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음 한걸음…가까운 곳에서 시간여행 떠나보세요”

입력 : 2021-05-17 00:00
01010101301.20210517.001305863.02.jpg
전북 전주 한옥마을 언저리 야트막한 언덕 오목대에서 바라본 한옥마을.

‘하루에 백 년을 걷다’ 저자

서진영 작가 추천 등록문화재 여행코스

 

서울 교남동 

종로구 돈의문부터 시작 

경교장 지나 서대문형무소까지

 

전북 전주 천변

멋스런 근대한옥 즐비 한옥마을 

전동성당·중국인 포목점 눈길

 

부산 영도

국내 최초 도개교 ‘영도다리’

그 아래 점바치골목엔 점집 곳곳  

 

“단순히 옛것이 좋다거나 오래돼야 의미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 작업에서 배운 것이 있다면 오래 쓰며 물려줄 수 있는 것을 고르고, 그것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현재의 안목이 아닐까요.”

01010101301.20210517.001305867.02.jpg
서진영 작가와 책 ‘하루에 백 년을 걷다’.

최근 전국 등록문화재를 찾아다닌 여행기 <하루에 백 년을 걷다(21세기북스)>를 펴낸 여행작가 서진영씨(40)의 말이다. 이 책은 2014년 2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농민신문사에서 발행하는 월간 <전원생활>에 연재된 내용들을 한데 묶은 것이다.

책에는 대구 청라언덕과 전북 군산 내항, 경북 경주 역전, 전남 나주 영산포 등 근대의 흔적이 깃든 21곳이 소개돼 있다. 또 역사 관련 사진작업을 주로 해온 임승수 사진가가 찍은 생생한 사진도 실려 있다.

서 작가가 옛것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8년 우연히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사업에 참여하면서부터다. 이후 오래된 것에 관심을 갖게 됐고, 자연스레 등록문화재로까지 영역이 넓어졌다.

01010101301.20210517.001305862.02.jpg
서울 종로구 평동 경교장. 유리창에는 김구 선생이 맞은 총탄 구멍이 재현돼 있다.

서 작가는 “등록문화재는 전국 어디에도 있으니 먼저 내가 사는 곳 근처에 있는 등록문화재부터 찾아보는 것이 시작”이라며 “무심히 지나치면 의미 없는 건물도 알고 보면 역사가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 작가는 등록문화재 여행코스로 먼저 서울 교남동 성곽길을 꼽았다. 교남동 성곽길은 정동길 건너 돈의문 터부터 시작된다. 김구 선생이 암살되기 전까지 생활했던 경교장(사적 제465호)에서부터 1933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서울기상관측소(등록문화재 제585호), 작곡가 홍난파가 말년을 보낸 홍난파 가옥(등록문화재 제90호), 3·1운동을 전세계에 알린 앨버트 테일러의 가옥 딜쿠샤(등록문화재 제687호)를 지나 독립문(사적 제32호)과 서대문형무소(사적 제324호)까지 이어진다.

다음으로는 전주 천변. “전주 한옥마을은 근대한옥입니다. 일본인들이 몰려와 전주읍성의 풍남문(보물 제308호) 서쪽에 상권을 형성하고 세력을 넓히자 그 반발로 전주 토박이들이 동쪽에 한옥을 하나둘 짓기 시작한 거죠.”

그렇게 한옥이 700여채 지어져 오늘날에 이른 것이다. 백낙중 종가의 고택인 학인당(전라북도 민속문화재 제8호)을 지나 서양식 근대건축물인 전동성당(사적 제288호)을 보고 10여분 걸으면 구 중국인 포목점(등록문화재 제174호)이 나온다.

부산 영도도 인상적인 곳으로 꼽았다. 서 작가는 “큰 배가 다리에 걸리지 않도록 다리 상판 한쪽을 들어 올릴 수 있게 만든 영도다리는 우리나라 최초의 연륙교이자 도개교”라며 “하루 여섯번 들어 올리는 모습을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모였다”고 말했다.

01010101301.20210517.001305859.02.jpg
부산 영도대교. 2013년 다리 상판을 들어 올리는 도개가 재개된 후 그 모습을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 사진제공=임승수

영도다리(부산광역시 기념물 제56호)는 수년간 복원과정을 거쳐 2013년 11월 ‘영도대교’로 이름을 바꾸고 다시 도개를 시작했다. 또 그는 “다리 아래로 한때 50군데가 넘는 점집이 있던 ‘점바치 골목’도 이젠 개발로 몇군데 남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서 작가는 자신의 등록문화재 여행이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되기를 바란다.

“오래된 건물 앞에 서면 ‘내가 그 시절에 살았다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해보세요. 그 시대가 온전히 느껴질 겁니다. 그러면 하루를 걸어도 100년을 거닌 것처럼 느껴집니다. 사람들은 저를 기자 혹은 작가라고도 부르지만 제 정체성은 예전의 시대를 지금의 언어로 풀어내는 ‘기록자’입니다.”

김도웅 기자 pachino8@nongmin.com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