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봅시다] ‘순악질여사’ 김미화, 농부님들 ‘기 살리기’ 팔 걷었다

입력 : 2019-11-06 00:00

[만나봅시다] MC·개그맨 김미화

용인에 귀촌 후 ‘카페 호미’ 운영 이웃농가의 농산물 판매로 상생

농민 등 돕는 문화예술공연도 진행 농촌의 문화소외 해소에 적극 나서

“카페, 소비자·농민 징검다리 역할 농사짓는 분들 더욱 잘살았으면”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목신리. 작은 개울과 논밭이 자리한 이곳엔 자연과 어우러진 소박한 카페가 있다. ‘카페 호미’라는 이름의 이 공간은 MC이자 개그맨인 방송인 김미화씨가 운영하는 곳이다. 그는 십여년 전 이곳으로 귀촌했고, 8년 전부턴 카페를 열어 농촌주민들과 소통해오고 있다. 그를 닮아 소탈하면서 따뜻한 빛이 감도는 시골 카페. 근데 그는 이곳에서 앞으로 더 큰 꿈을 꾸고 있단다. 농촌에서의 행복한 삶에 정신이 없는 그를 만나 어떤 생각과 꿈을 갖고 사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 시골살이를 한 지 얼마나 됐나.

▶용인의 이 동네로 이사 온 지 15년 정도 됐다. 어릴 때부터 자연을 좋아했고 지금도 아주 만족하며 지낸다. 이젠 도시에 가면 너무 복잡해서 얼른 내려오고 싶다. 여긴 뭐 차도 아무 데나 세워도 되고, 항상 새 지저귀고 공기 맑지, 밤에 별 보이지. 일찍 내려오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 농사도 짓고 있나.

▶처음 왔을 땐 농사도 많이 지었다. 혼자 흑찰벼를 3967㎡(1200평) 짓기도 했으니까. 그땐 농부님들 도움을 많이 받았다. 고구마·배추·무 같은 것들을 심고 기르는 법이 다 다르니까 동네분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지금도 조금 농사를 짓긴 하지만 많이는 못한다. 농사는 농부님들이 천지로 지으시니까, 그분들이 농사지은 걸 가져오면 나는 카페에서 판매를 한다. 내가 이문을 붙여 파는 건 아니다. 농부님들이 직접 붙인 가격대로 판매한다.



― 이웃농민분들에게 도움이 되겠다.

▶많이들 좋아하신다. 보통 2000~5000원 단가의 농산물을 갖다놓는데, 한달에 400만~600만원 정도 팔리니까 꽤 많이 팔리는 거다. 외국에 가보면 꽃을 팔면서 커피를 파는 가게들이 꽤 있더라. 근데 그걸 보고 ‘채소나 과일은 왜 그렇게 못하지?’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채소·과일이 주인공인 카페를 만든 거다. 한달에 한번씩 농산물 직거래장터도 열고 있다.



― 농업회사법인도 운영한다고 들었다.

▶‘순악질’이라는 이름의 농업회사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 카페 호미를 통해 법인 활동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순악질에선 농민이나 사회적 약자를 돕는 방법으로 문화예술공연을 연다. 그 행사에서 나온 기금으로 농부님들이나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카페에서 마켓을 열고 수익을 얻는다. 그럼 나는 또 마켓에 오는 손님들을 위해 공연을 하는 방식이다. 올해 순악질 농업회사법인은 사회적기업으로도 인증을 받았다.



― ‘농촌 기획자’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앞으로 방송보다 더 본업이 되는 것 아닌가.

▶그럴 것 같기도 하다. 여기서 할 일이 무척 많다. 원래도 한달에 한번 정도 공연을 했지만 내년부턴 이를 좀더 활성화할 거다. 시골이 문화소외지역이지 않나. 공연을 열면 많은 분들이 좋아하신다. 그래서 앞으로 외국 뮤지션들까지 초청하는 큰 음악 페스티벌을 유치하고 싶다. 지금도 카페 앞에 야외 공연장이 있지만 비나 눈이 오면 공연을 못한다. 그래서 실내 공연을 겸할 수 있는 카페 공간을 하나 더 만들고 있다. 뒤쪽에 숙박할 수 있는 건물도 짓고 있다. 이곳을 일종의 ‘문화놀이터’로 만들 생각이다.



― 농촌에서의 삶이 정말 즐거워 보인다.

▶나는 사람들이 젊을 때 일찍 농촌에 내려왔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이 은퇴하면 시골에 내려와 살려고 한다. 근데 나이 들면 힘이 달린다. 그러니까 조금 생각을 바꿔서 젊은 분들이 농촌에 내려와서 하고 싶은 일들을 했으면 좋겠다. 그런 차원에서 농부님들에게도 월급제가 있으면 한다. 젊은 사람들이 농촌에 와서 월급 받으며 농사지으면 어떨까. 왜 모두 도시에 있는 큰 회사에만 다녀야 하나.



― 농촌주민의 한사람으로서 앞으로 우리 농업·농촌의 미래에 대한 바람이 있을까.

▶농사짓는 분들이 잘살았으면 좋겠다. 이분들이 만약 농사를 안 지으면 나중에 반드시 외국에서 식량값을 비싸게 부를 거다. 그런데 지금 농부님들 중엔 농사 안 지으려는 분들이 많다. 너무 힘드니까. 수입 농산물과 가격경쟁이 안되지 않나. 수입을 하더라도 우리 것 먼저 활성화하고 그다음에 수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먹거리를 키우는 농부님들이 인정을 받았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카페에선 모두 친환경적으로 농사짓는 분들의 농산물을 소개받아서 판매하고 있다. 정말 좋은 먹거리는 그만큼 값어치를 지불해서 먹고, 그럼 농부님들은 더욱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는 구조가 됐으면 한다. 그런 징검다리 역할을 우리 카페에서 한다는 자부심이 있다.

용인=이현진, 사진=김덕영 기자 abc@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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