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슬 스승’ 가수 진성 “고속도로 민심 저격 어르신들의 아이돌”

입력 : 2020-02-05 00:00 수정 : 2020-06-24 17:21

[만나봅시다] ‘트로트 열풍 주인공’ 진성

유재석 ‘트로트 스승’으로 방송 출연 후 유명세 대표곡 ‘안동역에서’ ‘보릿고개’ 인기

노래 부를 때 가사 집중…절절한 마음 전달

새 앨범 3월 발매 예정…자작곡 등 선뵐 터

채소 키우고 장 담가 건강밥상 손수 차려
 


“안 오는 건지 못 오는 건지 대답 없는 사람아(중략) 기다리는 내 마음만 녹고 녹는다 밤이 깊은 안동역에서(‘안동역에서’ 중)”

농촌지역 곳곳에서 열리는 축제현장에서 스타 중의 스타인 가수가 있다. 60대 이상 노년층에서는 한류스타인 방탄소년단 (BTS)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래서 ‘트로트계의 BTS’라는 별명을 얻은, 가요 ‘안동역에서’의 주인공, 가수 진성이다. 최근에는 ‘신인 트로트 가수 유산슬(개그맨 유재석)’의 스승으로 세대를 불문하고 트로트 열풍을 퍼뜨리고 있는 그를 만나봤다.



- 요즘 가장 ‘핫’한 가수다. 어떻게 ‘유산슬’의 스승이 됐나.

MBC ‘놀면 뭐하니?’로부터 내 매니저한테 연락이 왔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프로그램인가 했다. 그래서 내가 꼭 나가야 하나 그랬다. 그런데 김태호 PD가 “유재석씨가 선생님이 출연 안하시면 이걸 안하겠다고 한다”고 하더라. 매니저도 여기 나가면 젊은 친구들이 나를 많이 알아볼 테니 나가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주로 시골 행사에서 노래하는 사람인데, 거기는 다 어르신들인데 젊은 사람들이 주로 보는 프로그램에 나가면 뭐하나 했다. 그래도 매니저가 적극 추천하는 데다 유재석씨에 대해 평소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던 터라 하기로 했던 거다. 이렇게까지 반응이 좋을지는 정말 몰랐다.



- 달라진 분위기가 느껴지나.

방송출연 섭외가 많이 온다. 초등학생들도 와서 사인해달라고 할 정도다. 지방 행사에서도 반응이 달라졌다. 한번은 노래 부르고 나오는데 할머니 한분이 오셔서 당신 손가락에 끼고 있던 쌍가락지 중 한개를 빼서 내 손가락에 끼워주며 “진성씨, 아프지마” 그러더라. 사실 내가 몇년 전부터 건강이 썩 좋지 않다. 혈액암도 앓았고 지금은 심장판막증으로 몇개월에 한번씩 병원에 가야 한다. 그걸 알고 하시는 말씀이었다. 감동을 안 받을 수 없었다.



- 대표곡 ‘안동역에서’에 사연이 있다고 들었다.

원래는 경북 안동에서 만든 ‘안동 애향곡 모음집’에 들어가는 곡 중 하나였다. 김병걸이라는 트로트계에서 유명한 작사가가 있는데 어느날 연락이 와서 ‘형이 용돈 50만원 줄 테니 와서 노래 한곡 불러줘라’ 그러더라. 멜로디도 모르고 현장에 가서 즉석에서 불렀다. 한 5년쯤 지나고 인터넷에서 그 노래를 찾는 사람이 늘어났다. 진성씨의 이 노래를 듣고 싶은데 방송국에 연락해도 없다고 하고 안 틀어준다면서 어디서 들어야 하느냐는 질문이 많았다. 그래서 다시 녹음을 했다. ‘놀면 뭐하니?’에 같이 나왔던 ‘정차르트’ 정경철씨에게 편곡을 부탁하고 손을 좀 봐서 녹음을 했는데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부터 반응이 오기 시작하더니 세달 만에 고속도로를 평정해버렸다. 아, 노래가 이렇게 뜨는구나 싶더라.



- 최근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에서 눈물 흘려 화제가 됐다.

정동원이라는 출연자가 내 노래 ‘보릿고개’를 불렀다. 그 노래는 내가 가사를 20년 전에 써뒀던 곡이다. 세살 때 부모님과 헤어졌다. 눈총도 많이 받고 못된 놈한테 얻어맞기도 하면서 자랐다. 일곱살 즈음에 ‘아, 난 가족이 없구나’ 깨달았다. 그래서 산이며 들로 돌아다니면서 혼자 놀았다. 춘삼월이면 홋바지 하나 입고 ‘헤일 수 없이 수많은 밤을 내 가슴 도려내며’ 그렇게 노래를 하고 다녔는데 그러면 들에서 일하던 어머니들이 저 놈은 나이도 어린 놈이 청승맞게도 노래한다면서 불러서 밥도 주고 돈도 주고 그랬다. 그때 기억을 가사로 쓴 것이 ‘보릿고개’다. 그런데 열살 먹은 어린 출연자가 그 노래를 부르니 옛날 생각이 안 날 수가 없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더라.

 


- 장도 직접 담가 먹을 만큼 요리 솜씨가 좋다고 들었다.

사 먹는 밥을 별로 안 좋아한다. 단칸방에 살아도 밥은 꼬박꼬박 직접 해 먹고 살았다. 그게 몸에 배서 지금도 가능하면 집에서 다 해 먹는다. 장도 담가서 먹고 청국장도 띄운다. 몇년 전부터는 집 근처에 땅을 마련해두고 채소도 키운다. 텃밭이라기엔 좀 크고 농사라기엔 작다. 그래도 봄부터 가을까지 반찬은 다 거기서 키운 걸로 해결한다.



- 새 앨범은 언제쯤 나오나.

2월까지 녹음하고 3월쯤 발매될 예정이다. ‘지나야’라고 나훈아 선생님이 가사를 써주신 곡이 하나 있고 내가 작사·작곡한 노래도 있다. ‘상팔자’라고 ‘바리바리바리바리 싸들고 가는 사람 있나 왜 그래’ 하는 재미있는 노래도 있다. 사람들이 좋아했으면 좋겠다.



- 유산슬의 스승으로서 국민들에게 트로트 잘 부르는 법을 하나 전수해준다면.

노래 잘 부르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가사 전달이 정확하다. 가사의 의미를 몸으로 체득했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면 내 노래 ‘보릿고개’를 부를 때는 50년 전 시절로 돌아가서 그때를 상상하는 거다. 그렇게 가사를 몸으로 느끼면서 부르면 절실함이 느껴져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이상희, 사진=김덕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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