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도매인제 도입 시간표 나왔다…“일방적 추진” 반발도

입력 : 2018-08-10 00:00 수정 : 2018-08-12 23:52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시의회에 가락시장 현안보고

올 하반기 시행규칙 개정 후 2020년 15개 점포 영업 개시 계획

도매법인 “이해관계자 합의 없는 일방 추진, 자칫 시간만 낭비”

도매권역 시설현대화 비용 초과…공사 “기재부 예산 얻어낼 것”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 시장도매인제 도입을 위한 일정표를 내놨다. 수년째 찬반이 엇갈려 갈등을 빚어오는 문제여서 공사가 뒤엉킨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공사는 새로 구성된 민선 10기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에 최근 첫 업무보고를 하고, 가락시장의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다. 특히 세단계에 걸쳐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제시했다.

공사는 우선 올해 하반기까지 서울시·농림축산식품부와 협의를 통해 ‘서울시 농수산물도매시장 조례 시행규칙’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제도의 밑바탕을 정비한 다음 2019년 상반기에 가락시장 시장도매인의 최적 운영모델을 개발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시장도매인 모집은 내년 하반기로 일정을 잡았다. 이어 2020년 가장 먼저 도매권역 시설현대화사업이 마무리될 채소2동에 시장도매인 점포 15개를 먼저 마련하고 입주까지 이뤄지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나온 성과에 따라 시장도매인의 추가 도입 여부도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서경남 공사 농산팀장은 “시장도매인제를 가락시장에 도입하는 게 옳다는 공사의 입장은 분명하다”며 “정부의 승인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협의를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사가 시장도매인제 도입을 일정표에 따라 그대로 진행하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워낙 찬반 입장 차가 뚜렷해 이해관계자 설득을 통한 합의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아서다. 공사 역시 업무보고에서 ‘추진상의 문제점’으로 합의 도출이 어렵다는 사실을 꼽았다.

당장 도매법인들은 격앙된 반응을 내보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도매법인 관계자는 “농식품부의 승인조건인 ‘이해관계자 합의 도출’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는데 일정표부터 먼저 내놓은 건 무슨 속셈인지 모르겠다”며 “반대가 왜 계속 나오는지부터 되돌아보길 바란다”고 맞받았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 역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모양새는 오히려 도움이 안된다”며 “공사가 이해관계자 조율을 못하면 과거처럼 갈등만 빚다가 시간을 낭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도매권역 시설현대화사업 일정이 뒤로 밀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5월 끝난 채소2동의 중간설계 결과 공사비가 애초 승인된 786억원에서 1179억원으로 393억원 늘어난 게 이번 업무보고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결국 이같은 증액은 예산당국인 기획재정부가 채소2동만이 아니라 도매권역 전체에 대한 사업계획 적정성을 재검토하는 데까지 이어졌다.

일각에선 추가 예산확보가 그리 만만치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만약 도매권역의 시설현대화사업이 축소되면 출하자는 물론이고 도매법인·중도매인까지 불만을 터뜨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 시장 관계자는 “낡고 좁은 경매장을 새로 짓는 건 모든 유통주체의 바람”이라며 “소매권역만 시설현대화가 계획대로 끝나면 공사가 도매시장의 가장 중요한 공간인 도매권역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이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는 채소2동의 옥상까지 거래에 활용하고 경매장에 정온시설을 설치하려면 공사비 증액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목적과 명분이 또렷한 만큼 기재부의 예산증액을 이끌어내겠다고 덧붙였다.

신장식 공사 건설계획팀장은 “도매권역의 적정성 재검토가 한꺼번에 이뤄지면 장기적인 일정은 오히려 단축될 수 있다”며 “공간의 효율적인 사용과 농산물 유통체계 발전을 위해선 옥상 활용과 정온시설 설치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기재부에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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