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의 기술] “구간별 체력 배분은 필수, 스틱 쓰면 보행속도 도움”

입력 : 2021-04-12 00:00 수정 : 2021-04-12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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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인 국립등산학교 교육운영실장이 안전한 산행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전문가에게 배우는 ‘등산의 기술’

 

산을 오르는 일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잘못된 방법으로 산을 오르거나 체력에 맞지 않게 무리하면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 등산 초보도 안전하게 산을 오르는 방법을 산림청이 설립한 등산교육 전문기관인 국립등산학교에서 배워봤다. 국립등산학교는 청소년·일반인 및 전문가를 대상으로 다양한 등산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설악산에서 실족 부상사고가 가장 많이 나는 곳은 귀면암이에요. 코로나19로 대피소가 모두 폐쇄되니 당일 대청봉으로 올랐다 내려가는 무리한 일정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데, 거의 다 내려와 도착한 귀면암에서 다리가 풀려 다치는 거죠.”

강원 속초 설악산 자락에 위치한 국립등산학교에서 만난 안중국 교장의 이야기다. 안 교장은 자신의 등산 실력을 알고 기초체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교장의 조언을 먼저 들은 후 정가인 국립등산학교 교육운영실장과 함께 인근 야산을 오르며 본격적인 등산교육에 나섰다.

확실히 등산은 체력 소모가 많은 운동이다. 정 실장은 “집에서 가만히 쉴 때 산소요구량을 1이라고 한다면 약 9㎏ 무게의 배낭을 메고 산을 오를 때 산소요구량은 8.8 정도로 그만큼 힘들다”며 “평지에서 시속 6㎞로 걸을 경우 산소요구량은 쉴 때의 4배 정도”라고 말했다.

정 실장이 알려주는 올바른 등산법은 이렇다. 등산할 때는 효율적으로 몸을 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불필요한 동작을 줄여 무게중심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발바닥 전체로 노면을 디뎌야 한다. 보폭을 평소보다 골프공 하나 크기 정도 좁히면 더 안정적이다. 가능하면 양손에는 아무것도 들지 말고, 발걸음에 호흡을 맞춰 숨 쉬는 데 집중하면서 걸으면 몸이 덜 지친다.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되 등산 40%, 하산 30%, 예비 30%로 체력을 배분하는 것이 좋다. 동네 뒷산만 오르내릴 것이 아니라 큰 산에도 가고 싶다면 더욱 유의할 점이다. 거리당 소요 시간을 체크하면서 미리 체력을 점검하고 훈련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유명한 등산 격언이 있죠. ‘땀 나기 전에 벗고, 배고프기 전에 먹고, 지치기 전에 쉬어라’는 말입니다. 문제가 생기기 전에 미리 대처하라는 얘기죠.”

정 실장은 이렇게 말하며 등산할 때는 건빵·치즈·초콜릿·육포 등 고열량 행동식을 꼭 챙겨 중간중간 먹어두라고 조언했다. 물은 약간 부족하다고 느낄 정도로 마시는 것이 좋다. 벌컥벌컥 마시는 것보다 3분의 1 모금 정도 입에 머금다가 조금씩 목구멍으로 넘기는 것이 요령이라고 한다. 개인차는 있으나 6시간 산행에 물은 1ℓ 정도 준비하면 된다.

산행할 때 가장 괴로운 부분인 무릎 통증과 허벅지 경련 등은 등산 스틱을 이용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정 실장은 “스틱을 사용하면 20∼30% 정도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고 보행 속도는 15% 정도 높일 수 있다”며 “스틱은 팔꿈치가 90도로 굽혀지도록 길이를 조정하고, 바위가 아니라 흙에 스틱을 디뎌야 한다”고 충고했다.

마지막으로 정 실장이 강조하는 등산 에티켓에 대해서도 알아두자. 등산할 땐 한줄로 걷는 것이 기본 예절이다. 좁은 길에선 내려가는 사람이 올라오는 사람에게 길을 양보해야 한다. 오르막을 걷는 사람이 체력적으로 더 힘들고 시간도 촉박해서다. 추월할 때는 앞서가는 사람에게 양해를 구한 후 앞질러야 한다.

스피커로 음악을 틀거나 산정에서 ‘야호’를 외치는 것도 피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 싫어할 수도 있고 야생동물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이다. ‘야호’는 조난당했을 때 구조를 요청하는 신호로 사용되기도 한다.

음주 등산도 타인에게 피해를 줄 뿐 아니라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금해야 한다. 또 쓰레기는 되가져가 다음의 아름다운 산행을 기약하자.

속초=이연경, 사진=이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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