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바로 여기!] 무등산 리프트…바람길 따라 녹음 속으로

입력 : 2019-07-12 00:00 수정 : 2019-07-13 23:49
무등산 리프트

녹음 만끽하며 향로봉까지 올라

모노레일 갈아타고 팔각정으로 굽이진 산세와 푸른 하늘 탁 트여

5·18기념공원도 광주 주요 명소 민주화운동 역사·정신 ‘생생’
 


세상엔 여름을 보내는 두가지 방법이 있다. 태양을 피하거나 아니면 즐기거나. 햇빛 한점 들어올 틈 없는 동굴로 가거나 구름 한점 없는 뙤약볕 아래 해변으로 가거나. 그런데 혹, 이 둘의 중간쯤에서 여름을 보내고 싶다면 광주 무등산에 리프트를 타러 가보자. 햇빛을 가려주는 무성한 초록 이파리들, 그 사이로 불어오는 시원한 산바람, 그리고 햇빛 쨍하게 빛나는 새파란 하늘을 한꺼번에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무등산은 광주광역시 북구 금곡동에 있는 해발 1187m 높이의 산이다. 신라시대의 고찰 증심사, 원효대사가 창건한 원효사 등 고찰과 암자가 많을 뿐 아니라 오래전 화산활동으로 생긴 절경인 무등산주상절리대 등이 있어 등산코스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이 뜨거운 여름에 땀 뻘뻘 흘리며 산을 오르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덥다. 그렇다고 여름 산이 주는 그 짙은 푸르름과 풀내음, 시원한 산바람을 포기하기가 못내 아쉽다면 걷는 대신 리프트와 모노레일을 선택하자.

 

무등산 모노레일

불어오는 산바람, 탁 트인 파란 하늘

리프트 승강장은 무등산의 동쪽 자락인 지산유원지 내에 있다. 이곳에서 리프트를 타고 향로봉 능선에 오른 뒤 모노레일로 갈아타고 향로봉 팔각정에 가는 것이 일반적인 경로다. 리프트만 타고 올라갔다가 바로 내려오거나, 등산로를 걸어 올라가서 모노레일만 탈 수도 있지만 길이 걷기에 만만치 않은 편이어서 대부분은 리프트와 모노레일 모두 타는 것을 선호한다.

무등산리프트는 스키장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리프트를 축소시켜놓은 듯 아담한 모양새로, 지붕도 벽도 없다. 자리에 앉은 뒤 안전바를 내리기만 하면 준비 끝. 공중에 매달린 의자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순간 이대로 괜찮은 걸까 의심스럽기도 하지만 의외로 안정적인 움직임 덕분에 이내 평온을 되찾는다. 전기로 움직이는 까닭에 리프트 소음이 거의 없어 발아래 산 깊은 곳에서 나는 바삭거림까지 귓가에 전해질 듯 고요하다. 마음이 평온해지자 금세 주변 풍광이 눈을 채운다. 초록이 짙어지다 못해 검어지기 직전인 나뭇잎들, 나뭇가지 사이사이에 숨어서 제 목소리를 뽐내는 새들, 사각사각 이파리를 흔들며 다가와 부드럽게 몸에 감기는 바람, 그리고 양쪽으로 갈라진 숲 사이로 쏟아지는 눈부시게 파란 하늘과 이글거리는 태양까지. 이 여름을 채우는 아름다운 것들이 여기 다 모여 있는 듯하다.

