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막걸리 한캔 어때”…젊은 뉴요커 사로잡다

입력 : 2022-09-21 00:00 수정 : 2022-11-02 16:41

우리 술 답사기 (42)  미국 뉴욕 ‘마쿠’

美 주류업체 전략기획자 출신

막걸리에서 시장 가능성 발견

저도수·부드러운 목넘김 매력

출시 3년 만에 100만캔 팔려

아시아 타깃으로 국내 역진출

“다양한 과일맛 시도해보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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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블루베리·오리지널·망고맛이 나는 캔막걸리 ‘마쿠’. 미국에서 100만캔 이상이 팔릴 정도로 ‘마쿠’ 인기는 급부상하고 있다. 현진 기자

전세계적으로 K―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주인공인 배우 이정재는 에미상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비단 K―열풍은 드라마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한국 술도 ‘K―sool(케이술)’이란 이름으로 세계를 향해 날갯짓하고 있다. 이 가운데 2019년 미국 뉴욕에서 출시 후 100만캔을 팔아치운 막걸리 브랜드 <마쿠(Makku)>의 성공은 눈여겨볼 만하다. 이달 한국 출시를 시작한 마쿠 대표 재미교포 캐롤 박씨(34)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마쿠> 출시 행사에서 만나봤다.

박 대표는 2017년까지 세계적인 맥주 브랜드인 <버드와이저> 생산업체 ‘안호이저 부시(Anheuser―Busch)’에서 신상품 출시와 전략 기획을 담당했다. 그해 아시아 시장에서 신제품 술의 진출 가능성을 살펴보러 한국에 방문한 그는 막걸리를 보고 ‘이거다’라고 생각했다.

“처음엔 술이 들어간 ‘콤부차(발효차)’를 판매해보려고 방문했는데 아무래도 한국 정서와 맞지 않았어요. 그때 <느린마을 막걸리>를 마시고 막걸리에 홀딱 반했죠. K―열풍 가운데 술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어서 이참에 막걸리 시장을 키워보고 싶었어요.”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미국 양조장에서 막걸리를 빚기 시작했다. 아시아 시장 개척 전에 현지 반응을 시험해보고자 한 것이다. 이름은 <마쿠>. ‘막걸리’ 발음을 제대로 못하는 미국인들에게 좀더 친숙한 이미지로 와닿도록 쉬운 이름을 택했다. 사업규모가 커지고 미국에 있던 양조장이 문을 닫으면서 그는 한국으로 이전했다. 현재는 경기 가평 주류업체인 ‘우리술’에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마쿠>가 미국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은 이유는 뭘까.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선 ‘RTD(Ready To Drink)’가 유행이다. RTD는 술에 탄산음료나 주스 등을 섞어 캔이나 병에 담은 음료다. 대개 7% 이하의 낮은 알코올 도수로 부담 없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박 대표가 <마쿠>를 캔에 담은 것도 이 때문이다. 캔에 담아 ‘힙한’ 이미지를 갖추는 것은 물론 맛 변질 위험이 적고 수출 운송 때도 편리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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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박 대표가 ‘마쿠’ 출시 행사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미국 젊은이들은 요새 수제맥주 대신 마실 거리를 찾고 있어요. 많은 사람이 미국인이 쌀 냄새를 싫어할 거라고 오해하는데, 천만에요. 취향이라고 여기지 새로운 걸 거부하진 않죠. 막걸리로 미국 시장을 두드려볼 만하다고 생각했어요.”

<마쿠>는 알코올 도수 6도로 산미가 적고 목넘김이 부드럽다. 오리지널·블루베리·망고 가운데서 오리지널이 가장 인기가 많다. <마쿠>는 두번 담그는 이양주로, 블루베리와 망고맛은 막걸리에 퓌레(농축액)를 섞어 만든다. 과일향이 풍부하고 마시기 편하다. 감미료는 넣지 않는다. 박 대표에 따르면 술을 즐기는 편이면 블루베리맛을 가장 선호하고, 단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망고맛을 찾는단다.

아쉬운 점은 외국산 쌀을 쓴다는 것이다. 이 역시 앞으로 소비자 반응을 보며 우리쌀로 바꾸는 것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만약 <마쿠>를 우리쌀로 만들면 ‘K―sool’ 역할을 더욱 톡톡히 해낼 것으로 보인다. 또 다음달 미국에선 <마쿠>의 단맛을 40% 줄인 <마쿠 라이트>도 나온다. 박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서 누룩과 막걸리를 설명하거나 막걸리로 셰이크를 만드는 활용법을 알려주는 등 우리술을 알리는 데도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 시장에서 문화 중심지라고 할 수 있어요. 한국 시장을 디딤돌 삼아 본격적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막걸리를 알리고 싶어요. 또 블루베리나 망고 외에도 세계인이 좋아할 만한 다양한 과일을 넣은 막걸리를 시도해보고 싶어요.”

한편 <마쿠>는 350㎖ 기준 1캔에 2500원이다.

박준하 기자(전통주 소믈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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