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유통센터 ‘인건비’ 허덕…줄도산 우려

입력 : 2018-09-14 00:00 수정 : 2018-09-15 23:53
엄용수 자유한국당 의원(왼쪽 세번째)과 농협APC운영협의회 임원 조합장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공동선별비 지원사업과 관련한 간담회를 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 377곳 손익 분석 지난해 과반인 189곳 적자 최저임금 급등에 더 악화될 듯

내년 공선비 지원 증액 요청에 기재부, 예산 심의서 삭감

“APC의 공익 기능 수행에도 국고 지원 사실상 큰 폭 후퇴”

 

“농협이 운영하는 산지유통센터(APC)마다 수억원씩 적자가 나고 있습니다. 이대로 언제까지 운영할 수 있을지 막막합니다.”

농민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시설로 자리매김한 APC가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에 신음하고 있다.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의 선별·포장·출하 작업을 대행하며 산지 농산물의 규격화·상품화에 크게 기여해온 APC가 최저임금 급등 여파로 운영할수록 적자가 커지는 어려움에 직면한 것이다.

농협경제지주가 전국 377개 농협 APC 손익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7년 사무소당 평균 손익은 1200만원 적자였다. 188곳의 사업장은 흑자를 냈지만, 189곳은 적자를 기록했다.

문제는 올해부터 손익이 더욱 악화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점이다. 최저임금을 적용한 한사람당 인건비는 지난해 112만5750원이었던 반면 올해는 131만220원으로 16.4% 늘어, APC 적자폭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박위규 경남 밀양 무안농협 조합장은 “근근이 운영하던 APC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적자로 돌아서거나 적자폭이 늘었다”며 “가결산을 해보니 상당수 APC가 1억~2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염기동 농협경제지주 품목연합부장은 “전국 APC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3500여명에 달한다”며 “APC 경영이 어려워지면 사업장 폐쇄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한 농가피해는 물론 그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고용도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APC의 정상운영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가 지원하는 공동선별비 지원 예산을 더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표준규격에 따라 공동 선별·출하되는 농산물을 대상으로 품목별 선별비의 일부를 지원해주고 있지만, 그마저도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정부가 최근 3년 동안 해마다 농민과 산지조직에 지원한 공동선별비는 80억8800만원이었다. 농협 APC 출하조직인 공선출하회가 2015년 2009곳에서 2017년 2405곳으로 20% 가까이 급증한 점을 고려하면 한곳당 정부 지원은 오히려 후퇴한 셈이다.

윤수현 농협APC운영협의회장(경남 거창사과원예농협 조합장)은 “공익시설로 봐야 하는 APC는 농민들의 생산비 절감과 농촌지역 고용창출에 막대한 기여를 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과 산지출하조직 증가에 준하는 수준의 예산 증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협경제지주는 이같은 산지 여건 변화에 따라 공동선별비 지원사업 예산을 2018년 80억8800만원에서 내년엔 110억원으로 증액해줄 것을 농림축산식품부에 요청했다. 농식품부도 그 필요성을 인정해 예산안에 포함했지만 이후 기획재정부의 예산 심의 과정에서 삭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APC운영협의회 조합장들은 이에 따라 “기재부가 농촌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며 예산이 증액되도록 국회를 상대로 적극적인 농정활동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윤수현 회장을 비롯한 엄충국 강원 철원 김화농협 조합장, 박위규 조합장, 고금석 제주 함덕농협 조합장 등 임원 조합장 4명은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엄용수 자유한국당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을 찾아 공동선별비 지원사업과 관련한 간담회를 갖고 관련 예산이 증액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엄 의원은 “물가와 인건비는 지속적으로 오르는데 공동선별비 지원사업 예산이 수년째 제자리라면 사업장에 어려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도별 APC 사업장 현황과 국비 지원실적 등을 검토해 의정활동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성홍기 기자 hgsung@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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