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대금 떼여도…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팔짱만’

입력 : 2020-03-25 00:00 수정 : 2020-03-25 23:37
서울 강서농수산물도매시장 내 시장도매인에게 출하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생산자단체의 주장이 불거진 이후 관리·감독 책임자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소극적인 태도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사진은 강서시장 전경. 사진=김병진 기자

서울 강서농수산물도매시장 출하대금 미지급 사태

A농산의 불법 전대만 확인 추가 조사 안해 감독 ‘소홀’

피해 영농조합법인 민원에도 “재판 결과 나와야” 방관

“이제라도 진상파악 나서야”
 


서울 강서농수산물도매시장 내 시장도매인에게 출하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생산자단체의 주장(본지 3월23일자 6면 보도)이 불거진 이후 관리·감독 책임자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미온적인 태도 탓에 불법 전대로 인한 문제를 바로잡을 기회를 놓친 데다 피해자가 이번 사태를 공론화한 뒤로도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우선 공사가 불법 전대 사실을 미리 파악했음에도 부가적인 피해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공사는 2018년 7~11월 시장도매인의 영업실태조사에 나서 불법 전대 7건을 적발했고, 이중에는 출하대금 미지급 사태를 일으킨 A농산도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공사는 불법 전대 말고 다른 위법 행위가 저질러졌는지는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결국 출하대금 미지급 피해를 찾아내지 못했고, 2018년 12월 A농산의 불법 전대 행위에 대해 ‘경고’ 처분을 내리는 데 그쳤다.

공사 관계자는 “과거 불법 전대 상인에게서 출하대금 미지급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어 추가로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공사의 소극적인 관리·감독은 계속 이어졌다. 출하대금을 떼일 위기에 처한 영농조합법인이 지난해 11월26일 공식적으로 민원을 넣었지만, 공사는 해당 영농조합법인이 지난해 7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해당 영농조합법인의 대표는 “공사 측에 진정서를 넣었어도 일단 재판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식으로만 이야기했다”면서 “출하한 농산물 대부분이 송품장에서 누락됐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이니 공사가 나서서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이라도 확인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공사는 이 사건이 공론화된 최근에도 양측간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법원의 판결이 나와야 대응하겠다는 뜻을 고집하고 있다. 시장도매인이 정말로 출하대금을 주지 않은 문제인지, 해당 영농조합법인과 불법 전대 상인과의 개인적인 거래가 문제였는지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공사의 태도를 두고는 시장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 생산자단체 관계자는 “출하농민 입장에선 실제 거래자가 진짜 시장도매인인지 불법 전대 상인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면서 “법률적 판단이 나오기 전이라도 공사가 주어진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사실관계부터 파악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용석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부총장도 “일단 문제가 불거졌으면 공사가 원인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이고 출하농가의 피해를 줄일 방안부터 찾아야 마땅하다”면서 “앞으로 시장에서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법원 판단을 기다릴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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