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발생 1년] 야생멧돼지 저감·농가 조기신고 필수

입력 : 2020-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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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농장에 외부 울타리 설치를 완료한 경기 연천의 한 돈사 전경. 해당 농장주는 “방역 기준상 울타리 높이는 1.5m만 유지하면 되지만 혹시 모를 위험을 줄이고자 2m로 높여서 설치했다”고 밝혔다.

ASF 발생 1년 (4)·끝 악몽 반복하지 않으려면

강원도 이남 저지선 구축 필요 농식품부로 방역정책 일원화

긴급행동지침 유지·보완해야

농가, 방역수칙 자발적 준수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1년은 양돈농가들에게 악몽이었다. 애써 키운 돼지를 살처분·수매하고 가격 하락으로 고통받은 한해였기 때문이다. 방역시스템도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 농민들의 불안을 키웠다. ASF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야생멧돼지 통합 대책 수립, 농가 보상체계 개선, 농가 차단방역 의식 강화 등이 최우선 과제로 꼽히고 있다.



◆통합적인 야생멧돼지 저감대책 마련해야=농장에서의 발생은 멈췄지만 멧돼지에서의 ASF 발생은 지속되고 있다. 야생멧돼지로부터 농장으로 유입되는 ASF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인 셈이다. 이를 위해 적극적인 야생멧돼지 저감활동, 폐사체 신속 발견, 광역울타리 관리 노력 등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승윤 한별팜텍 원장(수의학박사)은 “강원 이남을 경계로 야생멧돼지 저지선을 구축하고, 그 이북지역 야생멧돼지 개체수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방역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사육돼지(농림축산식품부)와 야생멧돼지(환경부)로 이원화된 현 방역정책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현섭 한국양돈수의사회장은 “야생멧돼지 방역정책을 농식품부로 일원화해 통합적인 ASF 방역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과 긴밀한 공조체계를 구축해 남북한이 합동으로 야생멧돼지 저감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 농가 조기신고 이끌어낼 수 있어야=ASF의 확산을 막으려면 농가의 조기신고 후 빠른 초동 대처가 필수다. 이를 위해선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른 방역정책 시행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ASF 발생 직후처럼 SOP 범위를 초과한 시·군 단위 예방적 살처분 정책을 펼친다면 농가들의 신고의지도 크게 줄고 행정력도 낭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농가의 적극적인 방역 참여를 이끌어내려면 해당 행위로 선의의 피해를 보지 않을 것이란 신뢰가 있어야 한다”며 “SOP에 따른 방역대 설정 등 규정에 근거한 방역조치가 필요하며, 앞으로도 SOP를 유지·보완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농가에 대한 보상체계 개선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예방적 살처분이 이뤄진 농가 대부분이 살처분 보상비와 월 67만5000원 수준의 생계안정자금으론 생계 유지가 어렵다고 호소하기 때문이다.

정현규 도드람양돈연구소 대표는 “추후 재입식까지 금융비용 경감, 영업손실 보상 등 생계안정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농가들이 다른 걱정 없이 정부 방역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가도 차단방역 강화해야=농가들 중에선 여전히 방역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곳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농가 스스로 차단방역에 힘을 쏟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호성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는 “차단방역시설 설치·점검과 함께 소독, 장화 갈아신기, 잔반급여 금지 등 농장 방역수칙을 농가들이 철저히 준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농가들이 외부 차량·인력의 접촉을 차단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동물약품업체 ‘동방’의 예재길 고문(수의학박사)은 “농장을 리모델링하거나 새로 짓는 경우 접경지역이 아니더라도 사료·분뇨·출하 차량이 농장 안으로 진입하지 않는 구조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매일 농장 내 돼지의 임상증상을 관찰하고 의심 사례 발견 시 즉각 방역당국에 신고해 양돈산업을 보호할 수 있도록 농가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한결같이 당부했다.

박하늘 기자 sk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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