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일로 척추 ‘S’자로 휘어져… ‘신경성형술·재활치료’로 극복

입력 : 2019-05-15 00:00 수정 : 2019-05-15 23:55
유연봉씨가 ‘신경성형술’ 받은 후 재활 치료를 하는 모습.

척추·관절 제대로 알면 백전백승 (1)고질적인 허리 통증 벗어난 유연봉씨 <대전>

대청호 끝자락 고용골 노부부 수십년 배 타고 건너 농사

남편 기력 잃자 혼자 밭일 결국 ‘척추측만증’ 생겨 고통

의료진 비수술 치료 주력 전기근육자극도 병행해 다리 당김·통증 많이 완화



활동하기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그러나 계절의 변화가 무색하게 허리·무릎 등 관절질환으로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이 많다. 이에 제일정형외과병원(원장 신규철)의 도움을 받아 척추·관절 질환 관련 증상과 치료법을 사례 중심으로 6회에 걸쳐 알아본다.



충청의 푸른 심장, 대청호에서 매일 노를 젓는 뱃사공 노부부가 있다. 유연봉씨(84)와 남편 길석희씨(90)다. 두사람이 매일 나룻배를 타는 이유는 마을에서 호수를 건너가야만 밭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1980년 충청지역 용수 공급을 위해 댐이 생기면서 대청호가 조성됐다. 이후 대청호의 끝자락 고용골에 사는 유씨는 매일 배를 타고 밭으로 출근을 하게 된 것이다.

집과 상당히 떨어져 있는 밭이지만 가난했던 부부에게는 보물이 돼준 땅이었다. 주변에 밭이 없어 산 가운데의 땅을 일군 지 50년이 지난 지금, 부부의 노력이 통했다. 처음과는 달리 척박했던 땅이 제법 기름져 농사가 잘된다.

그러나 이제는 작디작은 나룻배를 모는 것도 힘에 부쳐 밭으로 가는 일마저 녹록하지 않다.

하루가 다르게 남편 길씨가 기력을 잃어 집안일과 농사일은 모두 유씨의 몫이 됐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씨의 허리는 지팡이 없이 혼자 힘으로는 잘 펴지도 못하는 상태가 돼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을 겪고 있었다.

육안으로 보아도 상태가 심각해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유씨를 급히 모셔 정밀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척추측만증’이 굉장히 심한 상태였다. 척추측만증이란 정면으로 봤을 때 일자 모양의 곧아야 할 척추가 ‘S’자로 휘어져 있는 상태를 말한다. 정렬이 틀어져 척추 특정 부위에 충격과 하중이 집중되기 때문에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척추전방전위증’이 동반해 있었다. 정상척추에 비해 척추뼈 4번은 앞쪽으로, 5번은 뒤쪽으로 어긋나 불안정한 상태였다. 이 때문에 허리가 매일 같이 아프고 다리가 당기는 증상이 유씨를 괴롭힌 것이었다.

고령인 유씨의 체력에 부담이 가지 않는 최선의 치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러명의 의료진이 모여 논의한 끝에 ‘신경성형술’로 허리 통증 감소에 주력하기로 했다.

신경성형술은 꼬리뼈 부위의 신경 통로를 따라 약물을 주입해 염증 유발 물질을 제거하고 병변이 있는 신경을 풀어주는 비수술 치료다. 다행히 시술 후 일주일이 지나자 허리 통증이 줄고, 오른쪽 다리의 당김 증세가 많이 완화됐다. 약물치료와 근육을 강화시키는 전기근육자극(EMS) 재활치료도 병행한 결과 지팡이에 의지하지 않아도 스스로 일어서서 똑바로 걸을 수 있을 만큼 상태가 호전됐다.

유씨는 앞으로 남편과 알콩달콩 더 행복하게 지내겠다며 새색시같이 수줍은 미소를 보였다.

허리 치료 후 회복된 유연봉씨.

근육을 강화하고 통증을 줄이는 치료가 집중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유씨는 이전처럼 통증이 심하진 않은 상태다. 그러나 배를 타고 노를 젓는 행위는 순간적으로 많은 힘을 써야 하는 동작이다.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으며, 통증이 어느 정도 잡혀 있을 때 허리 운동을 꾸준히 실천해서 근육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따스한 햇살에 걷기 좋은 봄날이 왔다. 그러나 아직도 전국 곳곳에는 병원을 찾는 것조차 어려운 농촌지역 어르신들이 많다.

변변한 치료 한번 받지 못하고 허리 통증을 방치한 분들을 수없이 봤지만 안타까운 마음은 무뎌지지 않고 배가된다. 필자도 초심으로 돌아가 더 많은 어르신이 ‘걷는 행복’을 되찾으실 수 있도록 힘써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신규철<제일정형외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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