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눈 감으니, 마음 보인다

입력 : 2020-09-28 00:00

정신 건강을 위한 명상법 (12)촛불 명상 

‘트라타카’의 눈 정화법 응용 촛불만 계속 응시하다가

눈 감고 불빛 떠올리며 집중 

시각적 자극 최소화할 수 있어 불안정한 마음 다스릴 때 특효

 

촛불 명상의 기원은 요가 관련 경전인 ‘하타요가 프라디피카(Hatha Yoga Pradipika)’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경전 속 ‘트라타카(Trataka)’라는 요가의 6정화법 중 하나인 눈 정화법이 촛불 명상과 관련이 있다. 이 기법은 눈 자체를 정화하거나 눈 관련 근육들의 기능을 개선할 뿐 아니라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고, 더 나아가 내면을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끈다. 집중력과 기억력이 낮고 마음이 불안정한 이들에게 유익한 명상법이다.

하타요가 프라디피카에서는 트라타카를 통해 “눈병·피로·게으름 등을 물리치고 이런 문제들을 만들어내는 출입구를 폐쇄한다”고 언급한다. 추가로 “집중력과 기억력을 향상시키고 눈과 대뇌피질을 정화하며 신경계의 균형을 유지하고 우울증·걱정 및 불면증 등을 완화한다”고도 한다.

마음은 자극으로서의 대상을 향하고 대상을 아는 것이 그 속성이다. 마음이 필요에 의해 그렇게 작동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지만, 문제는 마음이 불필요한 대상들을 과도하게 전전하고 그로 인해 육체와 정신의 에너지를 소진시킨다는 데 있다. 따라서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마음이 대상들을 전전하지 않도록 훈련할 필요가 있다.

눈은 우리가 받아들이는 감각의 약 80% 정도를 담당한다고 알려졌다. 이는 아마 야생 상태의 인간이 위험에서 자신을 보호하고자 그렇게 됐을 것으로 보인다. 시각이 아닌 다른 감각들을 통해 외부세계를 인지하려면 대상들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거리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만일 그 대상이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대상이라면 안전을 위해 적절히 대응을 하기에는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여유롭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시각은 필요한 경우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가장 적절하게 확보해줄 수 있는 감각이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우리가 받아들이는 감각의 80% 정도를 담당하게 됐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따라서 시각 자체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보다는 시각을 선택적으로 활용하고 조절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현대인은 야생 상태에 있지 않아 돌발적인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따라서 시각을 통해 너무 많은 대상을 보고 그 정보를 받아들이도록 두는 것보다는 필요할 때만 선택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이 정신적·육체적 건강에 유익할 것이다. 특히 물리적으로 이미 안전한 공간에 있으면서 자극이 강한 시각적 대상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다면 마음은 시각 자극으로 인한 정보처리를 위해 끊임없이 에너지를 소진할 것이다. 마음이 다양한 대상 또는 넓은 범주의 대상들을 전전하도록 두는 것보다는 단일한 대상 또는 좁은 범주의 대상에 주의를 집중하게 하고 그 대상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게 만들면 마음이 자연스럽게 고요해지는 데 도움이 된다.

눈을 통해 들어온 자극이 우리의 생각과 감정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려면 쇼핑 후 또는 장면 전환이 빠른 액션 영화나 동영상을 시청한 후 명상하기 위해 잠시 앉아 있어 보면 된다. 눈을 감자마자 떠오르는 많은 이미지 중 대부분이 시각적인 것들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눈과 마음의 속성을 역으로 이용하면 의외로 쉽게 마음을 이완시키고 집중력을 높일 수도 있다.

의도적으로 눈을 특정한 하나의 대상을 향해 고정한다면 눈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들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이고 자연스럽게 마음 역시 고요해질 확률이 높다. 하나의 대상에 시각을 집중할 수 있다면 마음에도 역시 집중할 수 있다. 이런 방법을 응용한 명상법이 바로 촛불 명상이다.

 

산만한 정신 잡기 촛불 명상 이렇게

1. 가부좌하고 앉거나 의자에 척추를 세우고 이완된 자세로 바르게 앉는다.

2. 촛불을 준비한다. 촛불의 높이는 눈을 떴을 때 눈보다 약간 낮은 것이 목과 눈의 긴장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촛불과의 거리는 1m 전후가 적절하다.

3. 눈을 뜨고 촛불을 바라본다. 계속 눈을 뜨고 있으면 눈이 피로해질 것이다. 그래도 눈을 깜빡거리지 않고 뜬 채로 유지한다. 눈물이 난 후로는 눈의 피로감이나 통증이 사라질 것이다.

4. 눈을 감고 촛불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촛불의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거나, 희미하거나, 흑백으로 나타나면 다시 눈을 뜨고 촛불을 충분히 응시한다.

5. 눈을 감은 상태에서 촛불의 이미지가 떠오르면 지속적으로 그 이미지에 의식을 집중한다.

6. 촛불의 이미지가 잘 떠오르고 오래 유지되면 일상 중이라도 움직이지 않고 고요히 있을 시간과 공간에서 자연스러운 호흡과 함께 마음의 눈으로 촛불을 응시하는 수련을 한다. 촛불 명상을 통해 깊은 이완과 행복감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존재가 항상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권수련<아힘사요가&명상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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