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Zoom 人] “의성 마늘 넣어 입맛 공략”…지역 맞춤 양식으로 ‘맛집’ 등극

입력 : 2021-06-09 00:00
01010100901.20210609.900024270.05.jpg
소준호 달빛레스토랑 대표가 수제피자(쟁반 윗부분)와 돈가스 위드 갈릭(아래쪽)을 소개하고 있다.

[농촌 Zoom 人] 소준호 달빛레스토랑 대표

영국서 요리 배우고 돌아와 인천 호텔서 요리사로 일해

‘개인 레시피 승부’ 꿈 갖고 2019년에 고향으로 귀촌 

의성군 지원센터 도움 받고 청년회원들과 아이디어 나눠

7가지 메뉴 … 남녀노소 호응

 

‘달빛레스토랑’은 경북 의성군 안계면에 간다면 꼭 들러야 하는 맛집 중 하나다. 7가지의 정통 양식 메뉴가 학생이나 인근 직장인뿐 아니라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불문하고 취향을 저격한 것.

2019년 귀촌한 소준호 달빛레스토랑 대표(30)는 시골에서 생소한 양식 레스토랑을 ‘로컬 맛집’으로 만들었다.

“지역에 처음 보는 레스토랑이 생겼다고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고향이라 손님들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도 훨씬 수월했죠.”

달빛레스토랑의 인기 비결은 지역 맞춤형 메뉴 구성이다. 양식당 하면 흔히 값비싼 쇠고기 스테이크를 떠올리지만 이곳에는 스테이크가 없다. 대신 1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돈가스가 있다. ‘돈가스 위드 갈릭(with garlic)’은 고기를 재우고 소스를 만들 때 마늘이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그는 다른 지역 마늘보다 특유의 향이 강한 의성 마늘을 사용한다.

“의성 마늘을 쓰면 요리를 할수록 알싸한 맛은 날아가고 고소한 맛이 배가됩니다. 마늘과 다른 재료들은 꼭 안계오일장에서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본 후 구매하지요.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신선한 음식을 손님들에게 대접하기 위한 원칙이라고 할까요.”

그는 도시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잔뼈가 굵은 요리사다. 영국 웨스트민스터 킹스웨이 칼리지에서 전문적으로 요리를 배웠고, 인천의 한 호텔에서 일했다. 마음 한편엔 개인 레시피(조리법)로 승부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지만, 매일 프랜차이즈 업체와 경쟁하느라 상황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가 고향으로 돌아온 것은 다양한 레시피를 개발하고 손님들의 반응을 가까이서 느끼기 위해서였다.

“목표를 향해 전력 질주하는 도시에서의 생활이 지겨웠어요. 그곳에선 나만의 메뉴를 개발하고 즐기면서 요리할 짬이 안 났죠. 결심이 서자마자 망설임 없이 이곳에 돌아온 거예요. 고향으로 와서는 여기서 만난 친구들과 레시피를 연구하며 저만의 메뉴를 만들었죠.”

‘수제 피자’는 소 대표가 오랜 시간 고민해 만든 특별한 레시피다. 피자를 먹을 때 빵(도)의 동그란 끝부분을 맛이 없어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피자 도를 바삭한 페이스트리로 만들어 남김없이 먹도록 한 것이다. 네모난 피자에 큼지막하게 올려진 페퍼로니, 도에 뿌려진 새하얀 슈거파우더를 보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도 손색없을 만큼 눈이 즐겁다. 손님들이 SNS에 올린 사진을 보고 찾아온 관광객들도 꼭 이 피자를 찾는다. 페퍼로니의 짠맛과 슈거파우더의 달달한 맛이 ‘단짠단짠’ 조화를 만들어 끊임없이 먹게 된다는 것이 손님들의 평이다.

01010100901.20210609.001308075.02.jpg
달빛레스토랑에 붙어 있는 표지판. 소준호 대표는 의성군의 지원을 받아 창업했다. 의성=김병진 기자 fotokim@nongmin.com


이렇게 소 대표가 자신만의 메뉴를 연구하고 개발할 수 있었던 건 의성군의 지원과 다른 청년들의 도움 덕분이다. 의성군은 2014년부터 최근까지 소멸위험이 높은 지역 전국 1위로 꼽혔다. 군은 이를 해결하고자 2019년 ‘이웃사촌지원센터’를 세워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을 지역에 불러 모으기 시작했다. 소 대표 역시 센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창업자금을 지원받았다. 또 센터에서 만난 청년 창업가들과 한달에 두번씩 모여 창업 아이디어를 나눴다. 지금 판매하는 돈가스와 피자도 모두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한 메뉴다.

“비슷한 목표를 가진 친구들과 모여 아이디어를 내다보면 지역을 위해 우리가 힘을 합쳐야 할 일이 보여요.”

소 대표의 목표는 최근 시작한 케이터링(Catering·행사나 연회 때 음식을 만들어 제공하는 일)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역 행사·모임이 주춤해진 만큼 다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달빛레스토랑의 음식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01010100901.20210609.001307452.02.jpg
달빛레스토랑의 입간판.

“달빛레스토랑의 ‘달’은 젊은층을 뜻합니다. 시골에는 젊은층이 많이 없어서 밤이 어둡거든요. 더 많은 청년이 지역에서 자유롭게 꿈을 펼치고 농촌의 밤을 달빛처럼 밝게 비춰줬으면 좋겠습니다.”

의성=서지민 기자 west@nongmin.com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