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주민 ‘1300만명’ 치아·잇몸 진료…고혈압에 ‘2조’ 썼다

입력 : 2018-02-05 00:00

[서울대병원·농민신문 공동기획] ‘농어촌주민 진료실태’ 집중분석

2010~2016년 ‘298개 질환군’ 환자수·진료비 살펴보니…

농어촌 노인인구 급증으로 치아 관련 질환 자연스레 증가 틀니·임플란트 관련 환자 대폭 늘어

진료비 가장 많이 든 질환은 ‘본태성 고혈압’ 7년 동안 1위 척추질환·관절증·당뇨병 등 뒤이어

환자수 급증한 질환은 치매·녹내장 94위→70위, 84위→67위 ‘급상승’

“농어촌 맞춤형 의료서비스 구축 등 다각적 대책 마련 시급”
 


죽기 전까지 건강하게 사는 것. 누구나 원하는 삶이다. 그러나 농어촌주민에게 이런 삶은 유독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다. 평생 고된 농사일로 몸을 돌볼 여력이 없어서다. 하지만 병이란 모름지기 일찍 치료할수록 회복과 예후가 좋은 법. 농어촌주민을 괴롭히는 질병이 무엇인지 알고 미리 준비한다면 노후의 삶이 좀더 나아지지 않을까.

이에 <농민신문>은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과 함께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의 자료를 근거로 2010~2016년까지 298개 질환군에 대한 실진료환자수·진료비를 분석했다. 그 결과를 토대로 농어촌에서 발생빈도가 높고 진료비가 많이 드는 질환을 소개한다.



◆환자수 1위 질환은=농어촌주민을 가장 많이 괴롭힌 질환은 치아·잇몸 관련 질환을 통칭하는 ‘치아 및 지지구조의 기타 장애’다. 이 질환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농어촌주민은 모두 1288만1800여명이었다. 이런 결과는 고령화로 농어촌에서 노인인구가 늘면서 치아와 잇몸 관련 질환 발생빈도도 자연스레 늘어난 탓이다.

특히 2013~2014년까지 틀니·임플란트 관련 환자수는 180만8600여명에서 203만8600여명으로 무려 22만여명이 증가했다. 그 이유는 2014년부터 이들 시술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연령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비싼 시술비용이 부담돼 선뜻 치료에 나서지 못했던 농어촌어르신들이 병원으로 가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는 2014년 7월부터 7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틀니·임플란트에 대한 건강보험을 적용한 데 이어 2015년 7월부터는 70세 이상 노인, 2016년 7월부터는 65세 이상 노인으로 보험급여 적용 대상을 넓혔다.

두번째로 발생빈도가 높은 질환은 ‘급성 기관지염 및 급성 세기관지염’이다. 이 질환은 박테리아·세균 등에 의해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주로 면역력이 약한 노인과 영유아에게서 발병한다. 모두 1232만7100여명의 농어촌주민이 병원을 찾았다. 이밖에 ‘기타 급성 상기도 감염증(1172만1800여명)’과 ‘기타 피부 및 피하조직 질환(1059만6900여명)’ 등이 농어촌주민을 괴롭힌 것으로 확인됐다.



◆진료비 많이 든 질환은=‘본태성 고혈압’이 2010~2016년까지 7년 동안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진료비는 2010년 2092억원, 2013년 3002억원, 2016년 3589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으며 총금액은 1조9942억원에 달했다. 이 질환은 진료비 1위였지만 환자수는 의외로 많지 않았다. 고혈압에 시달린 농어촌주민수는 7년간 모두 597만4600여명으로, 순위는 9위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김계형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 교수는 “고혈압은 특별한 증상은 없지만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심각한 질병을 유발한다”며 “한번 치료받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어서 진료비도 많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혈압의 뒤를 이은 질환은 ‘기타 배병증(背病症·척추질환)’이었다. 배병증은 3위였던 2016년을 제외한 나머지 연도에서 모두 2위를 기록했다. 농어촌주민이 이 질병을 치료하는 데 쓴 비용은 2010년 1682억원에서 2016년 3318억원으로 매년 올랐다. 총진료비는 1조7659억원이었다. 이밖에도 ‘관절증’이 3~5위(1조3608억원)를, ‘당뇨병’이 4~6위(1조2535억원)를 오르내렸다.



◆환자수 급증한 질환은=환자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질환은 ‘치매’다. 2010년 3만1200여명에서 2016년 10만900여명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순위도 94위에서 70위로 24단계 상승했다. 치매가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라는 사실을 고려했을 때 순위가 급등한 것 역시 노인인구가 증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노인성 안과질환인 ‘녹내장’ 환자도 크게 늘었다. 녹내장으로 진료를 받은 농어촌주민은 2010년 4만4700여명에서 2016년 10만5900여명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순위도 84위에서 67위로 17단계 뛰었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농어촌에서 의료봉사를 하다보면 치매와 같은 노인성 질환으로 고생하는 어르신들을 자주 보게 된다”면서 “그렇지만 이들 질병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어렵더라도 정부예산을 투입해 농어촌현실에 맞는 의료서비스를 구축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문희 기자 mooni@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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