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농촌마을] 소나무 군락 보호 위해 땅속 바위 제거 등 온정성

입력 : 2020-11-25 00:00 수정 : 2020-11-2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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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리아름마을 주민들이 뿌린 메밀 씨앗은 9월 중순이면 만발해 나들이객을 부른다.

[농협중앙회·농민신문 공동기획 -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촌마을 가꾸기] 금상 - 충북 보은 구병리아름마을

한달에 두번 환경정화활동 길엔 쓰레기·잡목 하나 없어

곳곳에 꽃 심어 철마다 장관

마을 일은 업무 분담해 처리 동네 벽화작업도 공동 진행

2005년부터 메밀밭 조성 해마다 축제 열어 명소로

 

속리산 자락 굽이굽이 펼쳐진 맑은 물길을 지나면 아담한 소나무숲에 이른다. 송림원으로 불리는 소나무숲 사이 작은 언덕길을 올라가면 나오는 소담한 마을. ‘제3회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촌마을 가꾸기 경진대회’에서 금상을 받은 이곳은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구병리아름마을이다.

마을 어귀에 있는 300여년 수령의 소나무 군락은 빼어난 푸름을 자랑한다. 박희정 이장(49)은 주민들이 소나무에 쏟는 정성이 남다르다고 귀띔한다. “나무가 뿌리를 잘 뻗을 수 있게 바위를 치우고 나무 밑 돌담에 넝쿨 하나, 잡초 하나도 허투루 보지 않고 뽑아주고 있어요. 겨울에는 삽으로 눈을 치워요. 염화칼슘을 뿌리면 쉽게 녹일 수 있지만 그렇게 하면 마을의 자랑인 소나무를 해칠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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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함께 마을 길과 화단에 꽃을 심고 있다.

주민들은 마을 명물에만 정성을 들이는 게 아니다. 마을 길에는 담배꽁초 하나 떨어져 있지 않고, 농촌에 흔히 방치된 잡목이나 썩은 나무도 찾아볼 수 없다. 겨울철을 제외하고 보통 3월부터 11월까지 한달에 두번씩 주민들이 직접 마을 환경정화활동을 벌여서다. 이렇게 깨끗해진 길엔 주민들이 직접 심은 패랭이·루드베키아·장미·백일홍 등이 철마다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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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년 수령의 소나무 군락지인 송림원이 마을 진입로를 지키고 있다.


어느 한곳 손길 가지 않은 데가 없는 것 같이 아름다운 마을이지만 이농 현상으로 마을이 소멸할 뻔한 위기를 겪었다.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80가구가 살았던 마을인데 2000년대 초반엔 20여가구로 줄어들었던 것. 다행히 2003년부터 박 이장을 포함해 여러 귀농·귀촌인들이 마을에 정착했고, 주민들은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동아리활동을 통해 합을 맞추기 시작했다.

“원주민과 귀농·귀촌인들이 함께할 수 있는 활동부터 차근차근 시작했어요. 퀼트·서예에 연극까지. 함께 노력해서 여느 도시민보다 풍족한 문화생활도 누릴 수 있었죠.” 귀촌인 이길주씨(62)의 설명이다.

오랫동안 친목을 다져온 주민들은 다 함께 무언가를 성취해나가는 공동체 자체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높다. 마을에 관해 결정해야 할 사안이 있으면 분야별 분과를 짜서 팀장제로 업무를 분담해 처리하기도 한다. 현재 46가구로 늘어난 마을에서 주민들은 이번 ‘아름다운 농촌마을 가꾸기’ 사업에서도 돈독한 팀워크를 자랑했다.

“환경정화활동 외에도 일손이 부족하면 아침 방송을 통해 요청해요. 그럼 귀촌하신 전직 대령님, 교수님 등 누구랄 것 없이 낫을 들고 나와 풀을 베기 시작해요.”

김두백 노인회장(81)이 말했다. 마을 벽화 그리기사업을 할 때는 동네 분리수거장 벽화를 주민들이 직접 그리기도 했을 정도란다. 특히 주민들이 2005년부터 마을 진입로와 유휴지 1만6528㎡(약 5000평)에 조성한 메밀밭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명한 메밀꽃 명소가 됐다. 해마다 9월 중순이면 축제가 열리는데 10여일 동안 1만명 정도가 마을을 찾는다. 10월말쯤엔 주민들이 직접 메밀을 수확해 메밀전을 부치고, 다음 축제를 위해 종자로 남긴다.

이미 상당히 많은 것을 이룬 구병리아름마을이지만 아직도 함께해보고 싶은 것이 참 많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풍경도 사람도 모두 아름다운 우리 마을을 지속가능한 자립 마을로 키워내고 싶어요. 또 마을 소득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는 포부도 가지고 있습니다.”

보은=이연경 기자 world@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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