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양파 대란’ 재연 우려… “정부 뭐 하나”

입력 : 2019-06-12 00:00 수정 : 2019-06-12 23:36

10일 상품 1㎏ 경락값 404원 실질적 평균은 “350원 불과”

산지 “농협 추가 격리 반갑지만 정부 소비확대 방안만 찾다 갈아엎을 적기 놓쳤다” 지적

앞으로 가격 반등효과 보려면 수매비축 늘리고 시기 당겨야
 


농협이 7일 양파 수급안정을 위한 2만t 추가 격리 대책을 긴급히 꺼낸 건 값 하락세를 돌려세울 마지막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전남 무안과 경남 함양 등 양파 주산지에 따르면 산지농협들은 17일을 전후해 중만생종 양파 수매에 속속 들어간다. 산지농협들이 수매에 돌입하면 시중 유통량이 감소해 값이 소폭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도매시장 거래가격은 오를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아 농민들을 애태우고 있다.

10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선 양파 상품 1㎏ 경락값이 404원을 찍었다. 올해산 시세로는 최저치다. 4일 500원선이 무너진 이후 400원선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2015년 이후 5년 이내 시세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노은준 한국양파산업연합회장(전남 무안농협 조합장)은 “상품이 404원이고 실질적으로는 평균 350원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시세가) 2014년짝이 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양파 시세는 생산비가 많이 드는 조생종이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되다가 중만생종 수확이 본격화하면서 공급량 증가에 따라 하락하는 추세를 띤다. 이후 농협과 정부 수매가 개시되면 시세가 어느 정도 지지되는 게 대체적인 경향이다. 하지만 올해엔 양파값이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양파 대란’이 일었던 2014년 시세가 재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특히 정부가 4월25일과 5월17일 두차례에 걸쳐 모두 2만4000t 규모의 물량을 격리(폐기)했고, 5월21일엔 농협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3만t을 격리한 터라 값 하락세는 더욱 뼈아프다.

농협은 일단 추가 격리물량 2만t에 대한 폐기작업을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해 늦어도 14일까지는 끝낸다는 방침이다. 값 하락의 고리를 만생종 수확 이전에 반드시 끊겠다는 전략이다.

농민들은 격리물량을 추가로 늘린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비치면서도 ‘만시지탄’을 꼬집고 있다. 남부지역은 이미 상당 물량이 수확에 들어간 상태이기 때문이다. 박한수 무안농협 현경지점장은 “정부가 양파값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터라 농민들은 이제나저제나 추가 격리대책을 기다렸는데, 정부가 소비확대 카드만 만지작거리다 갈아엎을 적기를 놓쳐 허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정부 격리물량 2만4000t 가운데 수매비축분(6000t)이 너무 적어 우리 농협만 하더라도 배정받은 물량이 3농가 생산규모(20㎏들이 2만망)에 불과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걱정했다.

노은준 조합장은 “우리 지역은 이번 추가 격리 때 농가 자부담분(20%)을 지자체에서 지원해주기로 해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새발의 피’ 격인 정부 수매비축물량을 대폭 늘리고 시기도 크게 앞당겨 농협 자체 격리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해야 가격이 반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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