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 과일 ‘홍동백서’ 연연할 필요없어…‘치’로 끝나는 생선 금기

입력 : 2022-09-05 00:00 수정 : 2022-09-05 12:14

차례상에 얽힌 재밌는 궁금증

이미지투데이

차례상은 조상께 감사한 마음을 담아 햇곡식과 음식을 대접하고자 차리는 상이다. 우리 선조는 마음을 형식에 담아 표현해왔다. 홍동백서(紅東白西)나 조율이시(棗栗梨枾)를 비롯해 형식이 꽤 많다. 문제는 명확히 방법이 기재된 예법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집안에서 구전으로 내려온 내용이라는 점이다.

지역·집안마다 올리는 음식의 종류가 많고 다양해 헷갈리기 쉽다. 또 시간이 흐르면서 변질되기도 하고 같은 지역이라도 가풍에 따라 전혀 다른 상차림을 선보이는 곳도 있다.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아니지만 예부터 전해져 온 명절 차례상에 얽힌 재밌는 궁금증을 알아본다.



◆홍동백서·조율이시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차례상 차리는 법’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자성어로 과일과 나물 등을 놓을 때 좌우에 놓는 방법을 이르는 말이다. 꼭 따라야 할 규범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사실이 아니다.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는 올 추석을 앞두고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의례전문가와 협의해 ‘차례상 표준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예법을 다룬 문헌 가운데 홍동백서나 조율이시란 표현은 없다. 일부 집안의 기제사 법도가 차례상까지 영향을 미쳐 현재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과일은 차리는 사람이 편한 방식으로 놓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과일은 홀수로 올려라=우리 민족은 짝수보다 홀수를 선호했다. 중요 명절로 꼽히는 설은 1월1일, 단오는 5월5일, 추석은 8월15일로 모두 홀수날이다. 차례상에 과일을 세개 혹은 다섯개를 놓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복을 상징하는 홀수에 맞추는 것. 이때 과일의 윗부분만 깎는 것은 조상이 음복할 수 있도록 손질한다는 의미다. 귀한 손님께 대접하는 것이니 먹기 좋게 손질해야 하는데 껍질을 완전히 깎으면 차례를 진행하는 동안 갈변하거나 겉이 말라 맛이 없어져 차례를 끝낸 후에 먹기 좋지 않은 상태가 된다. 현재 차례상 과일 모양은 조상께 예를 다하면서 후손들도 챙기는 묘안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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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

◆‘치’로 끝나는 생선은 올리지 마라=꽁치·갈치·삼치·멸치. 일상적으로 즐겨 먹는 생선이지만 차례상이나 제사상에는 절대 올리지 않는다. 선조들은 ‘치’자 돌림 생선을 천한 음식으로 봤기 때문이다. 장어같이 비늘이 없고 미끌미끌한 물고기도 쓰지 않았다. 생선이란 무릇 비늘이 있어야 하는데 비늘이 없으니 물고기가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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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팥은 귀신 쫓는 음식=예부터 붉은색 팥에는 귀신과 액운을 쫓는 기운이 있다고 믿었다. 밤이 가장 긴 절기인 동지에 팥죽을 먹으면서 새해의 안녕을 빌던 풍습도 이러한 믿음 때문이다. 차례상은 이승을 떠난 조상이 와서 먹는 음식이다. 팥을 상에 올리면 귀신이 된 조상이 찾아올 수가 없다. 복숭아 역시 혼령을 쫓는 과일이라고 여겨져 차례상과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다. 비슷한 의미로 키위와 같이 털 있는 과일은 피한다.

◇도움말=성균관 의례정립의원회, 국립민속박물관

지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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