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술 답사기] 쌀막걸리 무한변신…‘요즘 주당’ 취향 저격

입력 : 2022-06-22 00:00

[우리 술 답사기] (36) 경기 양평 ‘C막걸리’

사과·도라지 등 부재료 다양

2020년 7월 이후 29종 출시

색소·감미료 없이 본맛 중시

담백하고 은은한 향·맛 ‘매력’

“세계적 술로 자리잡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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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C막걸리에서 시판하는 ‘오마주 제이드’ ‘시그니처 나인’ ‘두물핑크’ ‘시그니처 큐베’ 제품. 앞쪽은 막걸리 부재료인 국산 건포도(왼쪽)와 주니퍼베리. 양평=김병진 기자

경기 양평 C막걸리는 ‘무지개 막걸리’로 유명하다. 2020년 7월부터 이달까지 출시한 막걸리만 29종으로 쌀막걸리에 다양한 부재료를 넣어 만드는 게 특징이다. 매달 기발하고 신선한 재료 조합으로 선보이는 ‘요즘 막걸리’지만 막상 마셔보면 담백하고 드라이한 ‘주당 막걸리’라는 반전 매력도 있다. 최영은 대표(42)는 최근 서울 강남구에서 양평으로 터전을 옮겨 소규모 양조장에서 지역특산주를 생산하는 양조장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구룡산 밑에서 소규모로 시작했죠. 사업규모를 넓히는 것은 물론 지역에서 나고 자라는 프리미엄 재료도 쓰고 싶어서 양평으로 양조장을 이전했어요. 지역특산주 면허도 신청해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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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은  C막걸리 대표가 경기 양평 양조장에서 술의 숙성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최 대표는 원래 태국에서 양조장을 시작하려고 했다. 벨기에·싱가포르·태국 등 17년간 해외 생활을 하면서 직접 담가 먹은 것만큼 최 대표 마음을 따뜻하게 해줬던 막걸리는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에서 양조장을 차리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2020년 드디어 한국에서 오랜 꿈이었던 양조장 C막걸리를 열기로 했다. C막걸리에는 Creative(창의적인)·Colorful(다채로운)·Cosmopolitan(세계적인)이란 뜻이 담겨 있다.

C막걸리는 예사롭지 않다. 기본이 되는 쌀막걸리는 부재료에 따라 술을 두번 담그는 이양주, 세번 담그는 삼양주를 만들기도 하고 더 오래 숙성할 때도 있다. 최 대표는 신상 막걸리를 개발할 때 수없이 빚어보고 맛을 본다. 레시피만 150개가 넘는다.

이런 노력 덕분에 C막걸리에선 매달 색다른 막걸리가 나온다. 기본 막걸리인 <시그니처 큐베(12도)> 역시 주니퍼베리(노간주나무 열매)와 건포도를 넣어 이색적이다. 이달 출시된 사과와 방풍나물을 넣은 <오마주 제이드(10도)>를 비롯해 딸기와 체리세이지를 혼합한 <두물핑크(9도)>, 단호박과 허브인 딜이 부재료인 <벨루테 골드(9도)>, 비트와 뽕잎으로 빚은 <흙향레드(9도)>, 생강과 스테비아를 넣은 <캔디화이트(9도)>, 도라지와 둥굴레를 조합한 <우디브라운(9도)> 등이 있다. 모두 부재료를 연상시키는 색상에서 이름을 땄다. 가끔 앙코르로 재출시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 한정판이다.

“보통 한가지 재료에 꽂히면 이와 어울리는 다른 재료를 곧바로 떠올리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방풍나물로 막걸리를 만들면 있는 그대로 술을 담그는 게 아니라 방풍나물에 어울리는 또 다른 재료를 고민하는 거죠. 이번에는 사과였고요.”

또 최 대표는 재료 본연의 멋과 맛을 살리는 걸 중시한다. 색소나 감미료 없이 쌀·물·누룩으로 술을 만들고 부재료 천연향과 맛을 한껏 끌어올린다. 그래서인지 는 대체로 향과 맛이 은은해서 심심하게 느껴진다. <시그니처 큐베>는 무른 질감에 향이 달콤하다. 목 넘김이 부드럽고 적당한 산미가 풍미를 돋운다. <두물핑크>는 목 넘김이 가벼우며 입안에 넣으면 싱그러운 딸기향이 은근하게 퍼진다. 평소 접하던 막걸리 맛은 아니다. 먹을 때마다 새롭다.

최 대표의 최종 꿈은 외국에 양조장을 짓는 것이다. 포도가 있는 곳에 와이너리가 있듯 쌀이 있는 곳엔 막걸리를 빚는 양조장이 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그는 세계인에게 ‘라이스 와인(Rice wine)’이나 ‘라이스 사케(Rice sake)’라는 말 대신 ‘막걸리’가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길 희망한다.

“유학할 때 현지 사람들이 ‘한국에서 생막걸리 마셔봤다’며 힙한 경험을 한 것처럼 말하는 모습을 본 적 있어요. 우리로 치면 유럽 와이너리에 가서 샴페인을 마셔봤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죠. 요즘 K-푸드, K-팝 등 K 열풍이잖아요. 막걸리가 세계인의 술이 되길 기대합니다.”

375㎖ 기준 C막걸리 가격은 부재료에 따라 1만2000∼1만5000원이다. 8월 이후에 온라인 구매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양평=박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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