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화백으로 인생 2막…붓끝으로 전하는 ‘농촌사랑’

입력 : 2017-10-13 00:00

[인터뷰]송원(松原) 지은환 화백

직장생활 이듬해부터 시작한 그림 우려 속 꾸준히 작품활동에 매진해 2009년부터 각종 미술대전 입상

명예퇴직 후 작가로 첫 전시회 열어 15일까지 양양문화복지회관서 진행

작품·수익금 등 농촌 곳곳에 기부
 


“산·들·강·바다 그리고 농어촌이 품은 아름다움을 수묵으로 그려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이 땅 곳곳에 탄성을 자아낼 만큼 멋진 풍경이 자리 잡고 있으니까요.”

한국화가 송원(松原) 지은환(58·사진) 화백이 쥔 붓은 늘 자연과 농어촌에 맞닿아 있다. 그의 화폭에는 백두대간 산세가 웅장하게 펼쳐지고, 탁 트인 동해가 짙푸름을 뽐낸다. 소양강 여울의 거센 물줄기가 꿈틀대다가도 부푼 입술을 내민 들꽃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시골마을이나 작은 포구에 어린 잔잔한 정서도 빼놓을 수 없는 소재다. 수묵이 지닌 차분한 빛깔로 표현한 지 화백의 작품을 들여다보면 어느새 마음 한구석에 그 풍경이 스며든다.

설악산과 동해 주변을 누비며 강원도의 사시사철을 화폭에 담아온 지 화백이 일곱번째 개인전을 꾸렸다. 2016년 NH농협 강원 양양군지부장을 끝으로 명예퇴직 후 전업작가로서는 처음 여는 전시회다.

“직장인으로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팍팍한 삶 속에서 나 자신을 위해 뭐든지 하나쯤 몰두할 필요가 있겠더라고요.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듬해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죠. ‘힘들었겠다’는 주위의 우려나 시선과 달리 오히려 동력이 됐어요. 새벽이나 퇴근 이후, 주말에 시간 날 때마다 붓을 들었죠.”

취미로 시작한 그림은 홍익대 미술교육원 수묵화 과정을 이수하면서 본격적인 작품의 단계로 접어들었고, 번다한 직장생활 가운데서도 붓을 놓지 않은 그의 노력은 2009년부터 빛을 발했다. 금융인문화제 전체대상과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을 연이어 받은 것. 2011년에도 강원미술대전 입선으로 뽑히는 기쁨을 누렸다.

“제가 ‘농협인’으로 살아온 만큼 농촌에 진 빚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농촌을 향한 애정도 크고요. 작품활동으로 얻은 수익을 농촌에 돌리는 이유도 그 때문이죠.”

지 화백은 그림 솜씨만이 아니라 따뜻한 성품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금융인문화제 수상작인 ‘송추계곡’은 농협대학에 기증했고, 상금도 농촌어린이 돕기에 내놓았다. 개인전을 열 때마다 그 수익금을 농촌청소년 지원에 써왔는데, 이번 전시회 역시 장학금 후원을 위한 자선전이다.

“농촌이 도시보다 문화가 약하잖아요. 앞으로도 꾸준히 전시회를 열어 농민들이 문화생활을 즐기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요즘은 음악대학원에 진학해 합창 지휘를 공부하고 있어요. 그림뿐만이 아니라 음악에도 관심이 많거든요. 차근차근 준비해서 농촌주민들에게 ‘보는 즐거움’은 물론이고 ‘듣는 즐거움’까지 선사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지 화백의 개인전은 양양문화복지회관 1층 전시장에서 15일까지 이어진다.

양양=박현진 기자 ji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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