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다리] ‘출렁’ 다리 ‘일렁’ 파도...한발 한발 ‘秋억’ 밟기

입력 : 2021-10-13 00:00 수정 : 2021-10-14 17:45

[가을 하늘을 걷다] 울산 대왕암공원 출렁다리

길이 303m에 최고 높이 42.55m 자랑 중간 지지대 없이 이어진 ‘무주탑 현수교’

가운데로 갈수록 기울어져 더 출렁거려 다리 걸어가면 시원한 바람과 장관 펼쳐져

발아래로 맑은 바닷물 들어왔다 빠졌다 해수욕장·해송·도시 모습 한눈에 들어와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면 청명한 가을 하늘의 매력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처럼 아름다운 가을 하늘을 더 잘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공중에 설치된 출렁다리와 스카이워크를 걷거나 집라인을 타고 패러글라이딩을 하며 하늘을 날아보는 건 어떨까. 생각보다 무섭지 않고 색다르게 가을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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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길이 303m의 대왕암공원 출렁다리는 중간 지지대가 없는 ‘무주탑 현수교’ 중 국내 최장이다.

경북 경주에 신라시대 문무왕의 수중릉으로 알려진 대왕암이 있다면, 울산 동구에는 문무왕비가 묻힌 대왕암이 있다. 울산의 대왕암에는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겠다며 바다에 묻힌 지아비를 따라 문무왕비인 자의왕후가 호국룡이 되어 잠겼다는 전설이 서려 있다. 해안가에 우뚝 서 있는 대왕암 주변으로 1만5000그루의 해송이 우거진 대왕암공원은 울산시민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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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들이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에 있는 출렁다리를 한방향으로 건너고 있다. 한쪽으로는 해송숲이, 다른 쪽으로는 일산해수욕장과 도시의 풍경이 보인다. 울산=이희철 기자

올 7월에는 공원에 새로운 명물로 출렁다리도 생겼다. 이 출렁다리는 중간 지지대가 없는 ‘무주탑 현수교’로 길이가 303m에 이른다. 각양각색의 매력을 자랑하는 출렁다리가 전국 곳곳에 있지만 이곳의 출렁다리는 무주탑 현수교 가운데 가장 긴 것으로 유명하다. 중간 지지대가 없기 때문에 다리의 가운데 쪽으로 갈수록 아래로 기울어지며 더 출렁거려 스릴이 넘친다.

출렁다리를 타려면 대왕암공원의 북쪽 해안 산책로를 걸어 출발 지점인 ‘헛개비’로 가야 한다. 헛개비로 올라가는 길엔 아름드리 해송이 멋지게 뻗어 있으며, 철마다 다른 꽃들이 제각기 아름다움을 뽐낸다. 6월쯤엔 연보랏빛 수국이, 얼마 전까진 붉은 꽃무릇이, 지금은 가을을 알리는 그래스가 바람에 하늘거리고 있다. 도심 속 공원인 만큼 출렁다리로 올라가는 길은 힘들지도 않다. 이제 갓 걸음마를 뗀 아이들도 유모차에서 내려 아장아장 걷기 연습을 할 만큼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

출렁다리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다리를 건너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출렁다리는 헛개비에서 ‘수루방’으로 향하는 일방통행만 가능하다. 길이도 길거니와 한번에 출렁다리에 올라갈 수 있는 최대 인원(1285명)이 정해져 있어 사람들이 중간에 마주치면 통제가 안돼서다. 다리 입구엔 안전수칙이 적힌 표지판이 눈에 띈다. 출렁다리에선 밀거나 겁을 주면 안되고 난간을 흔들어서도 안되니 주의하라는 내용이다.

출렁다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다만, 풍속이 초속 14m 이상이면 즉시 출입이 통제되니 유의하자. 출렁다리는 올해 연말까지 무료로 운영되고 이후 입장료 1000∼2000원으로 유료화될 예정이다.

용기를 내 출렁다리로 걸음을 내딛자 이마에 닿는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진다. 육중한 철제 다리에 몸을 맡기고 있건만 바람 때문인지, 사람들의 무게 때문인지 다리는 미묘하게 흔들리기를 멈추지 않는다. 몇걸음 더 가니 “으아아, 아니야 아니야” 하면서 바닥에 주저앉는 이들도 나온다. 사진을 찍으려 해도 몸이 흔들려 초점을 잡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흔들리는 공중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지금껏 볼 수 없었던 풍경들이 펼쳐진다. 최고 높이 42.55m, 바다와 가장 가까운 곳의 높이는 27.55m인 출렁다리 위에서 발밑을 내려다보면 동글동글한 자갈 위로 맑은 바닷물이 들어왔다 빠져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고개를 들어 왼편을 보면 아파트와 빌딩들이 우뚝 서 있는 도시의 풍경이 나타나고 오른편에는 아름다운 해송이 숲을 이루고 있다. 또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면 일산해수욕장의 해변이 바라다보인다. 내딛는 걸음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풍경을 만끽하며 마침내 다리를 건너고 나면, 가을 하늘 아래 동해의 드넓은 해안선이 눈앞에 펼쳐진다. 도시에서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출렁다리를 무사히 건넜다면 길을 따라 산책하면서 대왕암도 만나보자. 또 공원에는 울기등대·미르놀이터·미로원·소리체험관·어린이테마파크 등 다양한 시설과 4개의 둘레길도 있으니 이 가을이 가기 전 한번 들러봄 직하다.

울산=이연경 기자 world@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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