향로봉까지 걸리는 시간은 13분. 한 여름 낮 꿈을 꾸기에는, 산의 녹음을 만끽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하지만 이 아쉬움을 달래줄 모노레일이 기다리고 있다. 리프트에서 내려 5분여쯤 걸어가면 모노레일 승강장이다. 모노레일은 향로봉과 팔각정을 연결하는데, 공중을 가로질러간다. 심심산골 계곡 위에 설치된 레일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한데 기차를 타고 그 위를 달려야 하다니. 모노레일을 타려고 기다리는 관광객들의 눈에 순간 스치는 것은 그런 망설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예까지 왔으니 안 타고 돌아설 수는 없는 일. 기차에 올라타고 안전벨트를 매고 심호흡을 하니 출발이다. 공중으로 나가는 순간 아찔할 거란 예상은 산산이 부서지고 발아래 펼쳐지는 무등산 굽이굽이와 들쭉날쭉 봉우리들이 눈에 와 박힌다. 뒤이어 서쪽 방향에서 광주 시내 모습이 막힘없이 드러난다. 쉼 없이 와서 얼굴에 부딪히는 산바람까지 더해지니 마음은 막힌 데 하나 없이 탁 트여버린다. 이 코스의 백미는 이어 도착할 팔각정도, 이전에 거쳐온 향로봉도 아닌 이 모노레일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10여분의 운행 끝에 도착한 팔각정을 짧게 둘러보고 다시 모노레일에 탑승한다. 이번에는 반대편에 우뚝 선 무등산 정상 봉우리를 감상하며 달린다. 마침 구름 한점 없이 새파란 하늘을 이고 있는 모습은 도도하기까지 하다. 모노레일에서 내린 뒤 왔던 길을 되짚어 다시 리프트를 타고 내려가니 어느새 한시간이 지나 있다. 너무 길어 지루하지도 너무 짧아 아쉽지도 않은, 여름 한낮을 보내기에 딱 적당한 시간이었다.

 

5·18기념공원

역사 배우고 휴식도 취하는 5·18기념공원

광주에 갔다면 잊지 말고 들러야 할 곳 중 하나가 5·18기념공원이다. 5·18민주화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된 공원으로 5·18자료실, 시민군 조각상, 추모 승화공간 등이 마련돼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생생히 느낄 수 있다. 추모공간을 다 돌아본 뒤 바로 공원 밖으로 나가면 이 공원을 반만 본 셈이다. 추모 승화공간 뒤쪽에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공원을 한바퀴 도는 즐거움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빽빽하게 들어선 울창한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나무터널’이 한여름 뙤약볕을 막아주기 때문에 한낮에도 쾌적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길 중간중간 나무에 붙여진 이름표를 통해 ‘나무 공부’를 하는 재미도 솔찮다. 온종일 돌아다니느라 다리라도 저리다면 곳곳에 놓여 있는 벤치에서 쉬어가도 좋다.

이즈음 광주를 찾을 생각이라면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www.gwangju2019.com) 경기 관람도 해볼 만하다. 이달 28일까지 열리는데 수영뿐 아니라 다이빙·수구·수중발레 등 다양한 종목의 경기가 펼쳐진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대회인 만큼 평소에 접하기 힘든 수준 높은 경기를 볼 수 있는 기회다. 평소 수영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놓치지 말고 챙겨보자.



 

순대국밥 탱글하고 쫄깃해~


광주에서 요즘 가장 핫한 먹을거리는 광주송정역 앞 1913송정역시장에 모여 있다. 10여가지 식빵만을 판매하는데 빵이 나올 때마다 길게 줄을 서는 빵집, 남도의 특별한 먹을거리인 김부각을 판매하는 곳, 국산 팥으로 만든 과일양갱을 파는 가게 등 명소들이 즐비하다.

그중 가장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은 순대국밥을 파는 ‘영명국밥’이다. 1960년부터 대대로 이어온 가게로, 닭발로 육수를 내고 콩나물을 넣어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

특히 모둠국밥이 인기인데 흔히 보기 힘든 암뽕순대와 피순대·머릿고기 등을 듬뿍 넣어준다. 일행이 여럿 있다면 모둠수육도 시켜볼 만하다. 피순대와 머릿고기 외에 애기보 수육이 나오는데, 잡내가 거의 없고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광주=이상희, 사진=김덕영 기자 montes@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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