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종주국 기로에 서다] 3개 김치공장 통합…품질·생산성 향상 ‘신의 한수’

입력 : 2021-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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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연천 경기농협식품조합공동사업법인 청산김치가공공장에서 직원들이 배추김치를 버무리고 있다.

국산 김치 규모화 경기농협식품조공법인에 가보니

전곡·북파주·남양농협 맞손

사업 확장해 매출액 지속 성장 공장 가동률도 95% 웃돌아

지역 농산물로 원재료 조달 농가소득 증대에 큰 기여

 

“출혈경쟁이 사라지고 김치 품질과 생산력 모두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통합의 이점이 엄청난 거죠.”

경기 연천 경기농협식품조합공동사업법인 청산김치가공공장. 이곳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김치공장 통합 효과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경기농협식품조공법인은 김치공장을 제각각 운영하던 연천 전곡농협, 북파주농협, 화성 남양농협 등 경기도 내 3개 지역농협이 김치공장을 통합하면서 2011년 공동 설립한 법인이다.

법인 산하에 청산사업소, 파주사업소, 화성사업소 등 3개 사업소가 있고, 직원수는 280명에 달한다.

통합을 추진한 이유는 수도권 김치시장을 두고 농협간 지나친 경쟁이 발생

해 김치공장 운영이 어려워지는 등 부작용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이에 농협김치의 경쟁력을 높이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자 2010년 통합 논의를 시작, 1년간 논의 끝에 경기농협식품조공법인을 출범시켰다.

박호영 남양농협 조합장은 “비슷한 품목으로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다보니 사업의 비효율성이 두드러졌다”며 “남양농협도 매년 적자를 봐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통합에 반대의 목소리가 없었던 건 아니다. 김치공장을 운영해 수익을 내던 농협의 경우 통합의 필요성이 크지 않아서다. 하지만 경쟁 대신 상생으로 사업규모를 확장하고 수익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장기적인 비전을 통해 내부 구성원을 설득했고, 현재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내고 있다.

서승일 경기농협식품조공법인 본부장은 “3개 농협이 따로 김치공장을 운영할 땐 서로 학교급식 납품가격을 낮추는 등 출혈경쟁이 빈번했다”며 “하지만 김치공장 통합 이후 마케팅 창구가 하나로 단일화하면서 가격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게 돼 가격 상승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통합 이후 김치 품질도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향상됐다. 농협이 김치공장을 개별적으로 운영할 땐 “같은 농협김치인데 품질 차이가 심하다”는 불만이 많았지만, 이제는 원재료 수급부터 위생·품질 관리까지 통일된 시스템으로 완벽한 통제가 가능해져 품질의 상향 평준화를 이뤄냈다.

공장 가동률도 크게 높아졌다. 통합 이전 북파주농협과 남양농협 김치공장의 연간 가동률은 65% 남짓이었지만 현재는 3개 공장 모두 95%를 웃돌고 있다.

윤경한 파주사업소장은 “예전 전곡농협은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지 못해 생산을 포기하고, 북파주농협과 남양농협은 주문이 없어 공장을 놀리는 등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났다”며 “현재는 하나의 공장에 생산 주문이 몰리면 나머지 2개 공장에 물량을 분배하는 방식으로 공장 가동률을 최대한 끌어올려 생산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품질 향상과 생산력 증대에 힘입어 매출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출범 첫해인 2011년 195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은 2013년 285억원, 2016년 349억원, 2019년 538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는 516억원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학교급식 중단으로 타격을 입은 것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농가소득 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배추·무·고춧가루 등 176억원 규모의 국산 농산물 원재료를 구매했다.

이만수 경기농협식품조공법인 대표는 “원재료 대부분을 지역농협과 계약재배를 통해 조달하는 만큼 김치사업 규모가 확대될수록 농가소득 증대 효과가 커질 것”이라면서 “올해 목표 매출액을 지난해보다 높여 국내 원재료 구입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천=이민우 기자 minwoo@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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