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봅시다] 배우 김정균 “자전거 타고 달리니 자연이 왔다”

입력 : 2019-12-06 00:00 수정 : 2019-12-07 23:27

NBS한국농업방송 간판프로그램 ‘자전거기행 발길 머무는 곳’ 진행

충남 공주 미르섬 등 전국 누비며 자연의 향 가득한 농촌에 푹 빠져

국내 여행 매력 알리고파
 


‘황금기수’라 불리는 KBS 공채 탤런트 14기로 데뷔한 지 28년. 청춘스타는 중견배우가 됐다. 도회적이게만 느껴졌던 배우의 얼굴이 푸근하게 보이기 시작한 것도 이런 세월과 함께 찾아온 변화였을 거다. 그래서일까. 그는 요즘 자신이 찾는 시골 구석구석의 정겨운 골목길과 퍽 닮은 느낌이었다. NBS <자전거기행 발길 머무는 곳>의 새 얼굴, 배우 김정균(54)을 만났다.



― NBS 간판프로그램인 <자전거기행 발길 머무는 곳>의 새로운 진행자가 됐다.

▶첫 촬영을 시작한 지 3달 정도 지났다. 사실 처음엔 무척 부담이 되더라. 대선배이신 현석 선생님이 시작을 하셨고, 평소 친하게 지내는 (정)승호 형이 진행했던 프로그램이라 두분께 누를 끼치면 안된다는 생각이 컸다. 또 아주 어렸을 때 말곤 자전거를 타본 적이 없어 잘할 수 있을까 고민도 됐다. 승호 형이 했던 방송을 계속 모니터링했다. 승호 형은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다니면서 지역에 숨겨진 이야기, 그곳 사람들의 사연을 잘 들어주시더라. 나도 그런 역할을 하려고 노력했다. 앞선 두분이 하셨던 분위기를 지키면서도 긍정적인 에너지 역할을 하고 싶었다.



― 다니면서 가장 좋았던 곳은 어딘가.

▶이제까지 10여군데 정도를 방문해 촬영했지만, 사실 어디 한군데를 가장 좋았다고 꼽기는 어렵다. 국내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많은지 몰랐으니까. 특히 충남 공주 미르섬 같은 경우에는 우리나라에 이렇게 예쁘게 꾸며놓은 곳이 있나 싶어 놀랐다. 사찰이나 깊은 계곡까지 들어가기도 하고 전남 함평의 한 동굴에서는 박쥐를 30㎝ 거리의 코앞에서 보기도 했다. 매회가 새로운 발견이다.

지역의 관광명소를 찾아가는 것뿐 아니라 농가를 방문하는 것도 매력이다. 전남 목포 출신이긴 하지만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쭉 서울에 올라와 살았기 때문에 농촌에 대해 잘 몰랐다. 작물을 언제 심고 수확하는지 배우는 매 순간이 현장학습 같다. 과수원에서 바로 따먹는 사과도 별미더라. 공기가 좋아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없었나.

▶냉동창고에 갇힌 적이 있다. 가공현장을 찾아갔는데 신기해서 구경하다보니 다들 나가신 줄 몰랐다. 프로듀서(PD)와 둘만 영하 40℃의 냉동고 안에서 떨게 됐다. 문이 두껍다보니 아무리 문을 두드리고 소리를 질러도 모르시더라. 나중에 들어보니 사장님은 그냥 ‘촬영하나 보다’ 싶어 방해를 하지 않았다고 그러더라. 30분쯤 지나 구출됐다.

이밖에도 지역축제현장에서 친한 ‘수와진’의 안상진 형과 마주치기도 했다. 그렇게 먼 곳에서 만날 줄 몰랐는데 서로 깜짝 놀랐다. “서울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왔다”고 농담을 했는데 믿으시더라. 하하.



― 다니면서 느낀 농촌만의 매력이 있다면.

▶사실 전에는 귀농하는 사람들을 잘 이해 못했다. 물론 시골도 나름의 매력이 있겠지만 막연히 나와는 잘 맞지 않을 것이라 여겼었다. 하지만 막상 농촌을 다니다보니 도시와 다른 농촌만의 감성이 있더라. 농촌의 정서와 여유로움에 푹 빠지게 됐다.

또 자전거를 타면서 다니니 농촌만의 냄새를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국화가 피는 계절에는 바람에 국화향이 실려온다. 마늘밭에 가보니 바람결에 마늘향이 확 나는데 그것도 참 정겹고 좋더라. 어렸을 때 할머니가 마늘 까던 손으로 얼굴을 막 만지시고 했을 때 생각이 났다. 도시가 무미(無味)·무향(無香)이라면 농촌에는 자연의 향이 풍성하다.



― 날이 점점 추워져서 이젠 자전거기행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아무래도 그렇다. 추우면 몸이 경직되기 쉽고, 빙판길 같은 곳은 손브레이크를 잡아도 바퀴가 돌아가버리기 일쑤다. 내가 다치는 건 걱정되지 않지만, 자칫하다 프로그램에 지장을 줄까 매번 조심한다. 미리 촬영을 좀 해놓은 곳도 있지만 지역축제나 일정 때문에 한파가 와도 가야 하는 곳이 있으니까. 한번 촬영을 할 때마다 자전거로 10㎞ 정도는 움직이는데, 여유 있고 조심스럽게 타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연예인축구단 ‘프렌즈’ 활동을 오래 해서 체력엔 자신이 있다.



― 진행자는 그 프로그램의 얼굴이다.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지.

▶진행을 맡고 난 이후에 주변에서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 나에 대한 칭찬이 아니라 방송에 소개된 곳에 가보고 싶다거나 해당 지역에 대해 더 잘 알게 됐다는 반가운 얘기였다. 지역에 대해 알려주고 가보고 싶게 만드는 것, 국내 여행의 매력을 알리는 게 우리 방송의 1차적인 목표니까.

앞으로는 더 따뜻하고 사람 냄새가 나는 방송을 만들고 싶다. 박장대소하면서 웃게 하지는 못하더라도 편안하게 보면서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프로그램 말이다. 하면 할수록 우리 방송에 대한 사명감이 생긴다. 우리 농촌을 지키는 사람들의 평범한 얘기를 통해 지역의 색깔을 보여주고 싶다.

김다정, 사진=김도웅 기자 kimdj@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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