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가락시장 내 도매법인 제재 결정 파장은…위탁수수료 체계 변화 불가피

입력 : 2018-06-13 00:00

수수료 상한 1심 판결 변수로 시장 안팎 “인하” 목소리

도매법인, 21일 승소 땐 “다른 방식 지원” 계획



공정거래위원회가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내 도매법인 4곳을 제재하면서 출하농가들도 향후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행 위탁수수료 체계가 ‘도매법인의 담합’이라고 규정된 만큼 개편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가락시장의 위탁수수료는 대다수 품목이 ‘거래금액의 4%+정액 표준하역비’로 매겨져왔다. 제도적 근거는 크게 두가지다. 우선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이 도매시장 청과부류의 위탁수수료를 ‘거래금액의 7%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인 위탁수수료 체계는 시장 개설자인 서울시가 농수산물도매시장 조례 시행규칙으로 정해놨다. 거래단위에 따라 ‘일정액’ 혹은 ‘거래금액의 6% 또는 7% 이내’로 위탁수수료가 매겨진 몇몇 품목을 빼면 ‘거래금액의 4% 이내’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다시 말해 농안법과 서울시 조례는 위탁수수료의 상한선만 그어놓은 셈이다.

이번 공정위 제재는 기존의 구조를 깨고 도매법인간 경쟁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담합으로 위탁수수료를 상한선까지 받으면서 하역비까지 출하자에게 떠넘겼다고 판단해서다.

당장 시장 안팎에서도 도매법인을 향해 위탁수수료 인하와 하역비 부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위탁수수료 인하는 불가피해 보인다”며 “도매법인 입장에서는 손익이 달렸으니 품목별 인하폭을 두고 고민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역비 역시 기존 그대로 도매법인들이 부담하면 적자가 예상돼, 하역노조와 협상도 곧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변수가 있다. 서울시 농수산물도매시장 조례 시행규칙에 대한 시장 개설자와 도매법인간 법정다툼이 21일 1심 판결을 앞두고 있어서다. 이 재판은 도매법인들이 ‘서울시가 조례 시행규칙으로 농안법보다 위탁수수료 상한선을 낮춘 것이 부당하다’고 소를 제기해 열리게 된 것이다. 법원이 도매법인들의 손을 들어주면 위탁수수료의 상한선은 농안법이 명시한 ‘거래금액의 7% 이내’로 올라갈 수 있게 된다.

일부 도매법인은 승소할 경우 지금보다 위탁수수료를 올리는 대신 다른 방식으로 출하자를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내놓고 있다. 구체적으로 최저가격보장제나 농산물 집하대행 같은 방식이 거론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도매법인 관계자는 “위탁수수료를 올린 만큼 경락가를 더 받아주겠다고 출하자 설득에 나설 계획”이라며 “위탁수수료 인하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도매법인마다 내놓은 여러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출하자가 고르는 게 공정위 취지에도 들어맞는다”고 덧붙였다.

물론 반론도 만만찮다. 매년 수십억원씩 당기순이익을 올려온 도매법인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수익 환원에 나서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경매장에서 만난 한 농민은 “오랫동안 이익을 쌓아온 도매법인이 적자 운운하는 건 적반하장”이라며 “일단 출하자 지원책부터 내놓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당장 가락시장 위탁수수료의 구체적인 개선안을 내놓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아직 공정위의 제도개선 권고안을 전달받지 못한 데다, 위탁수수료 문제를 다룬 재판 결과도 기다려봐야 한다는 것이다.

공사 관계자는 “공정위 결정문과 21일 재판 결과를 보고 난 뒤에 위탁수수료 문제도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며 “그때부터 정부와 논의해 도매법인을 어떻게 지도·감독할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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