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농부의 스타일] 지게 지고 비니 쓰고…이게 바로 농부의 ‘멋’

입력 : 2021-04-21 00:00 수정 : 2021-04-22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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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아웃도어를 입은 김성기씨의 평소 모습(왼쪽). 편하면서도 멋스러운 트랙슈트(재킷+팬츠)를 입은 김성기씨. 미나리와 비슷한 색감의 스카프로 포인트를 줬다(오른쪽). 의상협찬=커버낫

 

농민의 이미지를 바꿔주는 프로젝트 ‘파머쇼 2021’에 참여한 농민들의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파머쇼는 농축수산물 산지 직송 플랫폼인 ‘식탁이있는삶’과 패션 컨설팅업체인 ‘더뉴그레이’가 함께 진행하고 있으며, 농민들의 달라진 모습은 식탁이있는삶 온라인몰 ‘퍼밀(permeal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변신! 농부의 스타일] ② 미나리농가 김성기씨 

농작업 특성상 물 튈 일 많아 평소 일할 때 등산복 선호

건조 빠르고 통기성 좋은

기능성 트랙 재킷·팬츠 착용 ‘미나리 깔맞춤’ 스카프 포인트
 

대한민국 중년 남성의 전형적 패션이 있다. 바로 등산복 같은 아웃도어다. 도시와 농촌에 관계없이 중년 남성은 집에서나 밖에서나 아웃도어를 애용한다. 이는 아웃도어 제품들이 활동하기 좋은 기능성 소재로 돼 있어 편한 데다 특별한 스타일이 필요 없기 때문일 것이다.

경북 청도에서 미나리를 재배하는 농민 김성기씨(59)도 아웃도어를 즐겨 입는다. 일할 때나 외출할 때나 별 생각 없이 등산복을 주로 입는다는 것이다. 사실 패션이나 스타일에 대해 고민조차 해본 적 없는 농민들이 대부분인 것이 우리 농촌의 현실이다.

스타일링을 맡은 더뉴그레이의 권정현 대표는 김씨의 농작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옷을 골랐다. 김씨는 ‘한재미나리’로 유명한 청도군 청도읍에서 10여년째 미나리를 재배하고 있다. 무농약으로 키우는 미나리의 수확·선별·세척·포장은 모두 수작업으로 한다.

“물이 있는 곳에서 작업해야 하는 미나리농사의 특성을 감안해 선택한 옷은 기능성이 충분히 갖춰진 트랙재킷과 트랙팬츠입니다. 겉감은 탄탄하고 안감은 부드러워 작업복으론 제격이죠.”

권 대표의 설명이다. 앞 지퍼가 달려 있어 활동성이 좋은 트랙재킷은 운동선수가 경기복 위에 입던 옷에서 비롯돼 ‘트랙(Track·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겉감은 내구성이 좋고 가벼운 나일론 소재로 건조가 빨라 습한 환경에서도 옷감이 쉽게 상하지 않는다. 안감은 그물망 같은 메시 소재로 통기성이 좋고 땀 배출이 잘된다. 바지도 트랙재킷과 같은 소재의 트랙팬츠를 택했다. 이같은 트랙슈트(트랙재킷+트랙팬츠)는 대부분의 농작업을 할 때 유용하다.

김씨의 스타일링에서 포인트를 준 부분은 스카프다. 스카프는 단순히 멋을 내는 것뿐 아니라 목 부분이 타지 않게 하고 보온기능도 있어 간편하게 이용하기 좋은 아이템이라는 게 권 대표의 설명이다. 스카프 색은 미나리와 유사한 초록색 계열로 일명 ‘깔맞춤(컬러플레이)’을 했다.

“자연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최고의 교재’라고 하잖아요. 스타일링에 있어 자연의 색 조합은 훌륭한 참고자료가 될 때가 많습니다. 농민들도 주변의 논밭이나 농산물·농기구 등 다양한 요소에서 색 조합을 발견하고 비슷한 색으로 옷을 맞추면 손쉽게 스타일링을 할 수 있어요”

권 대표는 이렇게 말하며 비니와 크로스백으로 김씨의 스타일을 완성했다. 머리숱이 적다는 단점을 검은색 비니를 이용해 보완하면서 멋을 낸 것이다. 또 작업할 때 필요한 도구나 소지품을 크로스백에 넣어 다니면 스타일을 살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옷을 갈아입은 김씨가 미나리를 옮길 때 쓰는 지게 앞에서 포즈를 취하자 아웃도어를 입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최근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미나리>의 포스터 모델이라고 해도 믿지 않을까. 왠지 표정까지 달라 보이는 김씨는 연신 “허허”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젊었을 땐 잘생겼다는 소리를 꽤나 들었지요. 이렇게 입으니 20년은 젊어진 것 같네요.”

김봉아 기자 bong@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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