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하는 섬 마중나온 봄, 통영 소매물도

입력 : 2020-03-06 00:00 수정 : 2020-03-08 00:11
소매물도 등대섬.

[村스러운 걷기 여행] 경남 통영 소매물도

통영항서 배 타고 한시간여 걸려…청록색 바다·새하얀 등대 ‘장관’
 


남해 건너 자리한 섬들은 가장 먼저 봄을 맞는다.

경남 통영의 소매물도도 그런 섬들 가운데 하나다.

매물도에 딸린 작은 섬이라고 해 ‘소매물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소박한 정취와 빼어난 경관 덕에 외려 본섬보다 더 많이 알려져 있다.

그 자체로도 예쁘지만, 그를 에워싸고 있는 주변 풍경이 눈부신 섬이다.

 

 소매물도.

봄이 내려앉고 있는 섬

경남 통영항에서 1시간20분. 소매물도로 가는 길은 배를 타면서부터 시작된다. 왈칵, 봄이 쏟아질 것만 같은 계절. 그러나 바닷바람엔 여전히 한기가 돈다. 군도(群島)를 헤치는 뱃길이 이어진다. 녹색과 청색 사이, 그 오묘한 바닷빛 위로 하얗게 부서진 햇볕들이 넘실댄다.

청명한 공기를 안고 도착한 소매물도. 선착장에서 올라 동쪽으로, 섬의 외곽길을 따라 걷는다. 크고 작은 섬의 무리가 쪽빛 바다를 아스라이 감쌌다. 길의 비탈진 왼편 아래론 섬으로 들이치는 파도가 찰싹인다. 바다를 보며 걷는 길은 어느새 무성한 숲길로 바뀐다. 녹색 잎 사이사이 붉게 핀 동백꽃. 아직은 옅은 주변의 색감에 사뭇 싱그러운 생기가 더해진다.

소매물도 외곽길을 따라 걸으면 볼 수 있는 동백나무숲의 동백꽃.

전날 내린 비로 촉촉한 길에선 풋풋한 흙내가 콧속으로 스민다. 구름 뒤에서 내리쬐는 햇살이 흙길 위 드문드문 자리를 잡았다. 길 양옆 풀들도 그 햇살을 받는다. 걸을수록 은근한 온기가 차오른다. 살짝 찬 기운에 아직 겨울인가 싶더니, 걷는 걸음마다 봄이 더 다가온다.
 

물때를 잘 맞추면 소매물도에서 등대섬까지 건너갈 수 있다.


때를 맞춰 문을 여는 등대섬

오르막이 계속되는 오솔길을 오르니 어느덧 파도가 그 소리를 멈춘다. 종종대는 새소리가 그 빈자릴 메우고, 이내 탁 트인 수평선이 시야에 걸린다. 커다란 매물도를 품은 너른 바다. 이 섬의 길들이 따뜻해진 것처럼, 매물도와 그 바다도 햇살을 머금었다.

소매물도에서 가장 높은 망태봉(152m)을 지나면 이윽고 나무계단이 조성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이 구간은 섬의 양지바른 남쪽 자락을 걷는 길이다. 연둣빛이 비치는 황갈색 초지로 무성한 섬. 그 속살 사이를 굽이굽이 내려가면 너른 바다가 안고 있는 등대섬이 모습을 드러낸다.

본디 등대섬은 소매물도와 떨어진 곳이다. 다만 물때를 맞추면 둘을 잇는 몽돌밭인 약 70m 길이의 열목개를 건널 수 있다.

1917년 건립된 등대는 등대섬의 꼭대기에 있다. 그곳에 닿기까진 10~20분 계속되는 계단을 올라야 한다. 그러나 그만한 수고는 감수할 만한 곳이다. 숨을 헐떡이며 고개를 들면, 한눈에 품지 못할 바다가 펼쳐진다.

 

해쑥 지천…이맘때 먹어야 별미

도다리쑥국
 


봄이 오면 남도엔 은은한 풀내가 널리 퍼진다. 해쑥이 지천으로 그 얼굴을 내밀기 때문이다. 그 향을 제대로 맡으려면 먹어야 하는 것이 있다. 경남 통영의 향토음식인 ‘도다리쑥국’이 그것이다. 도다리쑥국은 보통 2월부터 4월까지, 이맘때 먹는 음식이다. 쑥의 잎·줄기가 여려 먹기 좋은 때가 지금인 까닭이다.

만드는 방법은 대강 이렇다. 쌀뜨물 육수에 된장을 풀고 토막 낸 도다리를 넣고 한소끔 끓인다. 모자란 간은 소금이나 새우젓으로 맞춘다. 마지막으로 대파와 고추를 넣고 쑥을 푸짐하게 올려 상에 낸다. 국물에 밴 진한 쑥향, 어떻게 끓였건 그 맛은 ‘봄맛’이다.

쑥은 고혈압·동맥경화 등 성인병을 완화하는 약용식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면역력을 높이고 피를 맑게 하며, 특히 각종 부인병을 개선하는 효능을 지녔다.


통영=이현진, 사진=김덕영 기자 abc@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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