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있으면 뇌는 그동안 휴식한다

입력 : 2021-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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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때리기 과학적 효과는

혁신적 사고에 도움…과하면 ‘독’

 

이름부터 비과학적으로 느껴지는 ‘멍 때리기’라는 게 과연 무슨 효과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수 있다. 또 명상이나 사색과는 어떻게 다른 건지 궁금하기도 하다. 우선 멍 때리기는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있음’을 일컫는다. 명상이 의도적으로 호흡을 고르고 의식을 정제하는 방식이라면, 멍 때리기는 비의도적인 생각 비우기다. 우리 몸이 스트레칭을 하며 이완을 한다면, 우리 뇌는 멍을 때리면서 이완한다고 이해하면 쉽다.

가장 널리 알려진 멍 때리기의 과학적 효과는 멍 때리는 동안 우리 뇌가 휴식을 취한다는 것이다. 뇌가 휴식을 취한다고 해서 뇌 전체가 활동을 멈추는 것은 아니다. 집중할 때 사용하는 곳과 다른 부위가 작동하는 것이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정신과 의사인 스리니 필레이가 쓴 <멍 때리기의 기적>에 따르면 인간의 뇌가 휴식을 취할 때는 일명 ‘DMN(Default Mode Network·휴지 상태 네트워크)’이라 불리는 부위가 활성화된다. 뇌의 전전두엽과 측두엽·두정엽 등이 이에 속한다. 이 부위가 활성화되면 뇌는 불필요한 정보를 삭제하고 기억을 축적하는 등 뇌 공간 정리를 시작한다. 피곤한 가운데 무언가를 깜빡깜빡하는 것은 뇌가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피로해져 불필요한 정보를 정리하지 못해서일 수 있다.

멍 때리기는 혁신적 사고에도 도움을 준다. 인식 조절에 관여하는 뇌 부위로 알려진 전두극 피질은 새롭고 모험적인 사고를 하는 동안 활성화되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멍 때리기는 이 부위의 활성화를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뇌의 편도체는 고통스러운 자극에 반응하도록 학습하는 경향이 있는데, 멍 때리기를 하면 이 부위의 활성화가 감소돼 침착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이외에도 멍 때리기는 공감 능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정을 주관하는 앞뇌섬엽의 활동을 증가시켜서다. 고차원적이고 의식적인 사고를 관장하는 전전두엽피질의 활동을 복구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주의할 점도 있다. 멍 때리기를 습관적으로 자주 한다고 해서 뇌의 활동성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고 과하면 독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과도하고 빈번한 멍 때리기는 오히려 뇌세포의 노화를 빠르게 진행시키고 우울증 발병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연경 기자 world@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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