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로’ 숙기 조금 늦지만 작황 양호…“출하시기 조절이 관건”

입력 : 2019-08-19 00:00 수정 : 2019-08-19 23:11
전북 무주군 무풍면의 한 사과밭에서 양승욱 구천동농협 조합장(가운데), 사과공선회 배연호 회장(왼쪽), 윤종원 이사가 추석에 출하할 ‘홍로’ 사과를 살펴보고 있다.

대목을 잡아라! 추석 과일시장 점검 (상)사과

수확 가장 빠른 전북 무주도 지난해보다 일주일가량 밀려

주산지 대부분 품위는 우수

가락시장 8월말 특판 시작 “고품위부터 내놔 시세 올리고 막판 홍수출하 말아야”

소비지 “수급 큰 문제 없고 올해 품질 뛰어나 판매 기대”
 



추석 대목장을 앞둔 과수농가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기록적인 작황부진에 시달린 지난해와 달리 대부분 품목의 생육이 좋다. 문제는 출하시기다. 예년보다 추석이 열흘가량 빨라 사과·배 주산지들은 숙기조절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상 숙기대로 출하했다간 대목장 막판에 물량 쏠림을 피할 수 없어서다. 명절 수요가 많은 사과·배를 중심으로 3회에 걸쳐 산지와 도매시장·소비지 동향을 살펴본다.



◆산지는 숙기조절에 안간힘=<홍로> 사과 주산지 중에서도 전북 무주는 수확시기가 빨라 한해 작황을 가늠해보기 알맞다. 무풍면 일대에만 <홍로> 재배면적이 400㏊를 웃돈다. 사과밭이 주로 해발 400m보다 높은 곳에 자리해 단단한 육질로 유명하다. 균형 잡힌 당산비 덕분에 이른바 ‘입당’ 역시 도매시장과 소비지 모두 호평하고 있다.

올해 구천동농협 무풍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는 19일부터 추석 대목장 준비에 나선다. <홍로> 수확시기만 따져보면 지난해보다 일주일가량 뒤로 밀렸다. 신재구 APC 센터장은 “우리 지역은 전국에서도 가장 빨리 <홍로>를 선보인다”며 “최근까지 비가 잦아 선물용 대과는 25일께부터 본격적인 출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제때 적정량을 공급하도록 출하전략을 짜고 있다”고 덧붙였다.

핵심은 도매시장 출하시기 조절이다. 전체 출하량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만 60% 정도다. 도매시장 경락값은 날마다 들쭉날쭉해 ‘눈치싸움’을 벌여야 한다. 명절 대목장 때는 5㎏들이 상품 한상자당 평균 경락값이 하루에도 1만원씩 널뛰어서다. 양승욱 구천동농협 조합장은 “농가수취값을 최대한 높일 방안을 찾겠다”며 “도매시장이나 대형 유통업체와 과감하게 교섭할 수 있도록 공선회가 출하권을 위임해줘 큰 힘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철저한 선별로 고품위 사과만 출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작황은 양호하다. 몇몇 사과밭이 개화기에 저온피해를 봤지만 착과량이 평년 수준은 된다. 생산농가 역시 숙기조절에 더해 품위를 끌어올리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배연호 사과공선회 회장은 “숙기가 늦어 문제지 착과량과 품위는 괜찮다”며 “추석 대목장 때 뒤늦게 출하량이 몰려 제값을 받지 못할까봐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확 직전의 품위관리가 대목장 소득을 결정한다는 걸 소속농가들이 다 잘 알고 있다”며 “경기가 워낙 나쁘다고들 하는데 명절 소비라도 잘 풀리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른 <홍로> 주산지 역시 고민은 엇비슷하다. 출하량이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고심 중이다. 충북과 경북은 25~26일께부터 본격적인 출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상복 충북원예농협 충주거점산지유통센터장은 “작황은 좋은데 숙기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며 “20일부터 수매를 시작하지만 26일은 돼야 도매시장 출하와 대형마트 납품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산지 입장에서는 생산량이 아니라 팔 시간이 모자랄까봐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윤성준 대구경북능금농협 유통사업본부 팀장도 “사과가 입고돼도 선별·포장 시간이 빠듯하다”며 “추석 대목장을 넘기면 <홍로>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에 숙기를 맞추는 게 관건”이라고 전했다. 또한 “소비증진 차원에서 지난해보다 대형마트 납품가격을 10%가량 낮췄다”며 “결국 소비가 잘돼야 대목장 분위기도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도매시장·소비지 전망은=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도 8월말부터 대목장 특판에 들어간다. 유통인들은 “아직 시세를 전망하기엔 어려운 시점”이라면서도 “평년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빨리 착색되는 중소과부터 출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윤춘권 농협가락공판장 경매사는 “품위·날짜에 따라 경락값 차이가 크게 벌어질 것”이라며 “일단 명절용 사과는 모양새와 빛깔을 잘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아무리 품위가 좋아도 출하량이 한꺼번에 몰리면 경락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고품위 물량이 도매시장에 일찌감치 나와야 대목장 시세도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현 중앙청과 경매사도 “중소과는 착색이 되면 곧바로 도매시장에 출하하는 게 낫다”며 “생산량 자체가 줄어든 건 아니기 때문에 평년 수준의 경락값이 나올 듯싶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목장 막판에 출하량이 몰리지 않도록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소비지 전망도 나쁘지 않다. 사과 품위가 여느 해와 견줘도 뛰어나서다. 또 추석이 빠른 편이지만 물량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영직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서울 양재점 과일팀장은 “산지마다 <홍로> 품위가 좋아서 명절 때 맛있는 사과가 유통될 것”이라며 “태풍 같은 기상 변수만 없다면 가격도 평년보다 높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대과 비중이 크게 줄지도 않았는데 벌써 ‘과일값 급등’을 운운해선 안된다”며 “지난해처럼 괜히 소비심리만 위축시켜 산지와 유통업계 모두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주=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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