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 사과 상품 적고 중하품 시세 낮아…농가 ‘이중고’

입력 : 2019-11-08 00:00 수정 : 2019-11-09 23:50
대구경북능금농협 문경거점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서 권인하 과장(왼쪽부터), 농민 신동석씨, 윤성준 유통사업본부 판매팀장이 입고된 사과 ‘후지’의 품위를 살펴보고 있다.

[유통 확대경] 사과 ‘후지’

생산량 증감 지역별 편차 태풍피해로 상품 자체 줄고 전반적으로 착색도 부진

가락시장 10㎏들이 상품 이달 평균 경락값 전년 대비

1000원 이상 하락 전망 “맛보다 빛깔, 시세 좌우할 듯”
 



만생종 <후지> 사과의 출하작업이 11월 들어 본격화하고 있다. 산지에선 잇따른 태풍과 잦은 비로 상품 비중이 감소한 데다 조·중생종 사과시장의 가라앉았던 분위기가 만생종까지 이어질까 우려가 크다.



10월29일 찾은 대구경북능금농협 문경거점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선 이날부터 시작한 <후지> 사과 입고작업으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문경거점APC는 11월말까지 1차 입고분으로 18㎏들이 컨테이너상자 20만개를 잡아놨다.

하재욱 문경거점APC 센터장은 “문경에선 지난해보다 생산량이 5%가량 늘어날 듯싶다”며 “평균 당도는 14브릭스(Brix) 안팎으로 좋은 편이나 빛깔이 덜 나와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날씨가 막바지 생육상태를 좌우할 듯싶다”고 내다봤다.

윤성준 유통사업본부 판매팀장도 “과 크기는 10㎏들이 한상자당 40개 안팎이 주류가 될 전망”이라며 “조생종부터 올해 소비가 침체됐던 터라 온라인 판매와 수출로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입고장 주변에 모인 생산농가들 역시 걱정이 컸다. 농민 신동석씨(60·가은읍 민지리)는 “전반적으로 보면 착색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라면서 “농협에서 소화해주는 물량 외에는 도매시장으로 출하해야 하는데 값이 잘 나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생산량 추정치는 주산지농협마다 관측이 엇갈린다. 전북과 충북은 평년에 견줘 소폭 증가가 예상된다. 문제는 역시나 품위다. 태풍으로 상처과는 늘어난 반면 착색부진이 눈에 띄어서다.

신재구 전북 무주 구천동농협 무풍APC 소장은 “상품 비중은 확 줄었는데 도매시장에선 중하품 시세가 턱없이 낮다”고 전했다. 이상복 충북원예농협 충주거점APC 센터장도 “품위에 따른 가격차이가 여느 해보다도 크게 벌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경남은 낙과피해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박용호 밀양농협 경제사업본부장은 “개화기 저온피해에 더해 9월 이후 연이어 닥친 태풍으로 수확량이 평년보다 30%나 감소했다”며 “사과값이라도 좋아야 하는데 농가 입장에선 이래저래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대형마트는 벌써 ‘값 후려치기’로 빈축을 사고 있다. 특판행사를 이유로 평년보다 턱없이 낮은 납품단가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서다. 한 산지조직 관계자는 “싼 가격에 맞추려면 저품위 물량을 유통시킬 수밖에 없다”며 “농가수취값을 떨어뜨릴뿐더러 소비자 역시 맛있는 사과를 맛볼 기회를 잃는다”고 날을 세웠다.

전국적으로 보면 지난해보다 소폭의 생산량 증가가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5일 발표한 ‘11월 농업관측’에서 올해 사과 생산량을 지난해에 견줘 6.8% 증가한 50만7700t으로 추정했다. 이달 평균 경락값은 10㎏들이 상품 한상자당 지난해(2만5946원)보다 하락한 2만2000~2만4000원대가 유력하다.

최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도 11월 들어 경락값이 서서히 떨어지고 있다. 10㎏들이 상품 한상자당 2만5000원대로 시작해 며칠 만에 2만1000원까지 주저앉았다.

이재현 중앙청과 경매사는 “지난해보다 출하량은 늘어났는데 품위가 별로 좋지 않다”며 “우선 한상자당 35~60개의 중소과 위주로 출하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맛보다는 빛깔로 경락값이 좌우될 듯싶다”고 덧붙였다.

문경=박현진, 밀양=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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