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고에 길을 묻다] 뉴질랜드, 폭넓은 자율운영 권한…교사가 ‘지역맞춤 교육과정’ 구성

입력 : 2021-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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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현장훈련기관(PTC+)에서 학생들이 토마토를 살펴보며 실습교육을 받고 있다.

미래농의 미래, 농고에 길을 묻다 [3부·끝] 해외는 농업강국의 전문 농업교육은

 

미국

정규 교과과정서 농업교육 학생 수요에 맞춰 전문화

뉴질랜드

지역 내 기본교양 가르친 후 농업 진출때 ‘국가자격’ 취득

프랑스

교육부 아닌 농림부 교육 주도 농업 명문대서 전문직종 육성

네덜란드

고교 단계, 현장훈련 중심 농가 등서 일하며 도제교육

 

농촌의 고령화와 국가 경제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 감소 등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공통으로 당면한 문제다. 그럼에도 미국·뉴질랜드·프랑스 등 농업강국은 전문 농업교육을 정책적으로 강화하며 농촌의 활력 유지와 국가의 농업 경쟁력 제고에 힘쓰고 있다. 공교육을 통해 농업가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농업의 저변을 확대하는 한편 체계적인 전문 농업교육으로 미래 세대를 육성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우리나라가 농업고등학교(이하 농고)를 별도로 운영하는 것과 달리 미국의 농업교육은 정규 교과과정 안에서 이루어진다. 미국 고등학교는 대개 종합고등학교처럼 운영되며 학생 수요에 따라 전문 농업교육을 포함한 직업교육을 제공한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과정에 해당하는 전문 수준의 농업교육은 일반고등학교 11∼12학년(우리나라 고등학교 2∼3학년) 과정인데 일정 수준의 농업과정을 이수하고 영농학생회(FFA·Future Farmers of America) 활동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FFA는 미국 전역의 고등학교 농업 전공 학생이 참여하는 전국 조직이다. 2018년 기준 8630곳에 지부를 두고 있으며, 67만여명의 청소년이 참여하고 있다. 학생조직으로선 미국 내 최대 규모다. 학생들은 FFA에서 지역사회 봉사활동, 농업기술 경진대회 참여 등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미래 청년농으로 성장한다.

초등학교·중학교 단계에서도 교양 수준의 농업교육을 폭넓게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른바 ‘교실에서의 농업교육(AITC·Agriculture In The Classroom)’ 프로그램이다. 농업의 사회적·경제적 기능, 인간 삶에 영향을 미치는 농업의 다양한 가치를 어린이·청소년에게 알리고자 1981년 도입됐다. 잘못된 식습관으로 국민건강이 위협받고, 자연환경의 오염·훼손 문제가 잇따르면서 어린이·청소년에게 농업의 역할과 가치를 올바르게 알려주는 교육의 필요성이 대두했기 때문이다. 교육 대상은 10학년(우리나라 고등학교 1학년)까지며, 지역별 농업 특성에 따라 맞춤형 교육이 이뤄진다.


◆뉴질랜드=뉴질랜드 역시 정책적으로 농업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뉴질랜드 농업교육은 미국과 유사하게 10학년까지는 지역사회 내 기본교양으로 이뤄지고 이후 전공 선택에 따라 심화된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농업만 가르치는 농업전문학교는 없고 종합고등학교 내에서 농업 전공 학과를 개설해 11학년부터 본격적인 농업교육을 한다.

뉴질랜드 농업교육의 특징은 학교의 자율운영 권한이 강하다는 데 있다. 교과서와 교안 등은 학교와 교사가 자율적으로 집필, 구성한다. 예를 들어 축산업이 주류를 이루는 지역이라면 그 지역 실정에 맞게 축산학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이 꾸려지는 식이다.

뉴질랜드에서 농업분야에 진입하는 청년은 반드시 농업 관련 국가인증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그런 만큼 농업계 학생들이 이수하는 교육과정은 국가인증자격제도와 맞닿아 있다. 청소년 때부터 학교 교과과정에 맞게 단계별로 농업교육을 받으면 전문 농업인으로 성장하는 길이 열린다. 고등학교에서 농업을 전공한 학생은 졸업하면 ‘레벨4’를 받게 되며, 이후 농업계 종합대학 진학 등을 거치면 ‘레벨6(전문학사)’ ‘레벨8(학사)’ ‘레벨9(석사)’ ‘레벨10(박사)’ 같은 심화자격도 취득할 수 있다.


◆프랑스=프랑스는 교육부가 아닌 농림부 주도 아래 농업교육이 이뤄진다. 교육과정은 중학교를 마치고 난 뒤 공립·사립 농고 진학으로 시작된다. 이후 일반대학과 그랑제콜(농업 명문대), 전문에콜(농업 관련 특성화대학)을 통해 농업이 전문 직종의 하나로 육성된다.

프랑스 농림부는 농업이 농촌관광 등 서비스 영역으로까지 점차 확대됨에 따라 이에 발맞춰 농업교육의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일반적인 농업뿐 아니라 문화·예술 교육과 연계한 폭넓은 농업교육을 펼치고 있다. 농업부문 전문가들이 공립 농고의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거나 행정위원회의 임원을 역임함으로써 도농교류·도시농업·농촌관광 등을 농업교육 교과과정에 반영하고 있다. 농업계 전문가 집단과의 밀접한 관계 속에서 농업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프랑스는 5대 정책목표 아래 어린이·학생을 대상으로 교육농장을 운영한다. 5대 정책목표는 ▲교육농장에서 다양한 형태의 교육적 접근 제안 ▲시민들에게 농업경제에 대해 소개하고 길잡이 역할 ▲도시와 농촌간 상생관계 이해 제고 ▲지역 개발에 이바지 ▲시민으로서 책임의식 함량이다. 교육농장에선 농업활동을 기초로 언어적·수학적·실용적·예술적·환경적·과학적 접근이 가미된 통합적 교육활동이 이뤄진다.


◆네덜란드=네덜란드의 농업교육은 직업 전선에 뛰어들 학생들을 위한 예비직업교육(VMBO) 단계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 과정을 거친 학생은 전문직업교육(MBO), 고등전문교육(HBO), 대학교육(Wageningen RU) 단계를 밟게 된다. 우리나라로 치면 중학생 수준에 해당하는 VMBO 단계에서는 학교와 농업교육센터(AOC)에서 이론 중심 교육이 이뤄지며, 고등학생 수준인 MBO 단계에서는 이론교육에 더해 현장훈련기관(PTC+)을 중심으로 실습교육에 방점이 찍힌다.

네덜란드 농업교육은 선택 중심의 맞춤형 교육을 통해 학생이 자신이 결정한 진로에 따라 프로그램을 구성, 이수하고 그에 따른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VMBO 단계의 학생은 전일제교육이나 도제교육을 받을 수 있는데, 도제교육을 이수하는 학생은 농가나 산업체에서 일하며 교육훈련을 받고 AOC에서 일주일에 1∼2일 정도 학교교육을 받으면 된다.

함규원 기자 o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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