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바람! 등산] #2030 #산 탈 땐 레깅스 #코뿔소 바위 인생샷 #NO후회

입력 : 2021-04-12 00:00 수정 : 2021-04-12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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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가방에 야무지게 챙겨온 김밥·과일·컵누룽지 등 점심이 산해진미가 부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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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등산 동호회 산 쓰리 회원인 이다영씨(왼쪽부터), 모임장 허재영씨, 회원 우연지씨가 북한산 코뿔소 바위에 걸터앉아 인증 샷을 찍고 있다. 레깅스, 동호회 로고를 붙인 모자, 은은한 색감의 등산재킷 등 2030 등산인만의 패션 센스가 돋 보인다. 김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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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쓰리 회원들이 북한산 암릉을 타고 있다.

[신바람! 등산] “오늘은 북한산 비봉”…등산 동호회 ‘산쓰리’ 따라가보니

코로나로 실내 체육시설 문 닫자 부족한 운동량 채우려 산행 택해 1년 만에 회원수 300명 ‘큰 인기’

편하고 피트 좋은 ‘레깅스’ 입고 하산 필수템 ‘무릎보호대’ 챙겨

SNS에 올릴 사진 거침없이 ‘찰칵’ 정상 올라 절경 마주하면 ‘엄지척’

 

‘산린이’라고 들어는 봤나. 산린이는 ‘산’과 ‘어린이’의 합성어로 등산 초보자를 일컫는 말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헬스장·수영장이 줄줄이 문을 닫자 2030 산린이가 부쩍 늘었다. 부족한 운동량을 야외 활동인 등산으로 채우려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이 기폭제가 돼 어느새 2030은 새로운 등산문화를 주도하는 주축으로 떠올랐다. 매일 산을 오르는 한 2030 등산 동호회를 따라가봤다.


북한산 비봉(560m). 서울 은평구 불광역에서 만난 2030 등산 동호회 ‘산쓰리’ 회원들의 오늘 목표지다. 산쓰리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유행 때 생긴 동호회로 올해 1주년을 맞이했다. 회원수는 300명에 이르며, 평일·주말 할 것 없이 매일 등산 일정이 있다. 이날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모임 5인 제한에 따라 모임장이자 디자이너인 허재영씨(38), 회원인 간호사 이다영씨(32), 디자이너 우연지씨(31) 세명만 등산에 동참했다.

“2030 등산동호회 붐은 코로나19가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저도 헬스장이 문 닫는 바람에 운동할 방법이 없어서 싫어하던 등산을 시작했죠. 지금은 주 2∼3회 산에 오를 정도로 등산 애호가가 됐어요.”

모임을 만들기 전 허씨는 산과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그러다 아는 동생의 권유로 서울 관악산에 오르게 됐고, 산을 오르는 기분과 정상에서 즐기는 풍경에 마음을 빼앗겼다. 그렇게 하루 이틀 오르던 산은 어느새 그의 일상 속 한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등산 준비는 산행 때 먹을 간식을 사고, 입구에서 준비운동을 마치면 끝이다. 세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니 패션에 저절로 눈이 간다. 2030 등산인은 옷의 기능성뿐만 아니라 색감이나 디자인·피트(Fit)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요즘 가장 핫한 등산 패션은 ‘레깅스’다. 이날도 허씨와 이씨는 레깅스를 입었다.

“남녀를 불문하고 레깅스를 많이 입어요. 남자는 레깅스에 반바지, 여자는 레깅스에 반스타킹이 정석이죠. 등산 바지보다 활동성이 좋고 무엇보다 피트가 살아요.”

그렇다면 등산 때 빼놓으면 안되는 필수품은 뭐가 있을까. 이씨는 등산화와 무릎보호대를 꼽았다. 등산화만큼 ‘비싼 게 장땡’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장비가 없단다. 또 무릎보호대는 하산 필수템이다. 흔히 산을 오를 때 더 힘들 거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산을 내려갈 때 자신의 무게가 실려 다치기 쉽다. 무릎보호대는 이를 방지한다. 이씨는 “요즘은 주머니에 쏙 들어갈 정도로 작은 무릎보호대도 나와서 편하다”고 설명했다.

2시간 정도 바위산을 오르자 어느새 향로봉에 이르렀다. 가쁜 숨을 몰아쉬는 것도 잠시, 산쓰리 회원들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며 돗자리를 폈다. 김밥·샐러드·샌드위치·과일 등 가방에서 주섬주섬 꺼내는 음식들은 산에서 차리는 밥상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다채롭다. 허씨는 컵누룽지를 먹으려고 보온병까지 챙겨왔다. 산에선 컵라면이 진리지만 워낙 많이 먹어서 이젠 물린단다. 향로봉에 부는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먹는 따뜻한 누룽지는 그야말로 꿀맛. 산해진미가 안 부럽다.

“동호회에선 다이어트하려고 등산한다는 사람은 거짓말쟁이라고 불러요. 산 오르고 나서 먹는 음식이 얼마나 맛있는데요.”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향로봉에서 20여분 더 올라가자 코뿔소 바위가 나온다. 이들은 코뿔소 바위의 콧잔등에 올라가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인증샷을 남겼다. 보기만 해도 아슬아슬한 상황이지만 ‘인생샷’을 건지기 위해선 거침없다. 인증샷은 2030 등산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필수기 때문. ‘운동하는 간호사’ 이씨, ‘아차산 불주먹’ 우씨 모두 SNS에서 인기 있는 등산 인플루언서(유명인)다. 이들의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보면 산 정상에서 찍은 사진과 그날 등산 코스를 확인할 수 있다.

이씨는 “등산 중 SNS에 사진을 업로드하면 디엠(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마침 그 산을 오르던 다른 2030 등산인으로부터 같이 등산하자며 연락이 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비봉은 코뿔소 바위 바로 옆에 있는데 올라가는 길이 상당히 가파르다. 비봉에 올라가면 거친 암릉과 하늘이 맞닿은 숨 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경관이 기다리고 있다. 봉우리엔 신라 제24대 진흥왕 순수비가 세워져 있어 비봉이라고 부른다.

2시간30분의 산행 끝에 펼쳐진 장관에 산쓰리 회원들은 “이 맛에 등산한다”며 엄지를 치켜올렸다.

“예전에는 취미가 등산이라고 하면 소위 말하는 ‘아재 취미’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요새 등산은 2030에게는 ‘힙한’ 취미로 통해요. 힘든 산행을 마치면 늘 정상이 있다는 사실이 용기를 주죠. 등산이 겁나더라도 일단 한번 산에 올라가보세요.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박준하 기자 ju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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