라 정부 차원의 추가 대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거세다.



◆마늘 작황 ‘호조’…올해 풍년 예상=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3월 농업관측을 통해 올해산 마늘 단수를 10a당 1242㎏으로 전망했다. 평년 단수(1239㎏)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이후 4월 농업관측에서는 단수 전망 없이 생육상황이 평년 동기보다 좋다는 실측조사 결과만 발표했다.

하지만 본지가 주요 마늘 주산지에 확인한 결과, 작황 호조로 올해 마늘 단수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 될 것이라는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남도종> 재배지역인 전남 무안에서는 구 비대기 전인데도 이미 수확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줄기가 자란 상태다.

김옥길 전남서남부채소농협 전무는 “지상부만 살펴봐도 마늘 생육이 매우 좋은 상태”라면서 “풍년이었던 지난해 3.3㎡(1평)당 5㎏가량을 생산했는데, 올해는 (단수가) 7㎏대까지 늘어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대서종> 재배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우상명 충남 서산 부석농협 판매과장은 “평년 단수가 3.3㎡당 5㎏ 내외인데 올해는 6~7㎏을 수확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경남 창녕에선 평년 단수인 3.3㎡당 6kg을 웃도는 7㎏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방기성 창녕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장은 “작황이 좋은 밭은 3.3㎡당 최대 8㎏까지 생산될 것 같다”면서 “이대로라면 평년을 훨씬 웃도는 과잉생산이 불가피하다”고 염려했다.

경북 영천도 비슷한 상황이다. 박연진 신녕농협 경제상무는 “지난해보다는 다소 줄어들 수도 있지만 평년에 견줘서는 단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평년 단수가 3.3㎡당 7kg인데 올해는 그 이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늘농가들 역시 걱정이 한가득이다. 신일연 의성마늘생산자연합회장은 “병해충 같은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사실상 지난해에 이어 또 과잉생산될 것으로 보여 농가들의 시름이 깊다”고 전했다.



◆추가 대책 시급히 나와야=올해산 마늘 재배면적은 당초 지난해보다 9.4% 감소한 2만5090㏊로 산정됐다. 이중 정부가 509㏊를 선제적으로 산지폐기해 실질적으로는 평년(2만4603㏊)과 비슷한 2만4581㏊로 추정됐다.

이러한 재배면적에 농경연이 전망한 평년 수준의 단수를 적용하면 생산량이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단수를 적용하면 평년 생산량(30만5000t)보다 4만t 정도 과잉생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에 농협과 민간업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마늘 재고가 코로나19 탓에 제대로 소진되지 않아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 때문에 주산지에서는 햇마늘 가격 지지를 위해 정부의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창철 한국마늘산업연합회장(제주 서귀포 대정농협 조합장)은 “마늘 재고량이 너무 많아 햇마늘 출하 시기까지 재고를 소진하기 쉽지 않다”면서 “정부가 이른 시일 내에 수매계획을 발표해야 산지거래가 살아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성식 전국마늘조합장협의회장(경남 남해 새남해농협 조합장)은 “현재 깐마늘값이 1㎏당 3000원 후반대로 바닥세”라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까지 고려해 서둘러 대책을 발표해야 햇마늘값을 조기에 안정화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전국마늘생산자협회는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에 추가 대책을 공식 건의했다.

건의 내용은 ▲올해산 사전면적 조절(509㏊) 초과 신청분(1000㏊)에 대한 2차 사전면적 조절 시행 ▲2019년산 농협보유량 6000t 중 3000t 정부수매 후 시장격리 시행 ▲이달 중순까지 사전 정부수매비축 계획 우선 발표 등이다.

이태문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은 “올해 농식품부가 선제적으로 사전면적 조절을 시행했음에도 산지 밭떼기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마늘 도매값도 오르지 않고 있다”면서 “추가적인 면적 조절이 이뤄져야 정책의 효과가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슬기·박현진·박소망 기자 sg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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