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하는 흙 전문가’ 현해남 제주대 생명자원과학대학 교수

입력 : 2020-05-20 00:00 수정 : 2020-05-21 00:08

 

“유튜브, 농업정보 더 많이 더 쉽게 전달할 방법으로 딱!”

4월 중순 첫 강의영상 업로드 다양한 흙·비료 이야기 풀어내

채널 개설 두달…1300여명 구독

20년 동안 수집한 자료 바탕으로 동영상 1000개 올리는 게 목표

앞으로 웹툰에도 도전할 계획


“안녕하세요. 흙과 비료 이야기 동영상 강의를 시작하겠습니다.”

모든 길이 통한다는,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 있다는 유튜브 세계에 ‘흙 전문가 교수님’이 뛰어들었다. 제주대학교 생명자원과학대학 교수 현해남이다. 유튜브 채널 이름은 ‘현해남 교수의 흙과 비료 이야기’. 이름 그대로 농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흙과 비료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하고 알기 쉽게 풀어주는 일종의 동영상 강의다.

첫 강의는 4월17일에 업로드됐다. 제목은 ‘붕소·붕사·붕산의 차이는 뭘까?’였다. 20여분짜리 동영상에는 각 단어에 대한 개념설명부터 특징과 효과, 비료를 살 때 확인해야 할 부분, 심지어 가격까지, 농민들이 알아야 할 세세한 정보들이 담겼다. ‘농민들이 비료 포장지만 봐도 적정 가격이 얼마인지, 어떤 효과가 있는지 한눈에 알게 하고 싶다’는 현 교수의 바람 그대로다.

현 교수는 원래 유튜브와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가끔 동영상을 볼 때도 있었지만 잦지 않았다.

“제가 자전거를 즐겨 탑니다. 어느 날 여행 중에 자전거가 고장이 난 거예요. 혼자 수리를 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었는데, 유튜브 동영상이 도움이 됐죠. ‘아, 이거구나’ 그때 생각했죠.”

농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매체를 발견한 것이다. 사실 현 교수는 어떻게 하면 농민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더 쉽게 전달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하는 사람이다. 지난 20년 동안 농민신문사가 발행하는 월간지 <디지털농업>에 직접 그린 만화 ‘흙과 비료 이야기’를 연재하고, 이를 단행본으로 펴낸 것도 그런 이유였다. 또 2013년부터 모바일 커뮤니티 서비스인 네이버 밴드에 ‘흙과 비료와 벌레 이야기’를 개설해 현장의 농민들과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그런 그가 유튜브를 시작한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 항상 정보 전달에 좀더 효과적인 매체를 찾아 새로운 시도를 해왔기 때문이다.

 


‘흙과 비료 이야기’ 유튜브 영상에는 특별한 효과음도 그 흔한 배경음악도, 화려한 퍼포먼스도 없다. 그저 또록또록하게 울리는 현 교수의 목소리와 잘 정리된 자료들이 있을 뿐이다. 심지어 영상 편집도 안한다. 아예 처음부터 ‘실수까지 다 그대로 담길 것’이라고 선전포고까지 했다.

“들어보니 유튜브 영상 하나를 편집하는 데 일주일도 걸린다고 하더라”며 “그렇게 하다가는 얼마 못가 그만둘 것 같아서 아예 편집 안하는 쪽을 선택했다”고 현 교수는 설명한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지 두달여. 구독자수는 1300명 정도다. 구독자수가 신경 쓰일 법도 한데 현 교수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한다. 시작한 이유가 인기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이 지난 20년 동안 모아온 수많은 자료들을 농민들이 이해하기 쉽게 동영상으로 녹화해 유튜브에 쌓아두는 것이 그의 목표다. 몇달·몇년이 지나도 붕소와 붕사·붕산의 차이를 궁금해하는 농민이 있다면 검색만으로 유튜브 동영상을 찾아 들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얼마 전에는 ‘3분 지식 코너’라는 별도 영상도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다. 농장에서 일할 때 틀어놓고 들으니 좋다는 농민이 있는가 하면 20분짜리 동영상이 너무 길다고 하는 사람 등 반응이 각양각색이어서 맞춤 영상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몇년이 걸리든 동영상 1000개를 업로드하고 웹툰에도 도전할 계획이라는 현 교수. 그에게야말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제주=이상희 기자 montes@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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