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Zoom 人] “낭만적 귀농생활요? 얼른 꿈 깨세요!”

입력 : 2020-10-28 00:00 수정 : 2021-01-0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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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귀농기를 담은 책 ‘청년농부 괴산에 산다’를 낸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재규씨는 일이 있어 함께하지 못했다.

[농촌 Zoom 人] 솔직한 귀농기 담은 책 발간한 청년농 11인

4-H연합회원으로 만난 23∼38세 이력 다양 농부들

생계·육아 등 현실 문제와 농촌의 매력·꿈 얘기 펼쳐

31일 유튜브로 북콘서트 

 

영화 ‘리틀 포레스트’ 같은 낭만적인 귀농생활을 꿈꾸는가? “내 입에 들어갈 밥보다 돼지밥부터 먼저 챙기는 게 귀농인데 뭔 소리에요.” 여기 그 환상을 산산이 깨부수는 청년농부 11명이 있다.

충북 괴산에 사는 이들은 농촌생활의 진면목을 보여주고자 생생한 귀농기를 모아 책 <청년농부 괴산에 산다>를 냈다. 4-H연합회 회원으로 만난 이들은 23∼38세의 창업농과 후계농, 축산업 종사자부터 과수 농부, 육묘장 사장님까지 다양한 이력을 지녔다.

괴산 4-H연합회장이자 후계농인 김성규씨(32)는 귀농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가진 이들을 보면 귀농하지 말라고 한다.

“특히 귀농 초반엔 농사만 지어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른 업도 병행해야 해요.미리 부업까지 계획해놓지 않으면 귀농에 성공하기 정말 어려워요. 그래서 환상만 가지고선 하지 말라고 말리죠. 귀촌이라면 몰라도요.”

기반이 있는 후계농도 힘든 것이 농사인데, 기반부터 마련해야 하는 창업농은 더욱 힘들고 고되다. 창업농인 김지영(33)·김진민씨(28) 부부도 말한다.

“시골 어르신들은 창업농을 ‘고아’라고 부르세요. 얼마나 고생을 해야 할지 짐작 가시죠?”

이들도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했을 때 자본이 마땅치 않은 데다 빌린 땅이 경사지고 돌투성이라 고생을 많이 했다. 어느덧 귀농 5년차, 친환경농업을 할 뿐 아니라 스마트팜까지 운영하고 있지만, 한해 결산을 해보면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기지는 못한다.

“돈을 많이 버는 게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면 귀농해서는 안돼요. 억 단위 매출을 올렸다고 해서 성공적 귀농이라고 말할 수도 없고요. 끝없이 투자하고 보수해야 하니 매출보다 실속이 중요한 게 농사예요.”

수익만이 아니다. 농촌에서의 삶을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문제들은 더 있다. 특히 젊은 부부들이 첫번째로 꼽는 것은 아이 키우는 일이다.

“괴산엔 소아과가 없거든요. 둘째가 열이 3일 이상 떨어지지 않아서 청주의 어린이 종합병원에 갔는데 1시간 동안 대기만 하다가 돌아온 적도 있어요.”

젊은 부부의 고민이 육아라면 미혼인 청년농부들은 연애와 결혼이 고민이다. 지역에 젊은이들이 워낙 드물기도 하고, 혹시나 운 좋게 다른 지역 사람을 소개받더라도 결혼까지 성사되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농사지으려고 시골로 내려올 때 어른들께서 결혼부터 하고 오라셨거든요. 그 말씀이 정말 맞아요.”

청년농부들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여러모로 불편하지만 그래도 농촌은 이들의 삶의 터전이고 농업현장이 이들의 일터다. 이곳에서 누군가는 4대를 잇는 100년 농가의 꿈을 꾸고, 다른 누군가는 동물과 사람이 모두 행복한 동물복지농장을 만들겠다는 꿈을 꾼다. 농촌문화를 바꾸겠다는 꿈을 가진 이도 있다.

이들이 모여 31일 오후 2시에 유튜브 생중계 ‘괴산청년농부 북콘서트’를 연다. 실시간 퀴즈에 참여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책과 신선한 농산물을 선물한다. 무엇보다 알찬 귀농 꿀팁을 얻을 기회를 놓치지 말자.

괴산=이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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