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의 아름다움 담고 싶어 펜 들었죠”

입력 : 2017-12-01 00:00 수정 : 2018-03-02 16:17
박재갑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가 해운정을 있는 그대로 정교하게 옮긴 그림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김덕영 기자

펜담채화전 여는 박재갑 교수

바쁜 일상 속 1년 동안 그려 해운정 정취 오색빛깔로 표현

“병원 풍경, 그림으로 밝아지길”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문화유산 해운정입니다. 그 아름다움을 꼼꼼하게 화폭에 담았습니다.”

강원 강릉에 자리한 해운정은 조선 중종 때 세워진 정자다. 당시 강원 관찰사를 지내던 심언광이 3단으로 축대를 쌓고 그 위에 건축했다고 전해진다. 보물 183호로 지정될 만큼 조선시대 목조건물 가운데서도 단연 아름다움을 뽐낸다. 박재갑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가 이 해운정을 오롯하게 그림으로 옮겨 전시회에 올렸다. ‘한국펜담채화가협회 창립기념 초대전’에 참여한 것. 박 교수는 협회장을 맡은 안석준 홍익대 문화예술평생교육원 교수에게 그림을 사사했다.

“해운정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경포호가 내려다보여 예부터 선비들의 발걸음이 잦았습니다. 우암 송시열이 현판을 썼고, 율곡 이이는 시문을 남겼지요. 저도 해운정에 갈 때마다 감탄을 거듭했습니다.”

박 교수는 해운정을 서까래와 기와까지 그대로 옮기고자 펜화를 택했다. 건물을 빙 두른 떡갈나무와 소나무의 잔가지조차 놓칠 수 없었다. 건물과 둘레 풍경이 자아내는 고즈넉한 정취는 수채물감의 오색빛깔로 표현했다. 

강의와 연구는 물론 금연운동에까지 앞장서, 은퇴 뒤에도 30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 움직일 정도로 빠듯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그다. 작품 완성에는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취미로 시작한 그림이 바쁜 일상 속에서 큰 활력소가 됐단다. 그림 솜씨도 수준급에 올라 스승인 안 교수가 칭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다.

“오랜 시간 공을 들였지만 뿌듯했습니다. 외과의사로 살면서 몸에 밴 정교함도 큰 도움이 됐죠. 유화·목판화·민화를 비롯한 여러 기법으로 그림에 도전해왔지만, 선조가 남긴 뛰어난 유산을 화폭에 담는 일은 이전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주더군요.”

누구보다 우리 것, 우리 땅을 향한 애정이 큰 박 교수다. 벌써 소나무를 다음 작품 주제로 점찍어놨단다. 사시사철 짙푸른 고고함이야말로 다른 어느 나라의 이름난 풍경보다 훌륭하다고 여겨서다.

“가까이에 두고 있어 소중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것일수록 더 자주 들여다봐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국립암센터에서 전시회를 연 이유이기도 하지요. 삭막하기 쉬운 병원이 조금이나마 밝아지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고요. 주변을 지나간다면 꼭 한번 들러주세요.”

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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