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맞이 정리] “공간 개선이 곧 마음 개선으로 이어져”

입력 : 2022-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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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11년차 정리정돈 전문가 황수연 대한정리정돈협회장이 경기 화성에 있는 사무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황수연 대한정리정돈협회장에게 듣는 정리의 기술

바구니 등으로 물건 자리 만들고 비슷한 속성 따라 끼리끼리 정리 

층층이 쌓지 말고 세워서 보관을

1년 이상 입지 않은 옷·해진 수건 등 ‘버리기’ 강조…비워야 채울 수 있어

물건 찾기 쉬워 불필요한 소비 줄고 우울증·갱년기 극복 등 긍정적 효과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이 있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새로운 마음을 먹는다. 이때 도움 되는 것 중 하나가 정리정돈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정리정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묵은 물건을 버리고 산뜻하게 새해를 시작하면 안 풀리던 일도 술술 풀릴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효율적으로 정리정돈을 할 수 있을까. 정리정돈 전문가인 황수연 대한정리정돈협회장(54)을 만나 비결을 들어봤다.

“집은 가장 편안한 공간이 돼야 해요. 힘들게 일하고 집에 왔는데 정리가 안돼 있으면 답답하고 화나죠.”

경력 11년의 정리정돈 베테랑인 황수연 회장은 “공간의 개선이 곧 마음의 개선”이라고 말했다. 그의 직업은 정리정돈 전문가다. 정리정돈 전문가란 가정이나 회사를 찾아가 공간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체계적으로 정리정돈하도록 돕는 직업이다. 그는 ‘정리정돈하기 좋은 날’이라는 블로그를 통해 정리 꿀팁을 공유하고, 정리정돈 전문가 인력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11년 전만 해도 그는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정리에 재능이 없던 그는 2011년 우연한 기회로 여성교육기관에서 정리정돈 관련 수업을 들으며 무질서한 공간을 질서 있게 만드는 정리정돈의 매력에 빠졌다. 이후 2013년 대한정리정돈협회를 창설하고,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교재와 강의안을 만들어 ‘정리정돈 전문가’ 민간자격증 허가를 받았다. 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정리정돈 전문가에 도전하고 있다.

“출산·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은 사회에 다시 나갈 때 걱정을 많이 해요. 정리정돈은 평소 하던 집안일과 연관돼 있어 다가가기가 쉽죠. 30∼60대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들이 정리정돈 전문가로 나서며 공간 탈바꿈에 앞장서고 있어요.”

정리정돈을 잘하는 비결은 뭘까. 황 회장은 세가지 수납법을 꼽았다. 첫번째는 하우스(집) 수납법으로, 물건에 ‘집’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바구니·거치대 등을 활용해 물건이 들어갈 공간을 만들면 된다. 두번째는 끼리끼리 수납법이다. 비슷한 속성의 물건끼리 모아서 정리하는 것이다. 마지막은 세로 수납법으로, 물건을 층층이 쌓아두지 말고 세워서 정리해야 한다. 쌓아서 정리하면 금세 물건이 다시 어질러진다.

“정리가 안된 집의 특징은 옷이나 물건이 구분 없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는 거예요. 수납법을 지켜서 물건을 정리하면 찾을 때도 간편하고, 샀던 물건을 모르고 다시 살 필요도 없죠. 공간이 깔끔해질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 도움도 됩니다.”

그는 ‘버리기’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물건을 잘 정리하려면 먼저 버려야 한다. 잘 버리려면 일단 커다란 쓰레기봉투를 옆에 두고 바닥에 정리할 물건을 쏟아놓는다. 그다음 버릴 물건을 골라내 쓰레기봉투에 담는다. 예를 들어 1년 이상 입지 않은 옷, 해진 수건은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버리는 게 망설여진다면 “그동안 고마웠어, 안녕”이라고 물건을 의인화해 말하면 한결 수월해진다.

“사람들이 속옷이나 수건처럼 몸에 닿는 물건을 유독 버리기 어려워해요. 버리려고 하면 걸레로 쓰게 놔두라는 말도 하죠. 버리기 연습을 해보세요. 의외로 억압된 자신을 해소하는 심리치료가 돼요.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정리정돈은 시각적 효과와 더불어 심리적 위안도 준다. 황 회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 중 하나는 극심한 갱년기에 시달리는 60대 여성의 집을 정리정돈한 것이다. 60대 여성은 우울증 때문에 집 정리를 전혀 하지 않았는데, 정리정돈 이후 집이 깔끔해지자 주변 사람들을 초대하면서 갱년기를 극복했다. 자신조차 머물기 싫었던 집이 다른 사람을 초대해 자랑하고 싶은 집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집구석이 이게 뭐냐’는 말이 있죠? 정리정돈을 집안일이라며 너무 쉽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요. 하지만 주부 혼자 모든 공간을 정리하는 건 쉽지 않아요. 주말에 온 가족이 마음먹고 정리정돈을 해보세요. 영 소질이 없다면 정리정돈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집을 깔끔하게 가꿔보세요. 좋은 기운을 얻어 활기차게 새해를 시작할 수 있을 거예요.”

화성=박준하 기자·사진=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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