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 날씨 탓…일부 농산물 소비 ‘찬바람’

입력 : 2019-12-04 00:00
11월29일 경남 창녕 일대 이중 비닐피복을 한 마늘밭. 평년보다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생육상태가 매우 좋다. 왼쪽 하단은 마늘을 가까이서 찍은 모습. 잎사귀가 벌써 3쌍 이상 나와 있다.

11월 하순 서울 평균기온 평년보다 1℃ 이상 높아

보통 추워야 잘 팔리는 배추·무 등 김장채소와 감귤 수요 적어 값 기대 못 미쳐

곶감·마늘 주산지도 우려 커 곶감, 건조 안되고 익는 상황

마늘, 벌써 잎 세쌍 이상 올라와 영양생장만 이뤄질까 걱정



평년보다 포근한 초겨울 날씨가 이어지면서 산지와 유통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1월21~30일 서울지역 기준 평균기온은 5.7℃로 평년(4.6℃)보다 1.1℃나 높았다. 부산지역도 10℃로 평년(9.5℃)보다 0.5℃ 올랐다. 서울지역의 지난해 이맘때 평균기온이 4.2℃였으니 체감상으로는 더욱 따뜻한 초겨울이었던 셈이다.

이에 값 하락을 겪는 몇몇 농산물에 대해선 경기침체에 더해 ‘포근한 날씨’도 소비부진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배추·무 등 김장채소와 감귤·곶감 등이 대표적이다. 2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선 배추 10㎏들이 상품 한망당 9158원에 거래됐다. 11월22~23일 1만~1만1000원대로 반짝 상승한 이후 줄곧 7000~90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무도 2일 기준 20㎏들이 상품 한상자당 1만9773원으로 한달 가까이 1만8000~1만900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배추·무 값이 평년보다 두배 가까이 높은 건 맞지만, 산지 기대만큼은 오르지 않았다는 게 유통가의 대체적인 견해다.

이찬옥 농협하나로유통 농산본부 채소팀장은 “남부지방의 경우 12월1~10일이 김장대목인 만큼 지켜볼 필요는 있다”면서도 “김장문화가 갈수록 위축되는 게 가장 큰 요인이겠지만 평년보다 포근한 것도 김장채소값이 생각보다 오르지 않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감귤도 약세다. 2일 기준 5㎏들이 상품 한상자당 8785원에 거래됐다. 그나마 전일보다 1000원가량 상승했지만 지난해보단 2000원 이상 떨어진 것으로 3년 내 최저수준이다. 고태호 서울청과 경매팀장은 “당도가 낮다는 소비자 인식이 개선되지 않은 게 가장 큰 요인이긴 하지만, 따뜻한 날씨가 소비에 걸림돌이 되는 측면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곶감 주산지도 울상이다. 이무상 경북 상주시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는 “자연건조하는 곶감의 경우 건조가 안되고 홍시처럼 익다가 그냥 빠져버리는 일이 적지 않다”고 걱정했다. 많은 농가들이 기후온난화에 대비해 몇년 전부터 건조시설을 구비했지만 신규 진입농가들은 속수무책이라는 것이다.

마늘 등 밭작물 주산지도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신윤섭 경남 창녕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 팀장은 “포근한 날씨 탓에 생육 자체가 잘돼 잎이 벌써 3~4쌍 올라온 데다, 지방자치단체가 피복자재비를 보조해준 덕분에 이중 피복한 곳도 많아 극심한 한파가 오지 않는 한 영양생장만 이뤄지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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