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 정기구독] “고객님 이번주에도 ‘선물’ 도착했습니다”

입력 : 2021-02-22 00:00 수정 : 2021-02-22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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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훼 정기구독의 세계
 

비대면이 일상으로 자리 잡으며 ‘화훼 구독’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는 어떤 꽃을 살까 고민할 필요 없이 일정한 주기로 집에서 다채로운 꽃을 만날 수 있다. 생산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수요절벽을 타개할 방안을 ‘구독경제’에서 찾는다. 꽃은 더이상 ‘특별한 화려함’이 아닌 ‘소소한 즐거움’으로 우리네 일상에 자연스레 스며들고 있다.

 

정기적으로 꽃 배달해주는 서비스 인기

이용자 “어떤 꽃 올지 궁금…매번 설레”

비대면방식 만족 도 높고 정서안정 등 도움    

생산자 “코로나 상황 속 ‘숨통’ 틔우는 판로”

기업·기관에도 문화 확산…꽃구독 미래 ‘활짝’



정기적으로 새 꽃 받는 사람들 “서로 모르는 사람을 만나러 갈 때 느끼는 설렘이라고 할까요. 택배를 받기 전 어떤 꽃이 올지 정말 궁금하거든요. 이 맛에 꽃을 구독합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김원미씨(41)는 꽃 구독 전문업체 ‘블룸박스’에서 ‘단골 중의 단골’로 꼽힌다. 김씨는 이 업체로부터 2주에 한번꼴로 꽃을 받는데, 장미ㆍ튤립ㆍ프리지어 같은 절화가 한단 정도씩 담긴 상자가 택배로 배송된다. 또 처음 구독할 땐 선물로 화병을 받았고 꽃의 신선도를 유지해주는 생화보존제도 배송 때마다 덤으로 따라온다.

“워낙 꽃을 좋아해 화훼시장을 제집 드나들 듯 했는데 코로나19 탓에 갈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우연히 인터넷에서 꽃 구독업체를 찾게 된 거예요. 2주에 한번 제철에 맞는 각양각색의 꽃을 만끽할 수 있으니 대만족입니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사는 이진선씨(44)도 꽃 구독을 일상의 활력으로 삼는다. 그는 “한달에 4만∼5만원만 투자하면 꽃의 화려한 색과 풍부한 향으로 집 안을 화사하게 만들 수 있다”면서 “특히 아이들과 함께 꽃을 다듬고 물을 주는데 자녀의 정서 안정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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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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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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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

생산자에겐 새 판로 역할 꽃 구독 활성화는 화훼농가에도 새로운 기회다. 코로나19로 경조사 같은 각종 행사에 따른 화훼 수요가 꽉 막힌 상태에서 소비자의 지갑이 열리는 것이 고무적이다.

전남 광양시 옥룡면 산남리에서 스타티스 계열의 <핑크터치>와 알스트로메리아 등을 키우는 김유나씨(33)도 블룸박스에 납품하면서 한시름 덜었다. 제값을 받기 어려운 공판장과 견줘 15∼20% 높은 값에 팔 수 있게 된 것이다. 김씨는 “<핑크터치> 자체가 대중에게 낯선 꽃이라 온라인이라고 잘 팔릴까 싶었는데 기우였다”면서 “이 업체에서 나오는 매출액만 월평균 200만원 내외”라고 말했다.

꽃 구독은 단순히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견실한 화훼농가를 발굴하고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 대중에게 소개한다. 블룸박스의 박건태 대표는 “농가가 양질의 꽃을 생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는지 등의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다”면서 “이런 과정을 통해 꽃을 구독하는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고 농가를 키워주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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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정기구독하는 이진선씨(서울 동작구)가 택배로 받은 튤립 등을 상자에서 꺼내고 있다.


‘1T1F 운동’으로 사무실 꽃 생활화도 확산 일상에서 꽃을 즐기는 구독문화는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이 주도하는 ‘사무실 꽃 생활화(1 Table 1 Flower·원 테이블 원 플라워) 운동’이 대표적이다. 이 운동은 2016년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위기에 빠진 화훼업계를 살리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는데 공공기관은 물론 기업과 단체에서도 참여가 줄을 잇고 있다. 농식품부와 농협은 2월초 화훼 소비촉진 차원에서 300만송이의 꽃을 사들인다는 계획을 내놨다.

강원 강릉시도 최근 각 실ㆍ과, 읍ㆍ면ㆍ동사무소마다 정기적으로 꽃을 구독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화훼농가를 돕는 것은 물론 꽃이 직원들의 심리적ㆍ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삼성 역시 지난해부터 각 사업장의 구내식당 등에 절화가 담긴 화병을 비치하는 등 꽃 생활화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꽃 구독시장은 앞으로도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꽃 구독을 처음 도입한 ‘꾸까’ 외에도 ‘꽃사가’ ‘데일로즈’ ‘어니스트플라워’ ‘두시’ 등 업체들이 비슷한 서비스를 내세우며 각축을 벌이는 중이다. 꾸까 관계자는 “현재 구독자가 25만명에 달하고 월 매출액이 10억원이 넘을 때도 있다”면서 “특히 20∼30대 여성을 중심으로 구독자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는 것이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김태우 국회입법조사처 산업자원팀 입법조사관보는 “소유보다는 경험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퍼지면서 꽃 구독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화훼업계는 이런 변화에 발맞춰 꽃 구독시장을 세분화하고 개별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다양한 상품 개발에 나서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이문수 기자 leemoonsoo@nongmin.com, 사진=김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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