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꼬리 수매로 건고추값 잡겠다니 황당”

입력 : 2019-10-05 15:45 수정 : 2019-10-09 23:59

정부 2500t 수매 발표…산지 “급락시세 회복 역부족”

농식품부가 직접 물량배정 산지 요구 5분의 1에 그쳐

경북지역 배정물량 571t 농협 한곳당 30t 할당된 셈

사실상 농가 2~5곳만 혜택

지역별 수확시기 고려 안한 일률적 물량배분에도 쓴소리

 

“주산지농협 한곳당 두세농가에 돌아갈까 말까 한 물량을 가지고 대체 누구 코에 붙이라는 겁니까?”


정부가 올해산 건고추 수매비축물량을 2500t으로 정하면서(본지 10월2일자 1면 보도) 산지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가격안정 실효를 거두기엔 물량이 너무나 적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월30일 ‘2019년산 건고추 수매비축계획’을 발표했다. 농가가 보유 중인 건고추에 한해 600g(한근)당 1등급 7000원, 2등급 6300원에 11월15일까지 수매하겠다는 게 뼈대다. 산지시세가 급락하면서 적정 농가소득을 보장하기 위해선 긴급 가격안정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본지 9월30일자 7면, 27일자 8면 보도)에 따른 것이다.


2일 농협경제지주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2500t을 전국 시·도별 재배면적 비율대로 일괄 배정해 통보했다. 과거엔 농협중앙회(현 농협경제지주)에 수매물량 배정작업을 맡겼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농식품부가 직접 했다.


그런데 수매비축물량이 산지의 요구수준에 턱없이 못 미치면서 실망감이 확산되고 있다. 주산지농협들은 정부 수매물량이 최소 1만2000t은 돼야 실질적인 가격지지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건고추 생산량을 지난해에 견줘 8~12.4% 증가한 7만7211~8만376t으로 전망했다. 산지에선 재배면적 증가로 생산량이 전망치보다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2500t은 과거사례와 견줘 절대량으로서도 크게 적다. 정부는 2013년엔 5800t, 2015년 7000t, 2016년 3300t을 수매했다. 2017년과 2018년엔 정부수매가 없었다.


양봉철 경북 영양농협 조합장은 “경북지역 배정물량이 571t인데 도내 주산지농협이 19곳이므로 농협 한곳당 30t인 셈”이라며 “영양지역만 해도 고추 재배면적이 1320여㏊(400만평), 생산량은 6000t(1000만근)에 달하고 웬만한 농가 한곳당 6~12t(1만~2만근)을 생산하는 걸 고려하면 고작 2~5농가만 혜택을 볼 수 있는 물량”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전체 조합원이 3000명이 넘는데 도대체 누구한테 배정하라는 말이냐”고 성토했다.


지역별 재배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물량배분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수확이 상대적으로 빠른 전남지역의 경우 이미 많은 물량이 농가 손을 떠난 상태인 반면 경북·충북·강원 등지는 농가 보유분이 40~50%에 달해 수매량을 도별 재배면적에 단순 연동해 배정하는 건 실정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홍성주 한국고추산업연합회장(충북 제천 봉양농협 조합장)은 “제천지역의 경우 정부가 7000원에 수매한다고 하자 산지수집상들이 매입 호가를 종전 5600~5700원(중하품 기준)에서 6000원으로 300~400원 올리고는 있지만 이 정도로는 급락한 시세를 회복시키기엔 역부족”이라면서 “수매규모를 대폭 늘리지 않는다면 정부대책은 효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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