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의 꽃] 봄향기를 한가득, 花력 집중

입력 : 2021-02-22 00:00 수정 : 2021-02-22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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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이연경 기자(오른쪽)와 플로리스트 최연희씨가 직접 만든 꽃꽂이 작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요즘은 꽃으로 얼굴을 가리고 사진을 찍는 것이 유행이다.

꽃 구매부터 관리까지, 직접 해보는 꽃꽂이

장미·백합 등 줄기 끝 사선으로 잘라주고 라넌큘러스·히아신스·튤립 등은 직각으로

플로럴폼에 꽂을 땐 2㎝ 깊이로 비스듬히 서늘한 곳에 두고 설탕물 주면 오래 싱싱

 

특별한 날, 특별한 사람에게 선물할 때만 꽃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일상생활 속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꽃을 즐길 수 있다. 꽃꽂이 원데이클래스(일일강습)에 참여해 새로운 취미를 가져보거나 꽃을 정기적으로 배송받으며 스스로에게 설렘을 선물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혹은 지나가다 눈에 띄었다는 이유만으로 꽃을 사도 된다. 아름다운 꽃을 즐기려는데 무슨 특별한 이유가 필요하겠는가. 그런데 그것 아시는지? 우리가 일상 속에서 꽃을 즐기는 소소한 기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화훼농가에는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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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본지 이연경 기자가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훼공판장 내 생화꽃도매시장에서 꽃을 구입하고 있다.

솜씨를 내서 집을 꾸미고 싶거나 일상적으로 꽃을 즐길 수 있는 취미를 갖고 싶다면 꽃꽂이를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요즘은 다양한 유튜브 채널은 물론, 하루 만에 꽃꽂이를 배울 수 있는 원데이클래스도 많다. 꽃꽂이에 관심은 있지만 아직 못해본 이들을 위해 플로리스트의 도움을 받아 꽃꽂이 재료 구입부터 작품 완성까지 기자가 직접 체험해봤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훼공판장 내 ‘생화꽃도매시장’에 들어서자 절정을 맞은 봄 향기가 마스크 너머에 와닿는다. 이곳은 이름과 달리 도매와 소매를 함께 취급하는데, 1층에서는 절화를, 2층에서는 바구니·화병 등 부재료를 판매한다.

“화훼시장은 바깥보다 한계절 앞섭니다. 바깥은 겨울인데 여긴 봄꽃인 튤립이 철이죠. 꽃꽂이 작품의 주인공인 메인(Main) 꽃, 공간을 채워주는 필러(Filler) 꽃, 그리고 부재료들을 사볼까요?”

플로리스트이자 꽃꽂이 강의업체 ‘너도 꽃’ 대표인 최연희씨의 설명을 들으며 시장 구석구석을 누비다가 분홍색과 노란색이 섞인 망고튤립을 발견했다. 최근 국산 품종화에 성공해 외국산보다 대폭 저렴해진 튤립이라 10송이 한단에 1만원 정도란다. “메인 꽃을 망고튤립으로 하고 싶다면 필러 꽃도 노란색과 분홍색으로 색깔을 맞추는 것이 좋다”는 최 대표의 조언에 따라 노란색 꽃으로는 프리지어·알스트로메리아·라넌큘러스 등을, 분홍색 꽃으로는 거베라와 카네이션 등을 한단씩 구입했다.

최 대표는 “수채화 같은 튤립 색에 맞춰 색깔에 농담을 주는 그러데이션(Gradation) 방식으로 꽃꽂이를 하는 것도 좋다”며 “꽃을 구경하면서 어떻게 꽃꽂이를 할지 구상하는 것도 재미있다”고 덧붙였다.

꽃을 구경하러 온 얼마 안되는 손님들이야 봄 기운을 만끽하며 신이 났지만, 상가 분위기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20여년째 이곳을 지키는 이우분 사장은 “예년 같으면 밸런타인데이나 입학식·졸업식으로 한창 바빠야 하는데 코로나19 탓에 대목이 실종됐다”며 씁쓸해했다. 다른 상가의 신지원씨도 “주거래처가 꽃집인데 여러 곳이 폐업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재료를 구매했으니 이제 꽃꽂이에 도전할 차례. 우선 재료 손질부터 시작했다. 꽃꽂이에 쓸 플로럴폼(일명 ‘오아시스’)은 물에 완전히 잠기도록 적셔놓고, 꽃과 부재료는 줄기 아래쪽 잎을 제거해준다. 잎이 물에 닿으면 빨리 썩기 때문이다. 또 날카로운 가시가 있는 장미는 꽃봉오리에서부터 5㎝ 정도 떨어진 부분를 잡고 신문지를 두껍게 뭉쳐 줄기를 슥슥 훑으면 잎과 가시가 손쉽게 제거된다.

“요즘은 정확한 대칭보다 관리 안한 정원처럼 꽃이나 잎이 마구 뻗은 것 같은 스타일이 유행이에요. 자연스러운 멋을 살리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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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꽃의 줄기 끝을 잘라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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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꽃을 플로럴폼에 꽂을 땐 비스듬하게, 2㎝ 정도 깊이로 꽂는다.

최 대표의 설명에 따라 플로럴폼에 한줄기씩 조심스럽게 꽃을 꽂았다. 플로럴폼에 꽃을 꽂을 때는 직각이 아니라 비스듬히 사선으로 꽂아야 한다. 또 줄기 끝이 플로럴폼의 중심점을 향하면서 물을 잘 흡수할 수 있도록 2㎝ 정도 깊이로 꽂는다.

“흔히 줄기 끝을 사선 모양으로 잘라야 한다고 하죠? 하지만 꽃마다 자르는 방식이 달라요.” 최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장미나 백합처럼 줄기가 단단한 꽃은 사선으로 잘라야 한다. 반면 라넌큘러스·히아신스·튤립·거베라·알스트로메리아·아네모네 등 줄기가 약하거나 비어 있는 꽃은 줄기를 반듯하게 잘라야 한다. 사선으로 자르면 물러져서다.

이렇게 꽃을 자르고 꽂길 반복하며 플로럴폼을 채워가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꽃꽂이 작품이 완성된다. “열심히 만든 꽃꽂이 작품을 오래 보려면 햇빛이 안 드는 서늘한 곳에 두고, 설탕 1작은술 정도를 푼 물을 부어주는 것이 좋다”고 최 대표는 마지막으로 설명했다. 특히 집이 건조하면 하루에 한컵 정도 플로럴폼에 물을 부어주고, 플로럴폼이 아닌 화병에 꽃을 꽂았다면 설탕물을 매일 갈아주는 것이 좋단다.

‘집에 가자마자 설탕물부터 부어줘야지’ 생각하며 정성껏 만든 꽃꽂이 작품을 조심스레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이미 마음엔 고운 봄빛이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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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완성된 꽃꽂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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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경 기자 world@nongmin.com, 사진=이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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